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셋의 집사인 유튜버 영상을 보는데, 근래 입양한 고양이를 씻기려 난리법석을 피우다가 끝내 “얘는 수(水)속성이 아니네” 탄식하며 목욕을 포기하는 장면이 나왔다. 집사들 사이에서 ‘수속성’으로 불리는 고양이의 물 친화성에 관해 알아보자.
고양이는 왜 물을 싫어할까?
(사진 프리픽)
‘고양이는 물을 싫어한다’는 속설이 있다. 정확히는 물을 싫어한다기보다 몸이 젖는 것을 싫어한다는 말이 맞다. 조상이 사막 출신이라 생래적으로 물에 익숙하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현대의 고양이가 물을 싫어하는 이유는 털이 젖었을 때 감수해야 할 생명의 위협과 관련이 깊다.
고양이는 대부분 속털과 겉털로 구성된 이중모를 가지고 있다 보니, 물에 젖으면 마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동안 몸이 무겁고 체온이 내려가 활동성이 떨어지고, 스스로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껴 불안도가 올라간다. 후각적 스트레스도 한몫한다. 수돗물에서 나는 염소 냄새가 영 불쾌하고, 목욕은 자신의 체취를 없애 영역을 상실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사실 고양이는 평소 그루밍으로 털을 청결히 관리하기 때문에 목욕이 필수는 아니다. 다만 오물이나 독성 물질이 묻었을 때, 피부병이 있어 약욕 치료를 해야 할 때, 나이가 많거나 비만 또는 관절 질환이 있어 그루밍이 어려운 경우라면 집사의 목욕 도움이 필요하다.
‘수영하는 고양이’도 있다
(사진 프리픽)
물을 두려워하지 않거나 오히려 물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다. 조상이 얕은 물가에서 새나 곤충을 사냥하던 품종이라면 물을 흥미로운 사냥터로 인식할 수 있다. 또 감각이 예민한 고양이는 물의 반짝임과 소리에 호기심을 갖는다. 우리 집 고양이가 흐르는 물을 열심히 바라보고, 물줄기를 살짝살짝 건드려 보거나, 그릇에 담긴 물을 발로 찍어 먹으며, 사람이 세면대에 서 있으면 어김없이 다가오거나, 빗소리를 들으며 창가에 앉아 있기를 즐긴다면 수속성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타고나기를 물에 친숙한 고양이 품종도 있다. ‘수영하는 고양이’로 유명한 ‘터키시 반’이 대표적이다. 호수 주변에서 진화한 품종으로 물에 들어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호기심쟁이 ‘뱅갈’도 정수기나 수전 가까이 접근하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대형 고양이 ‘메인 쿤’은 물과 눈속에서도 거리낌이 없이 장난을 치고 논다. ‘노르웨이 숲’ 고양이는 두꺼운 방수성 털을 가지고 있어 습기와 물에 강하며, 목욕에 대한 저항이 적다. 이 밖에도 어릴 때부터 적응 훈련을 통해 물에 자주 또 편안하게 노출돼 온 고양이라면 물과 친하게 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