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보과 부활·방첩 수사 강화…‘사찰 흑역사’ 되풀이 우려

조해영 기자 2026. 2. 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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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일선 경찰서의 정보과 부활을 추진하고 간첩죄 개정에 따라 방첩 수사도 강화하기로 하면서, 과거 공안을 명분 삼은 불법 사찰 등 '흑역사'가 재현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은미 참여연대 팀장은 "일선 경찰서에 정보과가 있었을 때 저인망식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등 정보 활동이 굉장히 과잉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사찰식의 정보 수집이나 선거 개입을 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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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경찰이 일선 경찰서의 정보과 부활을 추진하고 간첩죄 개정에 따라 방첩 수사도 강화하기로 하면서, 과거 공안을 명분 삼은 불법 사찰 등 ‘흑역사’가 재현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보 수집 주체와 명분이 넓어지는 반면, 이를 통제할 체계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찰 등 설명을 2일 들어보면, 경찰청은 지난해 말 178개 경찰서에 치안정보과를 신설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사건을 계기로 지역에 밀착한 ‘치안 정보’ 수집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2024년 2월 일선 경찰서 정보과를 폐지하고 시·도 경찰청 단위의 광역정보팀을 만든 지 2년 만에 다시 시민 일상과 가까운 경찰서에 정보 경찰이 배치되는 것이다.

경찰은 아울러 형법상 간첩죄 개정을 앞두고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청 등에 ‘방첩 전담 수사대’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되는 간첩죄는 적용 대상을 북한(적국)뿐 아니라 외국 전반으로 넓히고, 군사상 기밀을 넘어 핵심 산업 기밀 유출 등을 규율한다. 일선 경찰서 단위까지 일반 정보 수집 조직이 확대된 데 더해, 높은 밀행성을 띠고 첩보 수집과 분석을 병행할 수 있는 ‘국가안보·방첩 수사’ 범위 또한 확대된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방첩은 내국인에 대한 정보활동이 아니라 외국 연계 세력에 대한 대응활동으로 이번에 확대되는 경찰서 단위 정보기능 확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과거 경찰의 정보 수집이 공안 등을 명분으로 시민사회를 사찰하거나 정치에 개입한 역사를 짚었다. 이은미 참여연대 팀장은 “일선 경찰서에 정보과가 있었을 때 저인망식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등 정보 활동이 굉장히 과잉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사찰식의 정보 수집이나 선거 개입을 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보 경찰에 대한 지속된 논란 속에 2021년 ‘경찰관의 정보 수집 및 처리 등에 관한 규정’이 만들어져 정보 수집 범위를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 등으로 제한했지만, 여전히 그 범위가 모호하고 통제 수단도 마땅치 않다. 안보 수사 또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3월 사복 차림의 안보 수사 부서 소속 경찰이 창원의 진보 단체 사무실을 엿본 것이 발각돼 논란이 인 바 있다.

정보과의 경우 1차 관리가 일선 경찰 수준으로 낮아져 통제가 더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의 정보 수집 남용을 견제할 통제 장치로 외부 위원으로 꾸린 ‘국가경찰위원회’ 정도가 꼽히지만 자문기구 수준에 그쳐, 현장 곳곳의 정보 수집 상황을 감시·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호영 박사(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여전히 문제가 있지만 그나마 지역 경찰청 단위에서 관리되던 정보 경찰이 일선 경찰서장 관리에 놓이게 되면 통제 수준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경찰 주장대로) 치안 정보가 필요하다면 별도의 정보 조직을 만들기보다 기존 수사 부서가 수사 원칙에 맞춰 정보를 수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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