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는다더니” 북극곰, 오히려 살쪘다고?…‘충격’ 진실, 알고 보니 [지구, 뭐래?]

김광우 2026. 2. 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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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북극곰, 멸종 위기 아녔어?”

기후위기 피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동물 ‘북극곰’.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북극곰의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건 상식과 다름없다.

북극곰은 해빙 위로 올라오는 물범을 주 먹이로 삼는다. 해빙이 줄어들면, 사냥 기회가 줄며 생존이 힘들어진다는 게 기존의 상식.

하지만 오래된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빠르게 해빙이 줄어든 데도 불구하고, 북극곰의 건강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는 거다.

한 북극곰이 녹은 해빙을 힘겹게 건너고 있다.[WWF 제공]

그렇지 않아도 북극곰은 기후·환경 분야의 뜨거운 논쟁거리. 최근에는 북극곰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며, 반(反)환경주의자들의 주요 논거가 되고 있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북극곰이 여전히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연구 결과 또한 특정 지역과 환경에 국한된 분석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곰 무리가 민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WWF 제공]

노르웨이 트롬쇠 국립 극지연구소가 참여한 북극곰 공동 연구팀이 지난 1995년부터 2019년까지 스발바루 제도의 북극곰 770마리를 대상으로 신체 상태 지수(BCI) 변화를 측정한 결과, 북극곰의 체중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해빙이 급격히 감소한 2000년까지 수컷과 암컷 모두의 건강 상태는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2010년대까지는 다시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북극곰들이 해빙 면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먹이를 섭취한 셈이다.

한 북극곰이 앙상한 모습으로 민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유튜브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갈무리]

북극곰은 기후위기, 그중에서도 지구온난화 현상의 주요 피해자로 분류된다. 북극곰은 해빙 위로 올라오는 물범을 사냥해 먹는다. 해빙이 녹아 사냥 면적이 줄어들 경우, 먹잇감 또한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상식이 뒤집혔다. 물론 해빙 면적은 전 지구적인 기온 상승으로 점차 줄었다. 비밀은 다른 먹이. 북극곰이 순록과 바다코끼리와 같은 육상 동물을 새로운 먹이로 삼아, 생존을 이어나갔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한 북극곰이 앙상한 모습으로 먹이를 찾고 있다.[유튜브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갈무리]

특히 바다코끼리의 경우 1950년대 과도한 포획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보호 활동이 지속되며 개체 수가 늘었다. 이에 물범 대신 바다코끼리를 먹으며, 높은 지방 섭취량을 충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적인 먹이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다는 것.

아울러 해빙 면적이 줄어든 게 오히려 사냥 효율을 높여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해빙 면적이 줄면서 물범들이 좁은 지역에 밀집했고, 이에 따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쓰는 에너지도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단순히 얼음이 줄어들었다고, 북극곰의 건강이 악화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 북극곰이 북극해에서 수영하고 있다.[WWF 제공]

그렇다고 해서, 지구온난화가 북극곰에게 이익이 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우선, 해당 연구 결과는 스발바르 제도에만 적용된다.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북극곰이 분포하는 서부 허드슨만 등 여타 지역의 경우 건강 상태나 번식 조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스발바르 제도에서 독특한 생태계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 스발바르 북극곰의 개체수는 여전히 회복 단계에 있다. 이처럼 생태계 조건에 비해 개체 수 밀도가 낮을 경우, 충분한 먹이 활동을 하는 것처럼 분석될 여지가 있다. 해빙 손실을 통해 북극곰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는 얘기.

한 북극곰이 먹이를 찾기 위해 민가 일대를 뒤지고 있다.[WWF 제공]

연구팀 또한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라면서도 “다른 연구에서는 해빙이 없는 날이 늘어날수록 새끼와 아직 다 크지 않은 어린 개체, 늙은 암컷의 생존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빙 손실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북극곰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속해서 북극곰 연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지구온난화의 상징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 일각에서는 ‘멸종 위기’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주장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지난 60년 동안 북극곰 개체 수가 3배가량 늘었다는 보고서가 나오며,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북극곰 무리가 녹은 해빙 위를 지나고 있다.[WWF 제공]

이런 시각이 형성된 계기는 영국의 한 비영리 단체 지구온난화정책재단(GWPF)이 지난 2023년 발간한 ‘북극곰 현황 보고서’. 당시 GWPF는 보고서를 통해 1950년대 말 북극 전역에 북극곰이 1만2000마리에 불과했지만, 2023년 기준 3만2000마리로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의 영향은 적지 않았다.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북극곰 멸종 위기가 ‘거짓’이라는 취지의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한 공화당 상원의원이 화석연료 규제를 반대하는 논거로 활용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논거로 사용된다.

수컷 북극곰 두 마리가 스파링하고 있다.[WWF 제공]

하지만 다수 국제기구와 환경단체 등에서는 해당 보고서가 치명적인 오류를 가지고 있다고 반박한다. 1960년대와 2023년 북극곰 개체수 비교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것. 여기다 북극곰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전 지구적인 온도 상승도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북극의 전체 빙하량 또한 지난 20년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UN 산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24년 보고서를 통해 “GWPF가 활용한 1960년대 개체수(1만2000마리) 추정은 비행기 관측 등 비과학적 방법을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계자연기금(WWF) 또한 “해빙 감소로 북극곰이 육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사냥 성공률 저하와 체중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2024년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이미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인 1.5도를 초과하면서, 북극곰이 직면한 생존 위기는 더욱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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