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HOT 이슈' 추적] ⑤ 김포시 '지하철 5호선 연장' 답보

박성욱 기자 2026. 2. 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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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광역교통대책…"국가가 책임져야 할 과제"

1년 반 넘게 예비타당성조사 단계
정부 여전히 "종합 검토 중" 입장
지자체 합의·건폐장 이전 등 이유
시민·학계·정치권 등 강력 비판

김포골드라인에 출퇴근 수요 집중
한강2신도시 입주·시네폴리스 개발
본격화 되면 '시민 재난 수준' 경고
특별법 제정·예타 면제 등 결단 제기
▲ 서울 나가는 길. 김포에서 서울로 통행하는 국도 48번길 출근길 정체,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 정체에 시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점에 다다랐다. 수년째 반복되는 교통난에도 근본 대책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민들은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지연에 따른 행정·정책 공백을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사진=22일 오전 8시 12분 천등IC육교위 풍무동에서 고촌방향 차량정체
▲ 사진=22일 오전 8시 13분 천등IC육교 위 고촌에서 풍무동 방향 차량정체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사업이 1년 반 넘게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 머물며 사실상 멈춰 서 있다. 대선 공약이자 정부가 직접 발표한 광역교통대책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는 여전히 "종합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김포 시민들의 출퇴근 고통은 누적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최종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다. 

이 사업은 특정 지역의 요구나 정치권 공방을 넘어선 사안이다.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등 국가 정책 결정권자들이 공식적으로 약속한 국가 사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김포 1호 공약으로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제시했고, 이후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등 대규모 신도시 발표 과정에서도 정부는 5호선 연장을 핵심 광역교통대책으로 명시했다. 

▲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노선도. 김포시는 인천 정차역을 최소화한 직결형 노선(약 9개 역)을, 인천시는 검단 경유 확대 노선(약 11개 역)을 각각 주장한 가운데, 대광위는 인천 2개·김포 7개·서울 1개 등 총 10개 역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사진제공=김포시

국토교통부는 2022년 10월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대규모 주택 공급과 광역교통망 확충을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 국토부는 5호선 연장을 김포 신도시 교통 문제를 해결할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신도시 개발과 교통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 퇴근시간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김포골드라인은 출퇴근 시간대 혼잡률이 200%를 훌쩍 넘는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개통 초기 혼잡률이 최대 289%까지 기록됐고, 이후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균 190~260% 수준이거나 200% 이상 과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김포 교통난은 이미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단일 노선인 김포골드라인에 출퇴근 수요가 집중되면서 혼잡은 상시화됐고, 출근 시간대 실신 사례와 안전사고 우려가 반복됐다. 여기에 한강2 신도시 입주 10만 명을 비롯해 대곶 환경재생 혁신복합단지, 시네폴리스, 풍무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면 김포 인구는 75만 명 규모로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이 수요가 그대로 기존 교통망에 유입될 경우, 혼잡을 넘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정부 고위 인사들의 공개 발언도 이어졌다. 2023년 11월 6일,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은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상혁 의원 질의에 대한 공식 발언이었다.

같은 해 9월 정부 세종청사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원 전 장관은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과 관련해 김포·인천 지자체 간 합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중앙정부가 조정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추진을 전제로 한 조정 발언과 달리, 실제 행정에서는 결단을 미루는 태도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요구 속에 사업은 2024년 7월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통상 예비타당성조사보다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조기 결론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신속 예타 착수 이후에도 결과 발표 시점은 제시되지 않았고, 정부는 "경제성과 정책성을 종합 검토 중"이라는 설명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지연 사유로 지자체 간 노선 합의 미완료와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 문제 등을 들고 있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중재안에 따르면 김포와 인천 검단을 경유하는 노선이 제시됐지만, 역사 수와 비용 분담을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포 지역에서는 "노선 조정과 비용 분담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 없이는 풀 수 없는 문제"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예비타당성조사 구조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조사 수행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성(B/C)과 정책성을 중심으로 평가하지만, 김포처럼 단일 노선에 출퇴근 수요가 집중된 도시 구조는 기존 B/C 중심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용역에서 5호선 연장 B/C 값은 0.4~0.6 수준에 그쳤고, 대광위 중재안에서는 노선 단순화와 한강2 신도시 수요 반영을 통해 0.89까지 끌어올렸지만 통과 기준인 1.0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김포시의회가 주최한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위한 해법' 정책 토론회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문제 제기가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교통 전문가·전직 지방의원들은 5호선 연장을 "선택 가능한 SOC 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통 안전 과제"로 규정했다. 김포대학교 서은영 교수는 "김포 교통 문제는 단일 노선에 의존한 구조적 실패"라며 "혼잡은 불편을 넘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적 재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토론자들은 예비타당성조사가 수도권 서북부를 하나의 통근권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선 중복과 지자체 경계에 갇힌 평가 방식이 정책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법 제정이나 예타 면제 등 제도적 결단 없이는 현재 구조를 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여당 소속 김포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박상혁 의원은 지난 13일 김윤덕 장관과의 면담 이후 공동 성명을 내고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어떠한 확답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약속을 믿고 기다려온 시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기약 없는 대기와 사업 무산에 대한 불안뿐"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사회 역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우식 전 김포시의원은 "이 문제는 지자체나 국회의원이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할 국가 정책 문제"라며 "결단이 계속 미뤄질 경우 시민들과 연대해 촛불집회 등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은 더 이상 '검토 중'으로 남겨둘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여러 차례 추진 의사가 공식적으로 확인됐음에도 최종 결단이 내려지지 않으면서, 사업 지연은 정책 실패를 넘어 정부 신뢰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김포 시민들은 추가 설명이 아니라, 책임 있는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김포=글·사진 박성욱 기자 psu1968@incheonilbo.com

서은영 김포대학교 교수

"수도권 서부 광역교통 위기…신속한 사업 추진 이어져야"

▲ 김포대학교 철도경영과 서은영 교수

서은영 교수는 김포·검단 지역의 교통 문제를 단순한 지역 민원이 아닌 수도권 서부 광역교통의 구조적 위기로 규정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김포~서울 간 철도 인프라가 사실상 김포골드라인에만 의존하고 있고, 주요 간선도로의 상습 정체와 김포 내 신도시 개발로 교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와의 기능 중복 문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의 어려움 △지자체 간 노선·역 갈등 및 비용 분담 난항 등이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서 교수는 노선 조정으로 중복성을 해소하고, 예타 면제 근거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논리 마련, 편익 기반 비용분담 원칙과 광역 협의체를 통한 갈등 조정 장치 도입 등을 구체적 전략으로 제안했다. 

서은영 교수는 5호선 연장이 김포시민의 교통권과 안전을 보장하고 수도권 서부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실질적 해법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필요성 공감에 그치지 말고, 신속한 사업 추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포=글·사진 박성욱 기자 psu196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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