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박준용 인앤아웃 In AO]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1위)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4위)의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이 열린 1일 멜버른 파크는 거세게 부는 바람으로 가득 찼습니다.
평소라면 강렬한 태양 아래 반팔과 반바지 차림의 팬들로 가득했을 멜버른 파크는 전날과 달리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낮게 내려앉은 먹구름과 쌀쌀한 바람 탓에 두터운 바람막이와 긴소매 옷을 껴입은 관중들로 북적였습니다. 마치 한국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의 날씨처럼 서늘했습니다.
멜버른의 무거운 회색빛 하늘은 마치 두 선수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누가 우승하든 새로운 테니스의 역사가 쓰이는 날이었기에 궂은 날씨 속에서도 5만6931명의 관중이 멜버른 파크를 가득 메웠습니다. 이는 ‘역대 최다 파이널 선데이’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뜨거운 열기였습니다.
역사의 주인공은 알카라스였습니다. 그는 3시간 2분 만에 조코비치를 2-6 6-2 6-3 7-5로 꺾고 자신의 첫 호주오픈 타이틀이자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이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하게 됩니다.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의 정교한 베이스라인 공세에 맞서 드롭샷과 강력한 포핸드 패싱샷으로 조코비치의 리듬을 무너뜨렸습니다.

특히, 조코비치의 위너를 끝까지 쫓아가 받아내는 초인적인 수비 범위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조코비치로 하여금 “한 점을 따기 위해 평소보다 두세 배의 샷을 더 쳐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번 우승으로 알카라스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기록을 2년이나 앞당기며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면서 자신의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선언하였습니다.
비록 조코비치는 남녀 통틀어 역대 최다인 그랜드슬램 25회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지만 그가 보여준 경기력은 패배라는 단어로 가둘 수 없을 만큼 놀라웠습니다. 30대 후반으로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에도 그는 체력적인 한계를 오직 정신력 하나로 버텨내며 결승까지 진격했습니다.
그리고 결승에서 자신보다 열여섯 살이나 어린 알카라스를 상대로 1세트를 완벽하게 압도했습니다. 조코비치의 정교한 샷과 철벽같은 수비는 변덕스러운 멜버른의 강풍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떨어진 체력이 아쉬웠지만 ‘젊은’ 알카라스의 강력한 파워에 맞서 노련한 경기 운영과 심리전으로 응수하는 모습은 테니스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조코비치는 챔피언십 포인트를 내준 뒤 곧바로 네트를 건너가 알카라스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네는 선배의 모습에서 우리는 패배자의 슬픔이 아닌 위대한 ‘GOAT(Greatest Of All Time)의 품격을 보았습니다.

멜버른의 차가운 공기를 뜨겁게 달궜던 그의 투혼은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알카라스의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록이 더 빛나는 것은 조코비치가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준우승 트로피를 든 조코비치의 표정에는 아쉬움보다 자신의 테니스에 대한 자부심이 서려 있었습니다. 더 이상 그에게 순위나 트로피 개수는 이제 부차적인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승패를 떠나 코트 위에서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조코비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며 테니스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인 그의 끊임없는 도전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박준용 테니스 칼럼니스트(loveis5517@naver.com), ENA 스포츠 테니스 해설위원, 아레테컴퍼니(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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