“제안 받아들인다고”…침묵하는 손아섭의 속내, 결국 선택지가 없다

김하진 기자 2026. 2. 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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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한화 이글스 제공

2026시즌을 준비하는 프로야구의 유일한 미계약자, 자유계약선수(FA) 손아섭(38)의 시간은 멈춰있다.

최근 원소속 구단 한화가 ‘최종안’을 제시했다. 손아섭의 측근은 “한화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다”라고 전했다. 다른 선택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화의 제안은 현실적으로 1년 계약에 기존보다 대폭 낮은 연봉으로 보인다. 손아섭으로서는 FA까지 선언한 이상 깊이 고민하고 있지만 선택지가 더이상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7월 NC에서 손아섭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며 한화는 ‘우승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고 했지만 우승하지 못했다. 손아섭의 가을야구 성적은 매우 저조했다. 그런데 시즌 뒤 FA를 선언했다. 보란듯이 한화는 FA 강백호를 4년 총액 100억원에 영입했다. 젊고 장타력을 가졌고 내·외야 수비 모두 가능한 강백호를 데려온 한화가 손아섭과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사라졌다. 손아섭의 발이 묶인 시발점이다.

손아섭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안타왕에 4번이나 올랐고 2023년에는 타격왕도 차지했다. 2025시즌까지 2618안타를 친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다. FA 계약도 두 번이나, 총액 162억원의 대형 계약을 했던 슈퍼스타다.

하지만 흐른 세월과 함께 좁아진 입지를 어쩔 수 없다. 손아섭은 2024시즌 NC에서 부상 여파로 84경기밖에 뛰지 못했고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거포가 아닌데 지명타자로 나가야 하게 되면 팀 타선 구성에 제약이 생긴다. 지난해 트레이드에서 이미 이같은 평가가 1차적으로 드러났다. 손아섭을 내주며 NC는 2026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원을 받았다. 손아섭의 지난해 연봉은 5억원이었다. 대형 선수의 트레이드 치고 보상은 그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팀들 사정도 손아섭을 적극 데려갈 명분이 없다. 손아섭이 가장 오래 몸 담았던 ‘친정팀’ 롯데는 현재 FA 시장에서 지갑을 닫았다. 기존 외야 자원인 윤동희, 황성빈에 내야수였던 손호영까지 외야로 전향해 외야 자원이 많다. 비시즌 동안 베테랑 선수들을 모았던 키움 조차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 FA C등급이라 보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음에도 연봉의 150%인 7억5000만원에 달하는 보상금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FA 이적을 기대했던 손아섭은 사인앤트레이드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이제 손아섭측은 스스로 몸값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소속구단인 한화도 사인앤트레이드 시에는 보상금을 낮추겠다고 했다. 다만 한화 역시 신인 지명권과 현금 3억원까지 내주면서 데려온 선수를 거저 내놓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 기준점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지만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손아섭이 ‘이적’을 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한화 내에서 입지 때문이다. 한화는 다음 시즌 구상에 손아섭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다는 점을 비시즌 행보로 보여줬다. 출전 기회를 찾아야 하는 것이 손아섭의 당면 과제다.

한화는 “최종 제안을 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을뿐”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손아섭이 침묵한 채 고민만 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출전할 수 있는 문을 넓히는 이적의 길, 사인앤트레이드의 활로를 좀 더 물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변수가 생기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침묵의 시간이 길어지는 사이 몸값 장벽은 전보다 낮아졌다. 수비의 제약이 있지만 여전히 100안타는 안정적으로 칠 수 있는 타자를 저렴한 가격에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면 손아섭은 결국 한화와 계약하는 수밖에 없다. 한화도 손아섭을 주전은 아니지만 ‘보험’으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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