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년 최대복병 '치매' 하루 1끼만 바꿔도 저멀리~~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2. 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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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식생활에 맞춘 '한국형 마인드 식단' 관심
게티이미지뱅크

'100세 시대'는 이미 와 있다. 하지만 오래 사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평균 수명의 연장은 '노년기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생존 기간을 늘리는 것을 넘어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행복한 노년을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질환이 치매다. 일상생활 전반을 무너뜨리면서 환자 본인이 고통스러운 것은 물론 돌봄을 책임지는 가족에게도 장기간에 걸쳐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안긴다. 사실상 치료제도 없지만, 전문가들은 치매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질환의 특성상 증상이 발현되기 전부터 위험 요인을 관리한다면 병의 궤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손꼽는 예방 전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생활습관 관리다. 그중에서도 식습관은 개인이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혈관 건강과 염증 반응, 산화 스트레스 수준이 달라지고 이는 곧 뇌세포의 노화 속도와 직결된다. 뇌에 유익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고 해로운 식품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마인드(MIND) 식단'도 그 중 하나다. 마인드 식단은 2015년 미국 시카고 러시대학 연구진이 처음 제안한 식이요법으로, 지중해식 식단과 DASH(고혈압 관리) 식단의 장점을 결합해 개발됐다. 지중해식 식단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고 DASH 식단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 착안해 두 식단의 공통 요소를 뇌 건강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실제로 해외 연구에서는 마인드 식단을 충실히 따를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식생활에 맞춘 '한국형 마인드 식단'이 제안되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존 서구 중심 식단이 올리브유와 샐러드 위주였다면 한국형 마인드 식단은 잡곡밥과 나물, 생선 등 익숙한 재료를 활용해 실천 부담을 낮췄다. 특별한 식재료를 구하지 않아도 일상적인 식사만으로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한국형 마인드 식단의 핵심은 9가지 권장 식품군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데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통곡물이다. 현미, 보리, 귀리 등 통곡물은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뇌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끼니마다 잡곡밥이나 통밀빵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여기에 시금치, 깻잎, 상추 같은 잎채소를 하루 한번 이상 챙기고 당근, 버섯 등 기타 채소를 주 6회 이상 곁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식 선택도 중요하다. 과자나 빵 대신 견과류를 주 5회 이상 섭취하면 불포화지방산과 항산화 성분을 동시에 보충할 수 있다. 베리류 역시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블루베리와 딸기 등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성분은 신경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주일에 두번 이상 베리류를 섭취하는 습관이 권장된다.

단백질 공급원 선택도 식단의 중요한 축이다.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고 콩류, 가금류, 생선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마인드 식단의 원칙이다. 콩류는 주 3회 이상 섭취해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보충하고 닭고기나 오리고기와 같은 가금류는 주 2회 이상 포함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등어나 꽁치처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을 주 1회 이상 섭취하면 뇌세포막을 구성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엽산 섭취도 도움이 된다. 엽산이 부족하면 혈액 속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는 혈관을 손상시켜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특정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만으로 치매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크릴오일이나 포스파티딜세린 같은 영양제를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이는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그 자체에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를 기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조리 방법도 중요하다. 버터나 마가린처럼 포화지방이 많은 지방 대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매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올리브유에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은 혈관 내 염증을 줄이고 뇌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대로 뇌 노화를 촉진하는 식품은 의식적으로 제한해야 한다.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붉은 고기와 치즈, 튀긴 음식은 혈중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혈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등 당류가 많은 식품 역시 혈당 변동성을 키워 뇌 기능 저하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농축 과당은 간에서 대사되는데 에너지로 쓰이지 못할 경우 즉시 체지방으로 저장된다. 또 농축 과당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뇌 신경세포 간 연결을 약화시키고 신경 염증도 유발한다.

뇌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기관인 만큼 활성산소(정상 세포를 공격해 손상시키는 불안정한 산소)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에 특히 취약하다. 따라서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 이러한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엔진 가동 후 생기는 그을음을 닦아내듯, 매일의 식탁에 올리는 항산화 식품이 뇌세포의 노화를 막는 천연 방패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런 원칙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한국형 마인드 식단을 응용한 레시피가 있다. 그중에서도 스무디는 조리 부담이 적고 항산화 영양소를 한번에 섭취할 수 있어 아침 식사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단순한 다이어트 음료를 넘어 항산화와 혈관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조합들이 등장하고 있다. '블루베리 아몬드 스무디'와 '그린 프레시 스무디'는 짙은 색 채소와 베리류 시너지를 극대화한 구성으로 마인드 식단의 원칙을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블루베리에 풍부한 폴리페놀은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으로,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이고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여기에 시금치를 더하면 항산화 효과는 한층 강화된다. 시금치 특유의 풋내는 파인애플이 상큼하게 잡아주고 인지 기능을 돕는 올레산이 풍부한 아몬드 우유나 호두를 곁들이면 맛과 영양의 균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혈액순환과 염증 완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딸기 파인애플 스무디'와 '사과 케일 스무디'가 대안이 된다. 딸기의 비타민 C와 껍질째 섭취하는 사과의 항산화 성분은 혈관 내 염증을 줄이고 뇌로 향하는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여기에 불린 귀리나 헴프시드를 더하면 포만감과 식물성 단백질을 함께 보완할 수 있어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뇌는 공복 상태보다 안정적인 에너지가 공급될 때 더 효율적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다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원한다면 '프레시 안티 옥시 스무디'도 눈여겨볼 만하다. 토마토와 당근에 들어 있는 리코펜과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영양소로, 올리브유를 소량 더해 갈았을 때 체내 흡수율이 크게 높아진다. 여기에 삶은 병아리콩을 함께 넣으면 단백질 섭취를 보완하는 동시에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해 뇌 건강은 물론 전신 대사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스무디와 함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로는 샐러드가 있다.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연어를 통해 뇌세포 막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강력한 항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메뉴다. 여기에 인지 기능에 필수적인 올레산과 비타민E가 풍부한 아보카도를 곁들이면 뇌 건강을 돕는 최적의 조합이 완성된다.

항염 작용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브로콜리 달걀 샐러드'나 '두부 미역 샐러드'도 효과적이다. 브로콜리의 피토케미컬과 달걀의 필수 아미노산은 뇌신경 보호에 필요한 영양을 균형 있게 제공한다. 또 미역에 포함된 푸코이단과 알긴산 성분은 항산화·항염 작용을 통해 뇌세포 보호에 기여한다. '곤드레 그레인 샐러드'처럼 곤드레나물과 깻잎에 다량 함유된 플라보노이드를 활용하는 것도 세포 손상을 줄이고 염증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주식으로 섭취하는 한끼는 뇌에 에너지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것이 관건이다.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지만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가든 통밀 파스타'는 통밀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장 건강을 돕고 뇌에 에너지를 천천히 공급해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

'닭가슴살 현미 김밥'은 기억력과 집중력 유지에 필요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데 효과적이다. 혈관 건강까지 고려한다면 '오리고기 월남쌈'이 좋은 대안이다. 오리고기의 건강한 지방과 함께 아보카도, 당근, 파프리카 등의 채소를 넉넉히 섭취함으로써 세포 노화를 늦추고 하루의 두뇌 에너지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

오상석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는 "마인드 식단이란 뇌에 도움이 되는 식품은 자주 섭취하고 줄여야 할 식품은 의식적으로 적게 먹는 원리"라며 "조금만 신경 써도 실천할 수 있는 레시피가 많다. 의식적으로 하루 한 끼씩이라도 바꿔 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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