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왜 안 녹아?” 무심코 넘겼다가 ‘큰일’…골목길 뒤덮은 ‘흰 알갱이’, 뭐가 문제야? [지구, 뭐래?]
![녹지 않은 제설제가 눈처럼 쌓인 모습.[X(구 트위터)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3/ned/20260203164152717ugnr.png)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아직 눈이 안 녹은 줄 알았는데”
집 앞 골목길을 뒤덮은 하얀 알갱이. 언뜻 보면 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체는 정반대. 바로눈을 녹이기 위해 쓰이는 ‘제설제’다.
요즘 눈 소식이 들리면, 도로 곳곳에 제설제가 쏟아부어진다. 자동차 도로는 물론, 골목길에도 제설제가 뿌려진 풍경이 익숙하다.
사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예측하기 힘든 이상기후가 반복되며, 도로 결빙 등으로 인한 사고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남용’. 기후변화로 전반적인 강설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제설제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제설제 사용은 차량과 도로 부식을 유발하고, 가로수 피해를 유발하는 등 부작용을 부른다.
이에 제설제 의존을 줄이고, 환경적 요인을 더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눈이 내려 쌓인 2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서구청 관계자들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3/ned/20260203164153376gffv.jpg)
서울특별시의 제설제 사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겨울(2024년 11월~2025년 3월) 제설제 사용량은 7만3258톤으로 직전해(6만819톤)와 비교해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19년 겨울(1만462톤)과 비교하면 7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불과 5년 만에 제설제 사용이 급증했다는 것. 쌓인 눈으로 인해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이 강화된 영향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예측하기 힘든 폭설 발생이 반복되며 눈이 내리기 전에 제설제를 미리 뿌려놓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겨울철이면 아직 녹지 않은 채 도로 위에 쌓여 있는 하얀 알갱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기존에 제설제를 사용하지 않았던 골목길도 마찬가지.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마치 눈이 쌓인 것처럼, 제설제가 소복이 쌓인 풍경까지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제설제의 부작용은 적지 않다. 현재 지자체에서 사용하는 제설제의 상당수는 ‘염화칼슘’으로, 남용 시 차량이나 도로를 부식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콘크리트 미세균열 사이로 침투해, 도로 표면이 갈라지거나 무너지는 현상을 유발한다. 또 다른 사고의 원인인 될 수도 있다.

환경적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염화칼슘은 기본적으로 ‘소금’. 땅의 염도를 올려서, 가로수나 잔디 등 식물 뿌리의 수분 흡수를 방해한다. 이에 잎 마름이나 고사의 원인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미생물이 줄어들며, 토양 건강 악화를 유발한다.
일각에서는 토양으로 흡수된 염화칼슘이 비를 타고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담수 생태계의 균형을 흔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심을 산책하는 반려동물의 피해도 있다. 발바닥에 염화칼슘이 닿을 때, 화학적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 의도치 않은 섭취로 인해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설제를 뿌리고 있다.[X(구 트위터) 갈무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3/ned/20260203164154274nljq.jpg)
제설제 사용에 대한 논쟁은 겨울마다 반복된다. 최근에는 한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입주민들이, 산책로에 염화칼슘을 뿌리지 말라는 단체 민원을 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주민 안전이 우선이다”는 등 비판이 빗발치며, 제설제 사용을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제설제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중론’에 가까운 상황. 최근 들어서는 기후변화로 예상치 못한 폭설 등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있다. 차 사고 등 인명 피해도 적지 않다. 정부 또한 과도한 대응을 하더라도, 재난 피해를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신발 밑창에 제설제가 달라 붙어 있다.[X(구 트위터) 갈무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3/ned/20260203164154567qvyw.png)
문제는 ‘남용’.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겨울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 강설량은 22.5% 수준에 그쳤지만, 제설제 사용량은 53.3%에 달했다. 이번 겨울철 대책 기간에는 예년보다 많은 45만 톤의 제설제가 투입됐다. 내린 눈에 비해 많은 제설제가 사용되고 있다는 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설제가 굳이 사용되지 않아도 되는 곳까지, 편의를 위해 쓰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빗자루로 충분히 제설 작업이 가능한 집 앞 골목길 등에도 너무 쉽게 제설제가 사용된다는 얘기다.
눈이 내리면 각자의 집 앞을 정리하는 건 ‘의무 사항’이다. 서울시는 ‘건축물관리자의 제설ㆍ제빙에 관한 조례’에 따라 주거용 건축물은 주 출입구 부분의 대기 경계선으로부터 1미터까지의 구간, 비주거용 건축물은 해당 건축물의 대지경계선으로부터 1미터까지의 구간을 제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수준의 문제제기로 치부하기는 힘들다. 과도한 염화칼슘 사용은 도로 파손, 가로수 생육 방해를 유발한다. 다시금 정부·지자체 비용을 사용해 복구해야 하는 사항들이다. 보이지 않는 비용을 유발하는 셈. 제설제 사용에 관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염화칼슘의 부작용을 줄인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수거한 불가사리를 사용한 제설제 등 특정 제품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친환경 제설제 사용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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