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조 벌었는데 2조…“SK하이닉스, 배당 원칙 다시 세워야”

권효중 기자 2026. 2. 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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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7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 1년 사이 280%라는 주가 상승률을 보인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평균을 훨씬 밑도는 5%대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재정경제부의 '고배당 기업' 정의 중 배당성향은 한 해의 현금배당 총액을 지배주주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하이닉스의 배당총액(2조1천억원)을 지배주주순이익(42조9193억원)으로 나눈 후 비율로 환산하면 4.8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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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 에스케이하이닉스

지난해 47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 1년 사이 280%라는 주가 상승률을 보인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평균을 훨씬 밑도는 5%대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정부가 ‘코스피 밸류업’을 위해 도입한 고배당 상장법인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최소 25%) 요건의 5분의1에 불과한 수준이다. 회사는 직접 배당보다는 12조원대 자사주 소각과 10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인공지능(AI) 법인 투자 계획을 꺼내 든 상태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몸집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사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앞으로의 수익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분배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할 때라고 짚었다.

지난 29일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실적과 주주환원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1.2% 늘었다. 주주환원을 위해서는 총 1조1379억원을 기말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이를 포함한 지난해 주주배당은 총 2조1천억원이다. 또 전체 발행주식의 2.1%(1530만주)인 자사주는 12조2400억에 소각한다.

지난해 하이닉스의 1주당 총 배당금은 3000원으로, 삼성전자(1668원)와 비교하면 2배가량 많다. 그러나 솔리다임 등 하이닉스의 자회사나 하이닉스가 지분을 투자한 회사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제외한 ‘지배주주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보여주는 ‘배당성향’을 비교해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재정경제부의 ‘고배당 기업’ 정의 중 배당성향은 한 해의 현금배당 총액을 지배주주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하이닉스의 배당총액(2조1천억원)을 지배주주순이익(42조9193억원)으로 나눈 후 비율로 환산하면 4.89%다. 삼성전자의 배당성향(25.1%)보다 낮으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30%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을 훨씬 밑돈다.

이처럼 낮은 배당성향은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과도 맞닿아 있다. 대규모 연구개발과 시설투자가 필요하고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역시 ‘연간 매출액 대비 30% 중반’은 시설투자에 쓴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 역시 주당 1센트(약 13원)로 사실상 배당이 없는 대신 자사주를 사들이거나 오픈에이아이(AI) 등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한다. 하이닉스 역시 이와 같은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미국 인공지능 법인’ 설립 계획도 주주들 입장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13조원대 대규모 투자이지만,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드러난 바 없어 ‘거품’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현재 하이닉스 이사회(5명) 중 인공지능 전문가는 없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결정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자사주 소각 결정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법인은 주주 감시나 국내 금융당국의 감독도 받지 않아 투명성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100조원 넘는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규모에 걸맞게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본(수익) 분배의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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