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듯 그리는 백현진 개인전…"그림·음악·연기 다 내 본업"
"세 분야 함께해 도움…늙으면 그림 그리고 있지 않을까"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백현진은 노래하듯 그림을 그린다. 백현진은 연기하듯 노래한다. 백현진은 그림을 그리듯 연기한다."
콜롬비아 출신 작가 안드레스 솔라노가 글 '백현진에 관한 17가지 생각'에서 그리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백현진(54)을 표현한 문장이다.
쿠팡플레이 오피스 코미디 '직장인들'에서 웃기는 백부장 '후장님' 캐릭터로 사랑받고, 대한민국 100대 명반에 빠지지 않는 음반을 만든 어어부 프로젝트의 보컬이기도 한 '전방위 예술가' 백현진이 이번에는 화가로 대중과 만난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PKM 갤러리에서 4일부터 열리는 백현진 개인전 '서울식'(Seoul Syntax)에는 그의 회화와 드로잉, 비디오 아트 작업 등 근작 30편이 출품됐다.
회화와 드로잉은 서울에서 나고 자라 살아온 백현진이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작업이다. 물감을 쌓아 올리던 기존 작업에서 벗어나, 비우듯 채워내는 담담한 조형 언어를 보여준다.

전시장에서 만난 백현진은 이번에 선보인 그림들에 대해 "지난해 그룹전을 하려고 노르웨이에 갔는데, 날씨 탓인지 많이 가라앉았다. 지금 보니 번아웃이 왔던 것 같다"며 "그런 상태에서 서울로 돌아와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을 그린 것들이다.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을 그리고,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고 그림을 그린 것이어서 '이 그림이 뭐다'라고 설명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상작업 '빛23'도 만날 수 있다. 2023년 발표한 싱글 '빛23'의 뮤직비디오로, 배우 한예리가 출연하고 영화 '기생충'의 촬영 감독 홍경표가 참여했다. 6분 43초 길이로 파주에서 원테이크로 촬영했다.
백현진은 "한예리 배우가 나오고 해가 질 때 빛의 모습을 잘 담아 원테이크로 찍고 싶었다"며 "자연광을 영상에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홍 감독이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작품이 나왔다. 유튜브로도 볼 수 있지만 전시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면 전혀 다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백현진 작 '빛23' 中 [PKM 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3/yonhap/20260203160748247zasq.jpg)
백현진은 2021년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악역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미 1990년대부터 음악가와 화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연기도 2000년부터 영화에 출연하면서 20년 넘게 계속하고 있다.
백현진은 본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림과 음악, 연기 이 세 가지를 동등하게 한다. 세 가지 다 내 본업"이라며 "다만 신체적으로 노쇠해지면 배우나 음악가로 설 수 있는 곳이 적기 때문에 결국 노인이 되면 화가로서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세 가지 일을 하는 것이 각 분야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물음에는 "하나만 하면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한 가지 일만 했다면 경험해 보지 못했을 것을 세 가지 일을 통해 하기 때문에 각각에 도움이 된다"며 "연기를 하면서 그 캐릭터에 빠져 있다가도 작업실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면 화가로 전환이 잘 된다. 이런 것도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현진은 고등학교 졸업 후 3년 늦은 1994년 홍익대학교 조소과에 입학했지만 제대로 다니지 않았다. 홍대 미대에 다니던 누나 덕분에 이불, 최정화, 안은미 등 예술가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이들과 어울리다가 예술을 배운다는 대학에 갔더니 학교가 너무 시시해 보였다고 한다.
대신 그는 무대 음악을 하던 장영규와 만나 1994년 지금의 '어어부 프로젝트'를 결성하고 홍대 앞 클럽에서 공연하며 음반도 발표했다. 음악 작업 중에도 혼자 그림을 계속 그려 1996년 첫 그룹 전시에 참여하면서 화가로도 데뷔했다.
백현진은 "대단한 예술가들을 어릴 때 만나고 어울리면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워 운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음악가와 화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지금은 연기 같지 않은 연기로 주목받는 배우로 더 알려져 있다.
배우 백현진을 좋아하는 팬들이 전시를 보러왔다가 작품에 거리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음식도 다양하게 많이 먹어봐야 맛있는 것이 뭔지 아는 것처럼 그림도 많이 봐야 보인다"며 "배우 백현진만 생각해서 왔다가 '너무 어렵다' 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와주셔서 고맙고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할 것 같다"고 답했다.
전시는 3월 21일까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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