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수천만원 치매 신약’ 레켐비…손보업계는 특약 상품 경쟁

도수화 기자 2026. 2. 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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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신약 보장상품 잇따라 출시…수요 확대 기대와 손해율 부담 공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길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해보험업계가 고가의 치매 신약인 ‘레켐비’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고령화 흐름 속에서 치매 치료제 보장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관련 상품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중 최초로 레켐비 보장 특약을 내놓은 곳은 흥국화재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1월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하고 레킴비와 같은 약제비를 보장하는 ‘표적치매 약물허가 치료비 특약’을 선보였다.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물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표적 치료제다.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어 주목받고 있지만, 투여 비용이 만만치 않다.

레켐비 치료는 통상 2주 간격으로 18개월간 투여하는 구조로, 진료비와 검사비 등을 합하면 3000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비급여 약물이라는 점에서 환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보험사들은 치매 치료제 보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치매환자도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다.

흥국화재가 지난해 ‘표적치매 약물허가 치료비 특약’에 대해 부여받은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끝나자 한화손해보험, DB손해보험,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NH농협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은 모두 간병보험 등에 레켐비 관련 특약을 줄줄이 탑재했다.

치료비 보장 한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흥국화재가 선보인 치매 신약 치료비 특약은 1000만원이 보장 한도였지만, 이후 최대 2000~3000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레켐비가 고가의 치료제인 만큼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레켐비 관련 보장은 손해율 부담이 큰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고령화와 치매 인구 증가로 치매 신약 시장에서의 보장 경쟁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레켐비는 아직 국내 적용 초기 단계로 시장 규모나 청구 패턴이 충분하진 않아 손해율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고 업계 전반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며 “소비자의 관심이 높긴 하나, 고가 치료제 특성상 무리한 보장 확대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