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 베드타운 탈피 선언… ‘자족도시’ 향한 5대 핵심 전략 본궤도

도시란 무엇인가. 도시는 머무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삶을 설계하는 터전이다. 출근을 위해 매일 떠나야 하는지, 일과 생활이 한 공간에서 완결되는지에 따라 삶의 밀도는 달라진다. 사람은 일자리를 따라 움직이고 기회를 따라 머물며 미래가 보이는 곳에 정착한다.
고양특례시가 선택한 도시 발전 전략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사람이 모여 도시가 성장하고 일자리와 기회가 도시 안에서 순환하며 미래로 이어지는 구조, 고양시가 지향하는 ‘자족도시’의 방향이다.
고양시는 경제·교통·교육·문화 등을 개별적 영역에 두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엮기 시작했다.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이동의 부담을 줄이는 교통망이 이를 뒷받침하고 교육과 인재 양성이 다시 도시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는 단기 성과를 넘어 도시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전략이기도 하다.
이동환 시장은 “고양시는 주거 중심의 베드타운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사람이 일하고 성장하며 다시 선택하는 도시로 전환하기 위해 도시 구조를 재설계해 왔다”며 “단편적인 개발이 아닌 도시 안에서 삶이 완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3중 규제를 뛰어넘기 위한 해법 ‘규제특구’… 벤촉지구 지정 후 기업 수 16%↑
2024년 10월 고양시는 경기 북부 최초로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이하 벤촉지구)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대화·장항·식사·백석 등 8개 동 일부 지역이 포함된 125만㎡(37만8천평)에 달하는 벤촉지구에 입주하는 벤처기업은 취득세와 재산세 35%를 경감받고 교통유발부담금 등 5개 부담금은 면제된다.
이 시장은 “벤촉지구 지정을 통해 고양시는 수십년 동안 이어지던 중첩규제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됐다”며 “지정 후 1년 동안 벤처기업 수가 16% 늘어나는 등 수치적으로 확인되는 결과도 따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벤촉지구 지정 후 고양시 벤처기업 수는 지정 당시 483개소에서 1월 현재 562개로 16.36% 증가했다. 벤처기업의 집단화·협업화, 기술개발·투자유치 등 지원제도가 기업 유치로 이어진 것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덕은·향동·지축 등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과 역세권 기업입주시설 등을 대상으로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집적도 ▲대학·연구기관 입지 ▲기반시설 구축 등 지구 조건 충족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이 시장은 “오랜 기간 고양시를 옥죄어 온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3중 규제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은 특례가 적용되는 규제특구 지정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 바로 고양경제자유구역 지정이다.

■ 고양경제자유구역 지정 박차… 산업부 자문 의견 반영 계획 보완 중
고양시는 2022년 경기도 경제자유구역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최종 지정을 향해 전진해 왔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 환경과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의 경제활동 자율성과 투자 유인을 최대한 보장하는 제도다.
이 시장은 “고양시는 인구 108만명 규모의 대도시로 성장했으나 그동안 주거 기능에 비해 일자리 창출이 부족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며 “경제자유구역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시는 산업통상부 4차 사전자문 의견을 반영해 투자수요에 기반한 토지이용계획과 자원조달계획을 보완 중이며 올해 지구 지정을 목표로 행정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자구역 추진과 더불어 올해 본격적인 일산테크노밸리 분양이 시작된다. 일산테크노밸리는 약 2만2천명의 고용창출과 6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공정은 42%이며 준공 목표 시점은 2027년 12월이다.
올 상반기에 장항수로 남측 구간의 지식기반시설용지와 도시첨단산업단지 토지 분양을 실시하며 2027년 상반기에는 북측 구간 지식기반시설용지와 연구시설용지를 분양한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분양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동환 시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일산테크노밸리 조성 등으로 고양시의 도시 체질을 바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그 속에서 질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자족도시 기반을 완성해 가겠다”고 밝혔다.

■ 교육발전특구 3년 차 사업 막바지 단계… 공교육혁신·인재양성으로 미래교육 선도
도시가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일자리를 뒷받침할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구조가 필수다. 고양시가 교육발전특구 사업을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다.
올해는 고양시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지 3년 차로 사업이 마무리되는 해다.
시는 관내 4개 대학과 연계해 첨단산업 분야 실무형 교육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동국대, 농협대, 한국항공대, 중부대와 협업해 생성형 AI·로봇, 스마트팜, 드론·도심항공교통(UAM), 미디어콘텐츠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실습과 진로 탐색, 나아가 취업까지 연결되는 입체적인 교육을 경험하게 된다.
공교육 혁신도 본격화됐다. 지난해 교육부 공모를 통해 고양시 최초로 자율형 공립고 2.0에 동시 선정된 백석고와 저현고는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맞춤형 교육과정에 돌입한다. 백석고는 인공지능 중심의 초·중·고 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저현고는 바이오융합 지역연계 3G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대학·연구기관과 협력해 글로컬 인재를 양성할 방침이다.
시는 올해 국비를 포함, 45억원을 투입해 자공고 운영 등 교육발전특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과 심화·융합 프로그램과 지역 대학·연구기관과의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 자공고의 우수 모델을 관내 전체 고등학교로 확산해 교육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 시장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역량을 지역 안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학습–경험–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고양 교육 혁신의 방향”이라며 “대학과 현장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교육이 지역 성장의 동력이 되도록 총력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GTX-A, 서해선 등 철도망 확충… 광역 접근성 개선해 시간·공간구조 바꿨다
도시 경쟁력의 또 다른 핵심은 교통인프라 확충에 있다.
이동환 시장은 “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기회를 확장하고 지역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출퇴근 부담이 줄어들고 기업과 인재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지역 생활권은 자연스럽게 확장된다”고 역설했다.
민선 8기 고양시는 철도망 확충을 통해 광역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실질적인 생활권 확대를 이뤄냈다. GTX-A 개통으로 킨텍스역에서 서울역까지 이동 시간은 단 16분으로 대폭 단축됐고 개통 이후 1년간 킨텍스역과 대곡역 누적 이용객 수는 816만명을 돌파했다.
6월 GTX-A 3단계 개통이 완료되면 킨텍스역에서 화성 동탄까지 40분이면 도착한다. 이어 2028년 삼성역, 2030년 창릉역이 개통되면 GTX-A 효과는 본격화되고 서울 동남권 접근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선 개통 역시 교통 지형을 바꿨다. 일산역에서 김포공항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50분에서 19분으로 크게 줄었다. 또 교외선 재운행을 통해 그동안 교통 소외를 겪어온 고양 북부권 주민들의 생활권 역시 눈에 띄게 확대됐다.
나아가 대장~홍대선 ‘덕은역(가칭)’ 신설 결정은 덕은지구를 명실상부한 서울 생활권으로 편입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31년 대장~홍대선이 개통되면 덕은지구에서 홍대입구역까지는 단 세 정거장, 10분 이내로 연결되며 9호선 가양역도 한 정거장이면 닿는다.
이 시장은 “당초 구룡사거리 일대로 검토되던 역사를 덕은지구로 이전한 것은 사업 초기부터 국토교통부, 사업시행자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온 시의 적극 행정의 결과”라고 말했다.

■ 고양콘 성공, ‘고양콘+트립’브랜딩 확장… 문화가 경제로 이어진다
“문화는 도시를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이다.”
이동환 시장은 고양종합운동장을 무대로 펼쳐진 ‘고양콘’의 성과를 놓고 봤을 때 공연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이 도시를 기억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은 바로 문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은 고양시가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해로 평가받는다. 2024년 본격화된 고양콘 흐름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공연을 연달아 유치해 현재까지 누적 관람객 85만명, 공연수익 125억원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시는 올해 고양콘을 업그레이드한 ‘고양콘트립’ 전략을 추진한다. ‘고양 콘서트(Goyang Concert)’와 ‘여행(Trip)’을 결합해 콘서트와 시티투어를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쇼핑 혜택을 제공해 소비를 진작한다는 구상이다. 또 아티스트의 서사를 활용한 스타 기록화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을 구축해 공연·관광·상권을 잇는 ‘팬덤 기반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도 나선다.
아울러 문화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과 보조를 맞춰 체류형 관광을 뒷받침할 숙박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구축된다. 노보텔 앰버서더킨텍스와 복합 주차빌딩 조성 등 연계 인프라가 완공되는 2028년에는 대형 공연과 전시를 찾은 방문객들이 고양시에 머무르며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은 “문화·콘텐츠가 방문객을 불러들이고 고양시를 찾은 방문객의 소비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는 문화가 곧 경제로 이어지는 자족도시 전략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 성장의 구조를 바꾸는 도시,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도시로 거듭난다
도시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특히 베드타운으로 굳어진 도시 구조를 바꾸는 데는 더 긴 시간과 일관된 전략이 필요하다.
민선 8기 고양시는 이 난제에 정면으로 맞서 일자리를 만들고 이동의 장벽을 낮추며 교육을 통해 성장을 이끌고 문화로 사람을 모으며 고양시를 ‘머무는 도시’로 전환시키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동환 시장은 “고양시를 베드타운에서 자족도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도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정을 쉼 없이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고양시가 꿈꾸는 자족도시는 아직 완성이 아닌 진행형이지만 하나의 전략과 잘 짜여진 추진 전술 속에서 가시적 성과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시 안팎의 시선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신진욱 기자 jwshi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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