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수록 더 단단해져야 한다

김중걸 기자 2026. 2. 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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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자기 계발의 시대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명언이 SNS를 떠다니고, 쇼펜하우어·공자·노자·맹자의 문장이 카드뉴스로 소비된다. 문제는 명언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삶에 남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말은 넘치는데 기준은 흐릿하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문장이 아니라, 나를 다스리는 하나의 좌우명이다. 좌우명은 삶을 장식하는 문구가 아니라, 선택의 순간에 나를 붙드는 기준이어야 한다.

'중용'은 유교의 핵심이자 가장 오해받는 개념이다. '중용'은 타협이 아니라 균형이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상황에 맞는 온당함을 선택하는 태도다. '중용'이 강조하는 것은 외형적 행동보다 내적인 성찰이다. 감정이 앞설 때 한발 물러서고, 욕망이 치솟을 때 스스로를 점검하는 힘이다. 이는 나이와 무관하다. 청년에게는 조급함을 다스리는 기준이 되고, 중년에게는 과로와 과욕을 경계하는 장치가 되며, 노년에게는 삶을 정리하는 품격이 된다.

쇼펜하우어는 더 냉정하다. 그는 "인생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흔들리는 진자"라고 말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유효하다. 그의 철학은 행복을 좇지 말고 욕망을 줄이라고 말한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갈등이 줄어든다고 했다. 욕망이 줄어들 때 평온이 찾아온다는 통찰은, 비교와 과시가 일상이 된 오늘의 사회에 날카로운 경고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가장 자유롭다는 그의 말은, 인간관계와 자기 관리의 핵심을 꿰뚫는다.

정주영 회장의 조언은 현실적이다. 그는 자기계발·사람·건강·경험에는 돈을 아끼지 말라고 했다. 이는 소비의 미화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다. 배움은 능력을 키우고, 사람은 기회를 넓히며, 건강은 모든 선택의 전제다. 좋은 경험은 삶의 시야를 확장한다. 결국 돈은 쌓는 대상이 아니라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도구다. 자기 관리를 외면한 절약은 미덕이 아니라 회피다.

맹자는 혼자의 중요성을 말했다. 혼자는 고립이 아니라 기준을 회복하는 상태다. 다수의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보상이 없어도 의로움을 선택할 수 있으며, 욕망과 필요를 구분할 수 있다. 코로나를 지나며 우리는 결국 인간은 혼자라는 사실을 더 선명히 체감했다. 그래서 더 필요한 것이 자기 사랑이다. 자기 사랑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태도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게 관리하는 책임이다.

혼자일수록 행복해지는 사람들은 특별히 강한 사람이 아니라 외로움과 고독을 구분하고 감정을 스스로 정리하고, 타인의 시선에 한발 물러나 있고, 식사, 수면, 일상 루틴을 남에게 맞추지 않는 자기 리듬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는 늘리기보다 가려내야 한다.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소모시키는 관계를 붙잡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 말은 줄이고, 결론은 분명히 하며, 이기려는 태도를 버리는 것만으로도 삶의 피로는 크게 줄어든다. 단정한 생활 리듬, 안정된 말투, 명확한 소비 기준은 귀티와 품격으로 이어진다.

결국 자기 계발의 핵심은 화려한 목표가 아니라 단단한 기준이다. 중용의 균형, 쇼펜하우어의 절제, 정주영의 실천, 맹자의 고독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잘 관리하는 사람. 생노병사의 흐름 속에서도 존엄을 잃지 않는 삶. 좌우명 하나를 정하고, 오늘의 선택에 적용하는 것. 그것이 이 시대 가장 현실적인 자기 계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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