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성공했더니 ‘창업자 지분’ 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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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국내 창업 기업이 5년간 생존할 확률이다.
국가데이터처 '2024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창업 기업 10개 중 약 7개가 5년 안에 문을 닫는다.
'많은 국민들이 이용할 정도로 성공했으니 지분을 팔라는 법'은 창업과 투자의 선순환을 근본부터 흔들 수 있다는 게 스타트업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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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국내 창업 기업이 5년간 생존할 확률이다.
국가데이터처 ‘2024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창업 기업 10개 중 약 7개가 5년 안에 문을 닫는다. 수많은 창업자들이 밤을 새며 노력하지만 생존도 쉽지 않다. 살아남은 창업가 중 극소수만이 사업에 성공한다. 그런데 사활을 걸고 기업을 키웠는데 법으로 지분을 강제로 팔라고 하면 어떨까.
이재명 정부가 ‘성장’과 ‘실용’을 핵심 국정 기조로 내세우고 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을 두고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이런 제도가 특정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강조한 성장주의•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반시장적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소유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내용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넣으려 했으나, 가상자산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여당의 반대에 부딪쳤다. 스타트업 단체인 벤처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연이어 성명을 내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벤처기업협회는 “만약 기업들이 도전과 혁신을 통해 일구어 놓은 성과들을 정부가 ‘핵심 인프라’라는 모호한 명분으로 지분율을 제한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한 기업가도 위험을 무릅쓴 채 혁신적인 도전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15% 지분 족쇄, 스타트업 투자•혁신 의지 꺾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많은 국민들이 이용할 정도로 성공했으니 지분을 팔라는 법’은 창업과 투자의 선순환을 근본부터 흔들 수 있다는 게 스타트업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는 정부가 ‘성공하면, 나중에 지분을 강제로 내놓아야 한다’는 신호를 주는 순간, 투자자와 창업가 모두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를 잃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스타트업이 힘겹게 새로운 시장을 열었는데 인가를 앞두고, 레거시 기업에 밀려 사업 기회를 놓치게 될뻔한 사례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KDX)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NXT)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규제 샌드박스’를 받아 관련 사업을 해온 루센트블록이 강하게 반발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7년간 시장을 개척하며 기술 안정성을 입증했음에도 인가과정에서 배타적 권리를 보호받기는 커녕 오히려 퇴출위기에 처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인허가 절차에 대해서는 의심도 많고 걱정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투명하게, 공정하게, 떨어지는 사람은 억울하다고 생각하니까 납득할 수 있게 잘 설명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도화 과정에서 정작 그 산업을 키워온 창업자의 힘을 빼는 이런 정책 방향은 2020년 ‘타다 금지법’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타다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평가받으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법 개정으로 시장에서 퇴출됐고, 그 결과 이용자 편익은 줄고 한국의 모빌리티 산업은 뒤처졌다. 최근의 논란들은 단순히 한 산업의 이해관계를 넘어, 정부가 표방하는 성장•실용 노선의 진정성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 제한과 루센트블록 논란으로 이어지는 반시장적, 반창업적 기조가 또 하나의 ‘타다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이재명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창업 의욕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화균 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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