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갑작스러운 사고에도…40년 중식당 지키는 장모와 사위('인간극장')

신영선 기자 2026. 2. 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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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인간극장'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세월이 비껴간 듯한 동두천 구도심 골목, 그곳에는 40년째 같은 자리를 지켜온 오래된 중식당이 있다.

오늘(2일)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에서는 '꿈꾸는 중식당' 편이 전파를 탄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주인 최덕순(63) 씨의 경쾌한 인사가 먼저 반긴다. 그는 40년 동안 이 중식당을 지켜오며 주문서와 장부를 여전히 손으로 적는다. 수북이 쌓인 종이만큼이나 오랜 단골들이 이곳을 찾는다. 매일 짜장면을 먹으러 오는 94세 할머니부터 엄마 뱃속 때부터 다녔다는 어린 손님까지, 이 식당의 시간은 사람들의 삶과 함께 켜켜이 쌓였다.

단골들이 이 중식당을 다시 찾는 이유는 맛만이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맞잡고 안부를 묻는 덕순 씨의 다정함 때문이다. 가게 앞에서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를 보면 망설임 없이 따뜻한 커피를 들고 밖으로 나서는 모습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동네의 쉼터임을 보여준다.

이 중식당의 주방장은 덕순 씨의 사위 박재민(38) 씨다. 그는 초대 주방장이었던 장인 강준기 씨의 제자였다. 다정한 남편이자 지역 사회의 '슈퍼맨'이던 준기 씨는 독일 요리대회 우승 경력까지 지닌 실력자였지만, 2019년 예기치 못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동두천 수해 당시 무료 급식소를 열어 시민상을 받을 만큼 봉사에도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갑작스러운 이별 이후, 중식당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그때 불 앞에 다시 선 사람이 재민 씨였다. 장인에게 2년간 기술을 배웠던 그는, 결혼 후 가장이 된 책임과 함께 중식당을 지키겠다는 결심을 했다. 주방에서는 호랑이 같은 스승이었던 장인의 가르침은 혹독했다. 석 달 만에 23kg이 빠질 만큼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KBS1 '인간극장'

미처 배우지 못한 기술은 전국의 중식당을 찾아다니며 채웠고, "맛이 다르다"는 손님들의 냉정한 평가에도 다시 불을 지폈다. 그렇게 재민 씨는 어느덧 7년 차 주방장이 됐다. 남편의 빈자리를 채워준 사위 덕분에 덕순 씨는 40년의 간판을 오늘도 걸 수 있다.

덕순 씨의 삶에는 또 다른 시련도 있었다. 5년 전 유방암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이어왔고, 최근에는 재발 소견까지 받았다. 하지만 단골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그는 여전히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다시는 주저앉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죽는 날까지 당당하게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나아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모델이라는 새로운 꿈에도 도전 중이다.

딸 강서윤(38) 씨는 장모와 사위 사이를 잇는 다리다. 가게 일을 돕고, 두 사람의 마음을 조율하며 묵묵히 곁을 지킨다. 겉으로는 담담하지만, 엄마를 향한 걱정에 눈물 마를 날이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도심 재개발 소식까지 전해졌다. 40년을 지켜온 중식당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현실 앞에서 가족은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럼에도 이들은 주저앉지 않는다. 남편과 함께 일군 삶의 터전, 단골들의 추억이 담긴 공간을 지키기 위해 더 오래 갈 수 있는 미래를 고민한다.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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