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생명선’ 라파 검문소 재개방···불안과 기대에 애타는 환자들

이영경 기자 2026. 2. 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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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검문소의 이집트 쪽에서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가자지구와 외부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로 ‘가자지구의 생명선’ 역할을 해온 라파 국경 검문소가 2일(현지시간) 재개방됐다. 라파 검문소 재개방으로 환자들이 외국에 나가 치료받고 전쟁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소수의 인원만 제한적으로 출입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조직 민간협조관(COGAT)은 라파 검문소가 도보로 통행하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양방향으로 이날부터 재개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사전 점검을 위해 임시 개방된 라파 검문소 주변에는 구급차들이 모여 환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라파 검문소는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가자지구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2024년 5월 이스라엘의 봉쇄로 출입이 막힌 이후 지난해 1월 짧은 휴전 기간 의료 후송을 위해 잠시 개방됐지만 곧 폐쇄됐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해외 치료를 받기 위해 출국을 기다리는 가자지구 주민은 2만명에 달한다. 보건부는 라파 검문소 폐쇄로 “환자들의 건강 상태가 위험할 정도로 악화하고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어린이 4000명을 포함해 약 1만8500명의 환자가 의료 후송을 기다리고 있다.

라파 검문소 재개방은 휴전 협정의 핵심 사안이었다. 지난해 10월 발효된 휴전 1단계 합의에서 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 개방을 약속했으나, 인질 시신 반환 지연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지난달 27일 가자지구에 억류된 마지막 인질인 란 그빌리 경사의 시신이 반환되자 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를 재개방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 위치한 알아크사 병원에서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팔레스타인 환자들이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처음에는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루에 환자 50명에 한해 출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쟁 기간 가자지구를 떠났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하루에 50명에 한해 가자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가능한 한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를 떠나길 바라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누구의 출국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 검문소의 가자지구 쪽 통로 운영은 유럽연합(EU) 국경지원단과 팔레스타인자치정부 대표단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파 검문소를 드나드는 팔레스타인인은 이집트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집트는 명단을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에 보내 신원 확인을 거칠 예정이다.

1년9개월 만의 라파 검문소 양방향 개방에 가자지구 주민들은 기대와 불안감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이스라엘의 출국 허용 기준에 대한 명확한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 가족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떨어뜨린 폭탄 파편에 맞아 한쪽 눈을 잃고 안면 골절, 안와 손상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16세 소녀 나다 아르후마는 가자지구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세 번의 수술은 모두 실패했다. 재건 수술과 의안 이식 수술이 시급하지만 언제 가자지구 밖으로 나가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유엔 등 구호단체들은 라파 검문소 통행 제한을 해제하고, 구호물자 반입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 대변인은 “인도주의적 구호 물자와 민간 화물이 반입되기를 바란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은 국제법에 따라 원하는대로 라파 검문소를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휴전 2단계 목전에 두고···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31명 사망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011710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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