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오늘 국무회의 기점으로 부동산 매물 늘어날 것”…집값 잡힐까

● 李 “정책 수단 얼마든지 있어”
이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향후 임기 내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다주택자들을 향해 현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없는 만큼 주어진 시간 내에 매도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 이 대통령은 “이전에도 실패했으니 이번에도 실패할 것으로 기대하고 선동하는 분들께 알린다”며 “당장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무회의를 기점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본래 양도세 중과 유예는 잔금을 치르거나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기를 완료한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종료하겠다고 밝힌 뒤 부동산 시장에서는 당장 2월에 주택 매도 계약을 체결해도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마치기까지 3, 4개월은 걸리는 만큼 너무 촉박하다는 불만이 컸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등 경기 지역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점도 문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막기 위해 매매 계약 후 매수자가 4개월 내 해당 집에 입주해야 한다. 다주택자가 내놓은 집에 만기가 상당 기간 남아 있는 세입자가 살고 있는 경우 매매가 더 쉽지 않다.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양도세 중과 유예 기준을 잔금과 등기 완료 대신 매매 계약으로 바꿔 다주택자가 집을 팔 시간적 여유를 더 주기로 했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기존 조정대상지역은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 후 3개월 내, 나머지 서울 지역과 경기 지역 12곳의 신규 조정대상지역에선 6개월 내 잔금과 등기를 완료하면 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다주택자가 팔려는 집에) 세입자가 살고 있는 경우 (매수자가) 당장 들어가 살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임대계약까지는 예외로 하든지” 하는 보완책도 마련할 뜻을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가 후 4개월 이내 입주를 명시한 시행령 개정 등의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여론 수렴을 거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 급매물 늘어도 집값 안정은 미지수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날 정부 발표 이후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을 보려는 급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일부 지역에선 이 같은 매물이 나오고 있다. 2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선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당초 30억 원에서 8000만 원 내린 29억2000만 원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달 같은 평형대가 31억4000만 원에 최고가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 원 넘게 낮은 가격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고민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5월 9일 전까지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가격 조정된 물건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3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7850건으로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언급하기 전인 지난달 22일(5만6216건)보다 매물이 2.9%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12.2%로 가장 많았고 성동구(10.7%), 강남구(6.8%), 서초구(6.8%), 강동구(6.0%), 용산구(5.9%)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서울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있다. 강남권에서 매물이 늘어도 대출 한도가 최대 6억 원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현금 부자’를 제외하고는 수요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양도세 중과 면제를 위한 매물이 서울 전체 지역에서 늘어도 전체적인 집값 하락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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