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현지 명예훼손 수사처럼 김정숙 옷값 의혹 수사했다면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때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의상 구입에 썼다는 ‘옷값 의혹’ 사건을 경찰이 다시 무혐의 처분했다고 한다. 작년 7월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자 검찰은 “최소한 당사자의 소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수사를 요청했다. 그런데 경찰이 지난주 이 사건을 다시 무혐의 처분한 것이다. 제대로 수사했는데 증거가 없으면 누구든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 그런데 김 여사 사건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직무 유기에 가깝다. 경찰은 김 여사에게 옷을 판매한 업체를 압수 수색해 김 여사 측이 한국은행 띠지를 두른 뭉칫돈(관봉권)으로 최소 1200만원을 결제하고 옷 300여 벌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었다. 경찰은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는 물론 계좌 압수 수색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재수사 때도 시간만 보내다가 무혐의로 끝낸 것으로 보인다. 검찰마저 이 사건을 보완 수사하지 않으면 김 여사 옷값 의혹은 사법 절차가 끝나게 된다.
이런 경찰은 다른 곳에선 과잉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정권 실세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과거 ‘성남시의회 난입’ 영상을 공개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정치인 수사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맡겼다는 것이다. 공공장소인 의회의 영상 공개가 설사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해도 일선 경찰서 수사과에서 처리하면 충분한 일이다. 또 이 문제가 왜 반부패수사대 소관인지도 의문이다. 반부패수사대는 김정숙 여사 옷값 의혹처럼 권력형 부패를 수사하라고 만든 조직인데 그 책무는 하지 않고 정권 실세 분풀이에 앞장서고 있는 것 아닌가.
정권 실세들이 관련된 통일교 관련 경찰 수사도 사실상 사라졌다. 이 사건은 국민의힘을 겨냥한 신천지 사건으로 변질됐다.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를 받던 민주당 피의자는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공천 뇌물 수사는 시의원 소환만 반복할 뿐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는 권력 실세 근처에도 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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