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디스코드, 청소년 보호는 사각
연령별 접근 제한 등 조치 '절실'
전문가 “도움 받을 통로 갖춰야”
#사례1. 수도권에 거주하는 중학생 A군은 디스코드 게임 서버에서 알게 된 성인 이용자와 장기간 대화를 이어갔다. 이 성인은 "간단한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며 온라인 사이트 가입과 계좌 사용을 제안했고, A군은 이를 따랐다. 이후 A군 명의 계좌가 반복적인 자금 거래에 사용되면서 가족이 뒤늦게 문제를 인지했고, 경제적·정신적 피해가 발생했다.

2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23일까지 카카오와 네이버, KT,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한 폭발물 설치 협박 사건 용의자로 10대 3명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3명 모두 디스코드에서 활동하며 만났으며, 스와팅을 직접 하거나 누군가에게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서 검거된 광주 초월고 정수기에 독을 탔다는 글을 쓴 10대, 분당 KT 사옥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들을 폭파하겠다는 글을 쓴 10대 등과도 디스코드를 통해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코드는 초대 코드를 받으면 누구나 대화방에 입장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된다. 만 13세 이상이면 디스코드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탓에 불순한 목적을 가진 성인 이용자들과 청소년들이 한 서버에서 대화하거나, 이번 연속 폭파 협박 사건처럼 범죄를 모의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디스코드는 지난 2023년 청소년이 다른 사용자로부터 메시지를 수신하면 답장을 보낼 것인지 다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발신자를 차단하거나 안전 팁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24년에는 청소년 이용자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청소년 헌장'과 '보호를 위한 가이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앞서 디스코드를 통해 범죄 피해를 겪은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계좌가 범행에 사용되고, 협박성 메시지를 받는 과정에서 경고성 알림이나 보안 조치를 통해 보호받지 못했다.
피해를 겪은 한 청소년은 "안전 알림이 왜 뜨는지 설명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며 "차단이나 신고 기능도 문제가 생겨야 사용할 수 있는 건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디스코드의 자체적인 보호 기능보다 연령별 접근 제한, 미성년자 서버 분리, 성인 이용자의 청소년 접촉 제한 같은 기술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모든 위험을 차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피해 청소년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를 다양하게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용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스코드와 같은 익명 기반 소통 플랫폼은 청소년들이 명확한 의도를 갖지 않은 상태에서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게임이나 취미 활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접촉한 성인으로부터 금전·사진 요구 등 부적절한 유혹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의도치 않게 위험한 상황에 놓였을 때 학교나 보호자,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미리 안내하고, 숨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정현·최준희 기자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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