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지탱하는 감각의 기록"…권효선 '밤의 정원'전

김정한 기자 2026. 2. 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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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3일부터 15일까지 권효선 작가의 개인전 '밤의 정원'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요가를 하며 느낀 몸의 감각을 그림으로 옮긴 것으로, 마치 죽음 같은 깊은 휴식 뒤에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순간을 담고 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불안함도 무언가 모자라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흔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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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갤러리 3~15일
권효선 '밤의 정원'전 포스터 (하랑갤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3일부터 15일까지 권효선 작가의 개인전 '밤의 정원'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요가를 하며 느낀 몸의 감각을 그림으로 옮긴 것으로, 마치 죽음 같은 깊은 휴식 뒤에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순간을 담고 있다.

권효선에게 ''밤'은 무서운 곳이 아니다. 몸의 무게를 바닥에 완전히 내려놓고, 머릿속 복잡한 생각과 판단을 잠시 멈춘 평온한 상태를 말한다. 작가는 이런 느낌을 그림의 밑바탕으로 삼아 작품을 완성했다.

그림 속 사람들은 대단한 일을 하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 있고, 때로는 누워서 어딘가를 바라볼 뿐이다. 이는 바쁘게 목표를 쫓아가는 삶보다 우리 곁에 늘 존재하는 일상의 흐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불안함도 무언가 모자라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흔들림이다.

권효선. '핑크문', 130x97cm, Oil on canvas, 2025 (하랑갤러리 제공)

표현 방식도 독특하다. 강한 색깔과 시원시원한 붓질은 이제 막 균형을 잡으려는 순간의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사람의 형태는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고 자유롭게 흩어져 있어 추상화 같기도 하고 풍경화 같기도 하다. 사실적으로 그리기보다 순간의 움직임과 우연한 흔적을 강조했기에, 화면 위에는 시간과 행동의 결과물이 층층이 쌓여 있다.

이 작업의 뿌리는 요가 수행, 그중에서도 모든 힘을 빼고 눕는 '사바아사나'(죽음의 자세)에 있다. 작가는 요가를 끝낼 때 경험한 짙은 어둠을 '밤'이라는 비유로 표현했다. 내 의지로 움직이는 것을 멈추고, 오직 세상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는 사실만 남은 근본적인 상태를 그린 것이다.

'밤의 정원'은 정답을 가르쳐주거나 억지로 기분을 풀어주려 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에게 확실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 머물러 보는 시간을 선물한다. 관객은 이 정적인 정원을 거닐며 잠시 멈춰 서서, 그동안 잊고 지낸 자신의 몸과 감각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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