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이 왜 이렇게 어려워졌나요"

오승현 기자 2026. 2. 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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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앞삼겹·돈차돌·뒷삼겹 추진
현장선 선택 아닌 부담으로 인식
유통비·인건비 상승 현실화 우려
"결국 소비자 비용만 늘 수도"

정부가 삼겹살 비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소분류 판매 방안을 두고 광주 지역 정육점과 음식점 등 현장에서 불만과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삼겹살을 지방 함량에 따라 앞삼겹(적정 지방)·돈차돌(과지방)·뒷삼겹(저지방)으로 세분화해 유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취지와 달리 비용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새로운 방안은 기존 삼겹살의 정의는 유지하되, 이른바 '떡지방'으로 불리는 과지방 부위를 '돈차돌'이라는 별도 상품으로 분리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겹살 등급 기준도 개편해 1+등급의 지방 비율 허용 범위를 기존 22~42%에서 25~40%로 좁혀 과지방 발생을 억제한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는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시기준 고시 개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유통 및 육가공 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삼겹살을 세 부위로 나눠 포장할 경우 새로운 설비 도입과 인력 충원, 포장재 비용 발생으로 생산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선호도가 낮은 부위의 재고 처리 비용이 인기 부위인 앞삼겹 가격에 전가되면서 전체적인 삼겹살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덕래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육가공 단계부터 부위를 나누면 인건비와 물류비가 모두 상승한다"며 "비인기 부위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앞삼겹 가격을 올리게 되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율 저하도 문제로 꼽힌다. 통삼겹 형태와 달리 부위별로 절단하고 정형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분이 생겨 상품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고시 개정 시 식육포장처리업체 등 육가공 단계부터 기준이 적용돼 업체들이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한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제도가 강제 사항이 아닌 선택 사항임을 명확히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시 개정은 식약처 표시기준 내에서 소분류 명칭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라며 "육가공 단계뿐 아니라 정육점이나 정육식당 등에서도 자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식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광주 북구 신안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손님이 원하는 것은 명칭 구분이 아니라 품질 좋은 고기다"라며 "메뉴판에 생소한 부위명을 기재하면 불필요한 설명과 민원만 늘어날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과지방 부위 외면에 따른 가격 전가 가능성에 대해서도 "식당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불만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자율적 선택 사항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유통 구조가 개편되면 하부 단계인 소매점과 식당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계 논란을 잠재우려는 정책 의도가 현장에서는 오히려 물가 상승과 혼란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