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세뱃돈 관리부터… 인터넷 전문은행 “알파 세대 잡아라”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김모(45)씨는 이번 설날 세뱃돈을 현금 대신 아들 명의의 ‘카카오뱅크 미니’(청소년 전용 선불전자지급수단)로 입금해 주기로 했다. 평소 아들이 용돈을 이 계좌로 관리해 온 데다, 본인 이름이 적힌 직불카드로 마트나 편의점에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어서다. 김씨는 “현금으로 용돈을 줄 때는 아이들끼리 컵라면을 사 먹고 남은 잔돈이 방 여기저기에 흩어지기 일쑤였는데, 전용 계좌를 만들어 주니 돈 관리를 훨씬 꼼꼼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아이들을 겨냥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아동·청소년 전용 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의 ‘첫 통장’을 확보하면 훗날 주거래 은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아래 각종 혜택을 앞세운 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부모들 역시 아이들의 금융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모바일 세뱃돈’ 문화가 확산됐고, 금융 독립에 눈뜬 청소년들이 스스로 돈을 관리하려는 욕구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설 세뱃돈 관리부터
특히 설 연휴는 자녀들이 세뱃돈이란 목돈을 경험하는 시기여서, 이를 계기로 디지털 용돈 관리를 시작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입·송금액을 살펴보면, 은행별로 평소보다 많게는 3~4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미니의 설 연휴 기간 입·송금액은 전월 대비 283% 증가했고, 케이뱅크의 ‘알파 카드’ 이용액도 227% 급증했다. 신한카드의 ‘밈’ ‘처음’ 등 10대 전용 금융 서비스의 입·송금액 역시 전월 대비 17% 늘었다.
다만 은행마다 아동·청소년 상품의 성격과 기능이 다른 만큼 꼼꼼히 비교해 고르는 게 좋다. 토스뱅크는 16세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아이 통장’의 누적 계좌 수가 최근 100만좌를 돌파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이 통장은 단순히 계좌를 만들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가 송금·조회·적금 납입 등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계좌 개설 이후에는 연 5%(세전) 금리를 제공하는 ‘아이 적금’에도 가입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아이 적금은 거래 실적과 관계없이 자동이체만 성공하면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고, 만 15세까지 월 최대 20만원을 12개월 동안 납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중·고생이 주도적으로 용돈을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청소년 본인 명의로 최대 50만원까지 보유·충전할 수 있으며, 사용 내역과 잔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과 스티커로 계좌를 꾸미거나 목표를 정해 저축할 수 있는 ‘미니 내맘대로 저금’ 서비스도 호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용자의 70%가 ‘꾸미기’ 기능을 활용하고 있고, 약 60%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목표 저금’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케이뱅크는 14~17세를 대상으로 한 ‘알파 카드’를 앞세워 청소년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월 최대 5000원까지 받을 수 있는 캐시백 혜택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미래 고객을 잡아라
차세대 고객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회사들은 이용 연령의 문턱을 더욱 낮춘 서비스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토스는 만 7세부터 발급받을 수 있는 ‘토스 유스카드’를 출시했고, 하나은행은 나이 제한 없이 부모의 휴대전화 동의만 있으면 송금·결제·저축 등을 할 수 있는 금융 앱 ‘아이부자’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 명의 계좌를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우리아이통장·적금’을 선보였다. 청소년 스스로 돈을 관리하도록 설계된 ‘카카오뱅크 미니’와 달리, 우리아이통장·적금은 연령대가 더 낮은 자녀의 계좌를 부모가 직접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아이적금은 금리 혜택이 강점이다. 기본 금리 연 3%에 자동이체를 설정하면 4%포인트가 추가돼 연 7%의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12개월이며, 월 최대 2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우리아이적금은 만기 시 자녀가 만 18세 미만일 경우 자동 연장 기능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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