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벼락부자…피케티의 경고 현실로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2026. 2. 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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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가 아니라 비관적 소설작가다."

토마 피케티가 2014년 '21세기 자본'을 발표했을 때 경제학자들은 그를 이렇게 조롱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그레고리 맨큐와 같은 주류 경제학자는 '성장이 빨라지면 노동 생산성이 오르고 자본도 한계에 이르면서 부가 재분배된다'고 피케티의 이론을 배척했다.

1일 학계에 따르면 경제학자인 필립 트래멀과 AI 전문가인 드와르케시 파텔은 최근 '22세기 자본'이라는 에세이로 피케티에 대한 재평가 논의를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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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호모 라보란스의 종말]
<1부> 다시 쓰는 노동+경제학
“경제 성장해도 불평등 심화된다”
12년전 이론 주류학자들에 질타
AI시대 맞아 “실현 가능” 재평가
29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역 인근에 아파트가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경제학자가 아니라 비관적 소설작가다.”

토마 피케티가 2014년 ‘21세기 자본’을 발표했을 때 경제학자들은 그를 이렇게 조롱했다. 피케티 이론은 불평등과 자본의 탐욕으로 요약된다. 그는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자본가의 부가 늘면서 사회 불평등을 만들고, 반대로 성장이 빨라지면 자본이 약화돼 불평등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그레고리 맨큐와 같은 주류 경제학자는 ‘성장이 빨라지면 노동 생산성이 오르고 자본도 한계에 이르면서 부가 재분배된다’고 피케티의 이론을 배척했다. 하지만 피케티의 예측이 인공지능(AI) 시대에서 실현될 것이라는 주장이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1일 학계에 따르면 경제학자인 필립 트래멀과 AI 전문가인 드와르케시 파텔은 최근 ‘22세기 자본’이라는 에세이로 피케티에 대한 재평가 논의를 촉발했다. 22세기 자본이라는 제목은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서 예측한 시대상이 22세기에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저성장의 불평등을 주장한 피케티는 주류 경제학자들로부터 고성장의 분배 효과를 간과했다고 공격받았다. 주류 경제학자는 피케티에게 시장 논리에 따라 성장의 과실이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분배 구조를 왜곡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현재의 자본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추가 노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래멀과 파텔은 휴머노이드와 AI 시대에서는 아무리 성장이 빨라도 불평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피케티를 옹호했다. 성장 유무와 관계없이 불평등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트래멀과 파텔은 AI 시대를 불평등을 막을 수 없는 세습 자본주의로 봤다. AI 시대에서는 육체노동이 필요없고 산업화 시대에서 상상하지 못한 생산성 증대가 이뤄진다. AI 시대 자본은 스스로 부를 무한으로 축적할 수 있다. 독점적 지위도 흔들리지 않는다. 생산 기여가 없는 노동자와 부를 분배할 필요도 없다. 의사·변호사처럼 고숙련 일자리부터 잠식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등 AI 기업이 전 세계 시가총액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노동경제학회장을 지낸 김태기 전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AI 시대 불평등을 걱정하면서 조지프 슘페터의 사회주의를 경고하는 이들까지 나타났다”며 “앞으로 경제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당장 AI 활용을 보편적 권리로 만들고 교육으로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슘페터를 믿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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