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AI 참고하되 일은 안 맡긴다

한국, 업무 활용도 51% ‘1위’
컴퓨터·수리직 등 사용 많아
사람 대체보다 ‘협업’ 중심
“산업·기업 간 도입 격차 커”
한국에서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는 비율이 5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AI에 업무를 위임하는 정도는 다른 나라보다 낮았다. AI를 참고 도구로 활용하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사람이 직접 담당하는 빈도가 많은 셈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일 발표한 ‘주요국의 AI 사용 실태와 한국의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일본·대만·싱가포르의 AI 활용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보고서에선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챗봇 ‘클로드’ 사용 기록을 바탕으로 지난달 발표한 자료를 활용해 AI 이용 목적을 개인용·학업용·업무용으로 구분해 살펴봤다.
분석 결과, 한국의 AI 업무용 사용 비율은 51.1%로 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대만은 45.8%, 일본은 44.6%, 싱가포르는 40.8%로 모두 40%대에 머물렀다.
세계 클로드 사용량 가운데 한국에서 발생한 트래픽 비중은 3.06%(3만618건)로, 일본(3.12%, 3만1235건)에 이어 동아시아 2위였다. 한국 인구가 일본의 절반 수준임을 고려하면 1인당 AI 사용량은 한국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직업별로는 한국에서 컴퓨터·수리직(25.6%)의 AI 활용 비중이 가장 높았고, 예술·디자인·미디어직(14.9%), 교육·도서관직(13.4%)이 뒤를 이었다. 업무 영역별로는 소프트웨어 오류 수정 및 성능 개선, 창작물 개발, 고객 요구 맞춤 프로그램 작성·수정, 학생 과외학습 지원 순으로 AI 활용이 많았다.
하지만 한국의 AI 업무 위임도는 3.29점으로 4개국 평균(3.38점)보다 낮았다. 이는 AI를 전적으로 신뢰해 업무를 맡기기보다는 참고 수단으로 쓰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 특정 분야에서는 AI를 선제적·집중적으로 활용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AI 활용 방식은 ‘자동화’보다는 ‘협업’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동화란 사람이 하던 일을 완전히 AI가 대체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국의 AI 자동화 비율은 지난해 8월 44.5%에서 지난 1월 38.8%로 하락한 반면, 인간의 업무를 보완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비율은 55.5%에서 61.2%로 상승했다. 일본(43.3%→38.6%), 대만(46.6%→40.9%), 싱가포르(45.3%→39.6%)에서도 AI 자동화 비율이 모두 감소했다.
보고서에선 “한국의 자동화 감소폭(5.7%포인트)은 4개국 중 가장 큰 수준으로, AI를 ‘대신시키는’ 용도에서 ‘함께 일하는’ 용도로의 전환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별 AI 사용량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주요 AI 사용국으로는 미국, 인도, 일본, 영국, 한국이 꼽혔다. 저소득 국가는 AI를 주로 교육·학습 도구로 활용했다. 반면 고소득 국가는 업무 생산성 향상, 콘텐츠 제작, 개인 비서 등 활용 범위가 넓었다.
보고서에선 “한국 내에서도 정보기술(IT)·전문 서비스 부문과 기타 산업 간 AI 활용 격차가 있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AI 도입 속도 차이가 생산성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중소기업에 업무용 AI 도입 컨설팅과 초기 비용을 지원하고,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안전망과 전환 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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