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하는 미국발 디지털 통상 이슈…“쟁점별 차별화된 대응책 필요”
AI 규제 한국도 대응책 마련해야

데이터·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확대되며 디지털 통상에서 국가 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관세를 활용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에 디지털 관련 규제나 통상 장벽을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최근 쿠팡 이슈가 불거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미국이 디지털 통상 관련 쟁점을 들고나올 가능성도 크다. 관세 인상이나 통상 마찰을 막기 위해서는 쟁점별로 차별화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국발 디지털 통상 쟁점 국가별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관세 협상에서 한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이나 캐나다 등 다른 주요국도 디지털 통상 이슈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EU는 협상 과정에서 망 사용료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캐나다는 디지털 서비스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디지털 서비스세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매출이 특정 국가에서 나올 때 과세하는 것으로, 프랑스·이탈리아 등 EU 일부 국가와 캐나다·인도 등이 시행 중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해외와 유사한 쟁점도 있고, 한국 특유의 쟁점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유사한 쟁점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법, 데이터 현지화 등이다. 한국에서만 두드러지는 쟁점으로는 망 사용료와 위치 기반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꼽았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 경쟁력 제고와 안보 특수성을 고려한 균형되고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며 “반출을 허용하더라도 조건부 반출 기준을 명확히 제도화하고 사후 제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통상 쟁점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다른 주요국에서 중요하게 다뤄져 유의가 필요한 잠재적 쟁점으로는 디지털 서비스세와 AI 규제가 꼽혔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세는 통상 마찰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현행 세제를 보완해 과세 공백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AI 규제는 EU를 제외하면 포괄적 규제를 도입한 사례가 없어 EU AI법의 파급 효과를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위기를 기회 삼아 유망 국가와의 디지털 통상 협정 체결 등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도 제안했다.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디지털 서비스 무역 규제지수는 0.083으로 OECD 평균(0.10)보다 낮다. 다만 경쟁국인 일본(0.04)이나 캐나다(0.00)보다는 높다. 한국의 디지털 규제 수준이 일본·캐나다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전윤식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경제와 산업이 디지털 방식으로 고도화될수록 관련 통상 마찰은 지속해서 발생할 것”이라며 “디지털 통상 이슈 대응 과정에서 국내 산업과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하되, 디지털 경쟁력 제고와 통상 위기 관리라는 중장기적 실익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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