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품 떠날 '다음(Daum)'의 다음(Next)은 웃을 수 있을까[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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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 서비스 '천리안',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 1세대 포털 '프리챌'과 '드림위즈'.
1996년 1세대 검색 엔진 '까치네'를 개발하던 김성훈 대표가 다시 포털 '다음(Daum)'의 '다음(Next)'을 이끌 구원투수로 나선 점은 운명적이다.
하지만 국내 포털·검색 시장에 다음이 다시 한번 '메기'로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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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PC통신 서비스 '천리안',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 1세대 포털 '프리챌'과 '드림위즈'. 1990년대 또는 2000년대 한때 PC 시대를 호령한 서비스들이다. 이들은 한때 우리의 일상에 자리매김했으나 지금은 추억 속 한 페이지로 남았다.
이 이름들에 언젠가 '다음(Daum)'도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다. 한때 포털 시장 1위 사업자로서 국내 최초 무료 이메일(한메일), 2000년대 초중반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아고라) 등 한국 인터넷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던 다음이 점차 그 동력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메일 유료화 선언과 '지식인(iN)' 등 네이버의 공격적인 서비스 확대로 포털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것이 뼈아팠다. 이후 지난 11년 6개월간 카카오와의 카카오와의 동거는 서로의 필요를 채웠던 전략적 선택이었다. 카카오는 우회상장과 대규모 자금 확보 등 현실적 성과와 안정적인 콘텐츠 기반을 얻는 실리를 챙겼다. 하지만 2014년 당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힘을 합쳐 네이버의 독주를 막을 것으로 기대했던 합병 효과는 서비스 결합 등 여러 한계에 부딪히며 서서히 희석됐다.
이제는 구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빙'에도 밀리면서 다음은 카카오 내부에서도 수익성을 고민해야 하는 '애물단지'로 내몰렸다.
그런 다음에 손을 건넨 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사 업스테이지였다. 1996년 1세대 검색 엔진 '까치네'를 개발하던 김성훈 대표가 다시 포털 '다음(Daum)'의 '다음(Next)'을 이끌 구원투수로 나선 점은 운명적이다. 그는 줄곧 "데이터에 목마르다"고 외쳐왔는데 다음이 30년간 쌓아온 데이터 창고는 그 갈증을 단숨에 해소해 줄 '노다지'와 같았다.
다음의 새로운 진화는 반갑다.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포털 시장 우위에 있는 네이버, 구글에 신선한 중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음과의 시너지로 차세대 AI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은 검색 시장을 흔들고 있는 '퍼플렉시티'를 떠올리게 한다.
결과적으로 카카오와의 이별은 다음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그늘에서 점진적 쇠락을 기다리느니 기술 최전선에 있는 AI 스타트업의 새 심장을 이식받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만약 다음이 그대로 사라졌다면 지난 30년의 데이터는 디지털 유산으로 사라졌겠지만 이제 그 유산은 국산 AI 엔진을 돌릴 핵심 연료로 재탄생하게 됐다.
이제 1세대 포털 '다음'은 다시 증명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추억의 이름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AI를 통해 검색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물론 포털 운영 경험이 없는 스타트업이 거대 플랫폼 조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 또 고착화된 네이버·구글의 검색 점유율을 깨트릴 실질적인 한방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국내 포털·검색 시장에 다음이 다시 한번 '메기'로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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