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로 수다 떠는 '스레드', 한국에서 특히 통하는 이유

하은정 기자 2026. 2. 3.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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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반말 문화·익명성·자기 PR까지… 텍스트 기반 ‘수다 플랫폼’의 부상

최근 국내에서 Threads(스레드)가 새로운 SNS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출시 초기 반짝 관심에 그치는 듯했지만, 지난해부터 이용자가 다시 늘며 존재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왜 다시 뜨고 있을까. 시작 전 알아두면 좋은 사용법과 주의사항까지 정리했다.

기존 Instagram(인스타그램)이나 Facebook(페이스북)과는 결이 다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레드에 빠져드는 이유다. 스레드는 X(엑스·옛 트위터)처럼 텍스트 기반 플랫폼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반말로 자신을 소개하고 불특정 다수와 가볍게 소통하는 독특한 문화가 자리 잡으며 화제가 됐다. 후발 주자임에도 빠르게 안착한 배경에는 '형식 없는 대화'라는 특징이 있다.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쉽게 손이 가는 구조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기 비결은 '반말'

나이·직급 없는 수평 대화 문화

스레드는 Meta(메타)가 2023년 7월 선보인 SNS다. 당시 메타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플랫폼 분위기가 달라지자 이탈 이용자를 흡수하기 위해 스레드를 출시했다. 구조 역시 엑스와 유사하다.

출시 초기 관심은 컸다. 특히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SNS상에서 신경전을 벌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텍스트 위주 서비스는 사진·영상 중심 플랫폼에 밀려 빠르게 주춤했다.

분위기가 다시 바뀐 건 지난해부터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시밀러웹 기준 올해 초 스레드의 전 세계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는 1억4000만 명을 넘어서며 엑스를 앞질렀다.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역시 1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가장 빠른 SNS다.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한몫했다.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돼 가입 과정이 간편하다. 별다른 설정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확산의 결정적 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반말 문화'다. 그동안 한국 SNS에서는 온라인에서도 존댓말을 쓰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었다. 반면 스레드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반말을 건넨다. "출근하기 싫다", "오늘 뭐 먹지" 같은 일상 대화가 그대로 올라온다.

격식이 사라지니 대화가 빨라졌다. 댓글도 짧고, 반응도 즉각적이다. 마치 친구 단체 채팅방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아는 형님>처럼 모두가 반말로 이야기하는 구조와 닮았다. 나이와 직급이 흐려지면서 오히려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진다.

결국 이용자들이 느끼는 매력은 거창하지 않다. 정보를 얻기 위한 플랫폼이라기보다 '심심할 때 켜는 수다 창구'에 가깝다는 점이다. 이 가벼움이 스레드의 핵심 경쟁력이다.

여기에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도 더해진다. 팔로우하지 않은 사람의 글도 계속 노출되고 관심사가 비슷한 이용자의 게시물이 이어진다.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없이도 OK
익명성 기대고 '자랑·PR' 쏟아내는 공간

스레드의 또 다른 특징은 '텍스트 중심' 구조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이 필수다. 이미지를 준비하고 연출해야 한다. 일종의 '보여주기' 플랫폼이다. 반면 스레드는 글 몇 줄이면 충분하다. 캡처 한 장만으로도 게시가 가능하다. 제작 부담이 낮다.

여기에 반익명성이 더해진다. 지인 중심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말이 훨씬 솔직해진다. 그래서 스레드에는 자기 자랑과 근황 공개가 유독 많다.

연봉, 자산, 직업, 학벌, 커리어, 외모 등 인스타그램에서는 눈치 보였던 정보들이 거리낌 없이 올라온다. 변호사·의사·사업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자신의 이력을 드러내고, 강사나 모델, 아나운서 등은 자신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아는 사람의 자랑은 부담스럽지만, 모르는 사람의 자랑은 구경거리가 된다. "뭐야?" 하다가도 계속 보게 된다. 일종의 염탐 심리다. 이 '구경하는 재미'가 체류 시간을 늘린다.

동시에 스레드는 개인 PR과 마케팅 플랫폼으로도 기능한다. 광고비를 쓰지 않아도 글만으로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 문의나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단순한 수다 공간을 넘어 '가벼운 브랜딩 채널' 역할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시작 전 꼭 알아둘 용어들

스레드에는 고유의 줄임말 문화도 있다. '스하리(스레드+하트+리포스트)'는 팔로우·좋아요·공유를 해주겠다는 뜻이고, '반하리'는 이에 대한 답례다. '스팔', '스린이', '뒷삭', '쓰하'와 같은 표현도 자주 쓰인다. 일종의 커뮤니티 문법이다.

다만 주의점도 있다. 익명성이 높은 만큼 허위 인증, 투자 권유, 로맨스 스캠 같은 사기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쉽게 돈 버는 법"을 강조하는 계정은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스레드 잘 쓰는 사람들의 5가지 습관

1 긴 글보다 한두 줄이 반응 좋다

2 반말 톤 유지, 친구에게 말하듯 가볍게

3 일상·직업·정보를 섞어 인간미 있게

4 스하리·반하리 활용해 초기 노출 늘리기

5 과장된 수익 인증·투자 제안은 거리 두기

"수다 70%, 정보 30%"가 가장 편하게 읽히는 비율이라는 게 이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스레드의 인기 이유는 단순하다. 새로운 기술이 있어서가 아니라, 말 걸기 편하고 부담이 없어서다. 꾸미지 않아도 되고, 잘 보일 필요도 없고, 그냥 떠들 수 있는 공간. 스레드는 지금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수다방은 늘 존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플랫폼은 바뀌어도 '수다'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거창한 정보나 완성도 높은 콘텐츠보다, 부담 없이 한마디 던지고 공감받을 수 있는 공간에 더 오래 머문다. 형식이 느슨하고, 말이 짧고, 익명에 가까울수록 참여는 쉬워진다. 결국 SNS의 본질은 '콘텐츠 생산'이 아니라 '잡담'에 가깝다.

한국 온라인 문화 역시 그 흐름을 반복해왔다.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 다음·네이버 카페 게시판, 트위터(현 엑스)의 실시간 멘션,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DM, 카카오톡 오픈채팅까지. 시대마다 형태는 달랐지만 역할은 같았다. 모두가 '온라인 수다방'이었다.

스레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기술이나 기능 때문이라기보다, 말 걸기 쉽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구조 덕분에 이용자가 모인다. 사진을 꾸미지 않아도 되고, 존댓말을 쓰지 않아도 되고, 그냥 생각나는 말을 올리면 된다. 결국 사람들은 언제나 떠들 공간을 찾는다. 플랫폼은 교체되지만, 수다방은 계속 탄생하는 이유다.

CREDIT INFO

글 육종심(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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