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무심히 놓친 과학 새롭게 바라보기

최명진 기자 2026. 2. 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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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이한결, 첫 과학 에세이 ‘이런 과학 처음이야’ 출간
탈모·연애·도박 등 계산과 확률로 풀어낸 삶의 질문들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 더는 질문하지 않게 된 일상은 사실 과학자에게 가장 흥미로운 탐구의 대상이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부터 연애와 도박, 여행지 선택과 기후 변화까지.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일상은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계산과 질문의 대상이 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이자 물리학 박사인 이한결이 첫 과학 에세이 ‘이런 과학 처음이야’(바다출판사刊)를 통해 무심히 지나친 과학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냈다.

이 책은 애초 출간을 전제로 기획된 작업은 아니었다. 지난해 초, 새해를 맞아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짧은 글을 하나둘 써 내려간 것이 출발점이었다.

몇 달 사이 자연스럽게 모인 글은 스무 편 남짓. 블로그 연재나 잡지 투고를 고민하던 중, 출판을 염두에 두고 한 권의 책으로 묶이게 됐다.

이한결 박사는 “글 자체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썼지만, 한 권으로 엮는 과정에서 훨씬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며 “개별 글의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챕터 구성과 제목, 전체 흐름을 조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과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리감을 어떻게 줄일지, 일상의 언어로 어디까지 풀어낼지를 두고 많은 조정이 이뤄졌다.

책 속의 과학은 연구실에서 다뤄지는 첨단 기술 이야기가 아니다. 대신 일상에서 문득 떠오른 의문을 끝까지 붙잡고 파고드는 사고 과정이 중심을 이룬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검색에 그치지 않고 논문과 자료를 찾아보며 구조를 이해하려는 습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지점을 글로 정리해온 기록이 이 책의 뼈대를 이룬다.

저자는 이 책을 ‘지식을 전달하는 과학책’이라기보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책’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계산과 개념 설명이 등장하지만, 모든 글이 하나의 정답으로 수렴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건넨다.

이 박사는 “글마다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과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제안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당연하게 여겨왔던 선택과 판단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된다.

집필 과정에서 대중 독자를 어떻게 끌어들일지도 중요한 고민이었다. 오랫동안 과학 분야에 몸담아온 탓에 자신에게는 익숙한 표현이 독자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글을 고치며 실감했다. 주변 지인들에게 원고를 보여주고,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설명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으면서 개념을 풀어쓰는 방식을 조정해나갔다.

그는 이 책이 과학을 잘 알게 만드는 데서 그치기보다는, 과학을 생각하는 일이 의외로 재미있을 수 있다는 감각을 전해주길 바란다. 깊게 파고들고, 때로는 경계를 넘나들며 질문을 확장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즐거운 지적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일상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 박사는 처음 피부과를 찾은 경험을 계기로 또 다른 궁금증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제모도, 잡티나 흉터 치료도 모두 레이저를 쓰는데, 서로 다른 치료에 같은 도구가 적용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며 “내 전공과 맞닿아 있긴 하지만 피부과 영역은 또 다른 분야라서, 그 원리를 다시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경험이 곧 새로운 연구 주제가 된 셈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 관련 학·석·박사 과정을 마친 이한결(사진) 박사는 이후 미국 UC버클리에서 재료공학을 연구했으며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그의 질문은 이번 책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그는 “이번 책은 그동안 쌓여온 생각들을 한 번 정리해 내놓은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질문들은 계속 생겨날 것이고, 또 하나의 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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