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공무원 건강, 국가가 책임… 전문의 충원에 난항” [차 한잔 나누며]
충북 음성에 올 6월 정식 개원
현직 소방·경찰관에 무료 진료
재활 등 4대 특성화 센터 설립
남은 넉 달 의사 40명 더 채워야
“적자 예상… 정부·지자체 지원을”
올해 6월 정식 개원을 앞둔 국립소방병원 곽영호(60) 원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2021년 12월 초대 원장에 임명된 이후 4년여간 개원 준비 과정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현직 소방관은 본인 부담금 없이 진료와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 20년 이상 재직한 퇴직 소방관은 외래 진료비 전액, 입원비는 50% 감면된다. 전현직 경찰관도 같은 혜택을 받는다. 동시에 대형 병원이 없는 충북 중부 4군(괴산·음성·증평·진천)의 ‘지역 거점 병원’ 역할도 하게 된다.
국립소방병원은 지난해 12월24일 소방·경찰 공무원과 직계가족을 상대로 시범 진료를 시작했다. 매주 월요일 오후와 수·금요일 오전 3회, 19개 진료과 중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가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통합재활센터’에선 다양한 재활 프로그램을 통합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소방관들이 무거운 장비를 들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깨, 무릎, 허리 등에 발생하는 직업병인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화상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신장병, 상처 치료까지요. ‘화상센터’는 화상 병동과 함께 준비 중입니다. ‘정신건강센터’에선 소방관들의 트라우마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 정신 건강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건강증진센터’는 소방관 특수 건강검진, 주민들을 위한 일반 건강검진 등을 운영할 계획이에요.”
아울러 국립소방병원엔 ‘소방의학연구소’도 들어선다. 병원의 설립 목적은 소방관 진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수 근무 환경에 따른 건강 유해 인자 분석과 질병 연구’도 있다.
곽 원장은 “소방의학은 학술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고 소방관 업무와 관련된 여러 일에서 파생되는 의학적 문제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며 “소방의학연구소는 소방관들에게 흔한 질병의 역학조사와 치료법, 예방법 연구를 시작으로, 포괄적 임상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방의학연구소를 통해 국내 소방의학 연구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관건은 전문의 충원이다. 현재 8명을 확보했는데, 개원 전까지 40명을 더 채용해야 한다. 국립소방병원의 자체 채용과 함께, 서울대병원에서 채용해 국립소방병원에 근무하는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고 있다.
곽 원장은 전문의 충원이 어려운 주된 원인으로 지역 근무 기피보다는 윤석열정부 ‘의정 사태’를 들었다. 국립소방병원이 지난해 12월 의사직을 제외하고 진행한 올 상반기 직원 채용 공고 경쟁률이 17대 1을 찍은 게 이를 반증한다. 243명을 뽑는데 지원자 4131명이 몰렸다. 곽 원장은 “건국 이래 최악의 의사 부족 상황”이라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국립소방병원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이나 곽 원장의 어깨는 무겁다. 그는 지난해 6월 연임해 2028년 5월까지 병원 안정화의 기틀을 닦게 된다. 개원 시 병상 100개를 우선 운영하고, 내년엔 병상 302개 전체를 가동할 방침이다.
곽 원장은 “병원이 적정 진료로 자립하는 데 수년이 걸린다는 얘기가 많다”며 “개원 초기엔 경영상 상당한 적자를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소위 ‘건강한 적자’가 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올해는 소방청에서 받는 출연금 414억5100만원으로 운영된다.
곽 원장은 또 “소방·경찰 공무원과 그 가족들에 대한 봉사가 필요한 공공 병원으로서 어느 정도의 적자는 감수해야 할 ‘필요악’으로 사료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소방청 차원에서 적절한 적자 보전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교수인 곽 원장은 23년간 응급의학과에 몸담고 있다. 2010∼2016년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장을 맡아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응급 의료의 최전선에 있었다. 그런 그는 ‘의사의 책임과 고뇌’를 언급하며 최근 의대 열풍에 쓴소리를 했다.
“의대 열풍은 의사란 직업의 경제적 측면이 부각된 면이 없지 않아요. 우수한 학생들이 너도나도 의대를 지원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의심스럽습니다. 의대엔 의사로서의 책임과 고뇌를 짊어질 각오가 된 사람들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프고 힘든 환자들을 계속 보는 건 정말 마음이 괴로운 일이거든요.”
‘사사롭지 않고 공정하게.’ 곽 원장이 병원 팀장들에게 한 당부의 말이다. “사사롭지 않은 공정한 언행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 결국 좋은 결과를 낼 것”이란 믿음이다. 의사가 사사로운 이익만 추구해선 안 된다는 그의 직업적 소신과 맞닿아 있다.
음성=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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