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나는 과학] 머리맡 휴대전화 두고 자면 전자파로 암 위험? 한·일 연구팀 답했다

조형준 2026. 2. 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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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어릴 적 머리맡에 휴대전화 놓고 잠들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 있으신가요? '머리 나빠진다', '전자파가 뇌에 안좋다' 등 괴담 아닌 괴담이 많았는데요.

휴대전화 등 이동 통신 기기에서 나오는 RF 전자파는 제조 과정에서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을 수준으로 엄격히 제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 거의 24시간 붙어 있는 전자기기로부터 '흘러 나오는' 전자파는 여전히 오랜 기간 걱정의 대상이었습니다.

"휴대폰 안전사용 3가지 수칙. 첫째, 통화는 짧게. 얼굴에 직접 대고 하는 통화보다 문자 메시지 이용하기." (국립전파연구원 '휴대전화 전자파 안전 사용 수칙' 영상 中)

(7년 전이긴 하지만) 오죽하면 정부기관에서도 '얼굴에서 멀리 두고 사용하라'는 공식 안내 영상을 만들어 배포할 정도였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는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안영환 아주대 의과대학 신경외과 교수와 조형준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일본 카가와 의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대규모 동물 실험 결과 '휴대전화 전자파가 발암과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겁니다.

실험용 쥐 140마리를 대상으로 대규모 전자파 노출 실험을 했는데 전자파와 발암 가능성 사이 유의미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연구 준비부터 실제 실험, 결과 분석까지 7년이 넘게 걸린 이 대형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떻게 진행됐을까요?

ETRI 최형도 박사

이번 연구를 진행한 ETRI 최형도 박사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안영환 교수를 만나 직접 물어봤습니다.

다음은 ETRI 최형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어떤 연구인지 간략히 설명한다면?

= 과거 미국 국립독성연구프로그램(NTP)에서 한 대규모 동물 실험에 따른 결과가 휴대폰 전자파가 발암에 대해 영향이 있다고 나와. 일본과 공동 연구로 그 결과에 대한 타당성 검증 연구를 실시한 것.

- 연구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 NTP에서는 (전자파가) 뇌종양과 심장초종에 대해 위험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반면 이번에 한국과 일본은 각각 독립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연구 결과에서는 휴대전화와 발암과의 연관성에 대한 증거를 입증할 수 없었다고 나와.

- 실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 한일 공동으로 동일한 공동 프로토콜을 만든 뒤 한국에서 개발된 설계에 제작된 시스템을 일본에서 도입해. 동일한 실험 장치를 이용해서 동일하게 실험을 진행해. 장기 노출의 동일 실험을 국가 간에 데이터를 합칠 수 있는, 그런 근거가 되는 프로세스를 한 거는 이번이 최초.

- 몇 년간의 연구가 이뤄진 건지?

= 예비 독성 실험을 28일간 먼저 진행. 거기에 따라 시스템이나 여러 가지 실험 조건이 적합한지에 대한 걸 먼저 살펴. 이후 2년간의 장기 노출 실험을 진행해. 쥐의 생애 전 주기가 2년이라 사람으로 따지면 평생 (전자파에) 노출되는 환경을 구현한 것.

- 전자파 노출 강도는 어떻게 설정했나?

= 미국의 경우는 6W/kg 수준으로 진행했는데 (일상에서의) 실제 노출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노출량임. 그것을 동일하게 구현하기 보다는 현재 국제 인체 보호 기준인 4W/kg이라는 생물학적 근거에 맞춰 진행.

- NTP에서는 전자파가 발암과 연관성이 있다고 하던데 왜 결과가 다른 건지?

= 어느 한 나라의 실험, (이번에 한) 한국, 일본의 실험 결과만 가지고 연관성이 있다, 없다 결정할 수는 없어. 위험성에 따른 부분들에 대한 걸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절차들이 앞으로도 필요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후속 연구를 통해 계속 해야 되는 그런 부분이라 생각해.

- 전자파가 단순히 위험하다, 아니다. 이분법적으로 나누긴 어려운 건지?

= 전자파에 대한 과민적인 생각도 많고 과도한 불안감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아. '휴대전화', '발암' 이런 키워드만 갖고 있을 경우에는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라든가 위험 인식이 매우 높아져.

일례로 '에너지 고속도로'나 '데이터 고속도로'를 뚫는 경우 일반 시민들이 생각할 때는 다 동일한 전자파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갈등이 증폭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이런 연구들을 통해 단순히 안전하다라는 그런 부분보다도 이런 기준들이 올바르게 과학적으로 설정됐다는 걸 알려드리고자 하는 연구 목적도 있어.

다음은 아주대 의과대학 신경외과 안영환 교수와의 일문일답.

- 연구를 하게 된 배경은?

= 미국 NTP에서 휴대전화 전자파가 발암과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를 해. 그렇게 되면 이게(전자파) 굉장히 위험하니까 중요하다고 판단. 그래서 저희가 분석을 해봤더니 주로 신경과 관련된 종양이었어.

미국은 엄청난 대규모 연구를 한 건데 저희는 한국에서만 해서는 안 되고 일본이랑 같이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했는데 의견이 일치해. 그래서 공동 연구를 같이 하게 된 것.

- 동물 실험 규모가 상당히 컸다고 하던데?

= (미국의) 그 대규모 연구를 다 재현할 수는 없어. 모두 다 할 수는 없으니까 양성 반응, 그러니까 발암성이 있다고 나온 대상을 주로 보자 그래서 그거를 포커싱하기 위해서 마리 수도 줄이고. 그 대신에 원래 OECD에서 제시하는 거는 군당 (실험용 쥐) 50마리. 근데 우리는 군당 70마리씩 해서 2개 합치면 140마리.

동물 실험을 한 거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그전에는 한국과 일본이 만나서 프로토콜도 같이 만들고 실험 환경도 구축하는 데에 시간이 굉장이 많이 걸렸고. 그 다음에 실험을 하고 나서 분석해서 결과를 내는 데 한 2년 반 정도가 소요돼.

- 연구에 다양한 기관들이 참여했다고?

=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에서도 실험을 해. 병리 분석도 독성과학연구소에 계시는 본부장님께서 참여하고. 근데 그걸로 충분하지가 않아. 그래서 해외에 있는 유명하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서 3단계 검증 진행. 각 검증하는 데 보통 6~7개월 이상이 소요됐고. 지난해에 실험 결과가 나오고 난 다음에 바로 논문 작성을 해서 지난해 12월 말에 이제 결론이 나게 된 것.

-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연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 한국과 일본 연구진이 개별적으로 실험을 해. 환경은 같이 구축했지만 실험은 완전 독립적으로 했는데 저희 연구에서도 그렇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발암성이 분명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뇌종양이나 심장에 관련한 심장초종 등이 그렇게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아. 숫자적으로는 조금 높게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통계적 처리를 해보면 유의미하지 않다고 결론이 난 것.

7년에서 10년 가까이 상당히 기획, 연구, 분석에 오랜 시간이 걸려. 다만 이걸로 모든 결론을 낼 수는 없어. 지금 전자파가 계속 5G, 6G로 가고 있는데 이 실험을 지금 다시 반복해서 하는 건 의미가 없을 거 같고. 그 다음 연구로 아마 가게 되지 않을까 싶어.

- 어린이 같은 경우에는 자극에 더 민감할텐데 같은 결론이 유지되나?

= 어린이뿐만 아니라 분열하는 세포가 있는 경우는 조금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건 추정을 하고 있는 부분.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번 연구는 그 시기(어린이)를 포함해서 한 거지 어린이 시기를 분석한 건 아니야. 그 부분에 대한 우려를 다 해소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고 방향성이 다르다고 볼 수 있어.

안전성이라는 건 어디에서 한 번 '아니다'고 나오면 거기로 눈이 확 쏠리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우리가 한 번 확인했다고 해서 그걸로 모든 걸 다 확인했다고 볼 수는 없어. 그 부분에 대한 연구도 추후 더 진행해야 할 것.

조형준 취재 기자 | brotherjun@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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