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봅슬레이 의리' 포스코인터, 밀라노서 다시 띄우는 '강철 서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봅슬레이·스켈레톤 후원은 대우인터내셔널 시절인 2011년 시작됐다. 당시 한국 썰매 종목은 전용 훈련장조차 없는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회사는 상사 특유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메인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이후 포스코대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의 사명 변경과 경영 환경 변화 속에서도 후원은 중단 없이 이어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2년 당시 밀라노 올림픽까지 12억원의 추가 지원을 확정하며 15년 장기 동행을 공식화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집행된 약 35억원을 포함하면 총 누적 후원액은 50억원에 육박한다. 지원 방식 역시 단순 금전 지원을 넘어 ▲1억5000만원 상당의 국산 대회용 썰매 기증 ▲해외 전지훈련비 실비 지원 ▲선수단 이동용 전용 승합차 제공 등 현장 밀착형으로 구성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장기 후원은 단기적인 마케팅 효과나 홍보 노출에 치중하는 일반적인 스포츠 스폰서십과는 결이 달랐다. 평창 올림픽 이후 대중의 관심이 급감하고 기업들의 후원 중단이 잇따랐던 이른바 '포스트 평창' 시기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후원 연장을 결정하며 종목의 존속을 뒷받침했다.
장기 후원은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로서 파트너와의 장기적 신뢰를 중시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업 철학이 스포츠 후원에도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성과 유무와 관계없이 유망주를 육성하고 인프라를 지탱한 이 같은 행보가 '기업의 인내 자산'으로 작용해 국가 스포츠 경쟁력의 하한선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대회 최대 기대주로 꼽히는 스켈레톤의 정승기(강원도청) 선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장기 후원이 키워낸 핵심 인재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 10위를 기록한 정승기는 2023-2024 시즌 월드컵 우승으로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했으나 2024년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심각한 허리 부상을 입는 악재를 만났다. 수술과 함께 '하반신 마비 증세' 가능성까지 진단받았지만 1년여의 재활 끝에 복정과 복귀를 동시에 이뤄냈다.
정승기는 지난해 11월 2025-2026 시즌 월드컵 1차 대회 5위에 이어 3차 대회 동메달, 최근 6차 대회 5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재활 기간 동안 집중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주행 코스 최적화와 세밀한 컨트롤 능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방위적 지원은 봅슬레이 종목의 세대교체 성공으로도 이어졌다. 김진수(강원도청)가 이끄는 봅슬레이 4인승 팀(김진수·김선욱·김형근·이건우)은 올림픽 개막 직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본선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는 2018 평창 올림픽 이후 봅슬레이 4인승 종목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포스코그룹의 스포츠 지원은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강조되고 있는 지속가능 경영 비전과도 궤를 같이한다. 장 회장은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과 병행해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상생 경영'을 주요 키워드로 제시해왔다.
포스코는 고강도 스테인리스강(PossSD) 등 자사 핵심 소재를 활용해 장애인 아이스하키용 썰매를 제작·기증하는 등 산업 기술력을 스포츠 현장에 접목해왔다. 이는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포스코의 기술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켈레톤 남자 종목은 오는14일, 봅슬레이 4인승 종목은 22일 진행된다. 15년 전 불모지에서 시작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인내가 정승기와 김진수 팀의 질주를 통해 다시 한 번 올림픽 시상대 위에서 동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유빈 기자 kern@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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