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억대’ vs 배터리 ‘0원’…역대급 성과급 양극화 온다

장우진 2026. 2. 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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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수천만원~억대 지급
조선·금융도 호황… 가전은 부진
석화 손실… 이차전지 구조조정
대기업·중기 임금격차 더 벌어져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5000을 넘어 6000을 바라보는 가운데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은 업종에 따라 역대급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슈퍼사이클’을 타고 사상 초유의 실적을 낸 반도체 업종은 웬만한 기업들의 연봉을 훌쩍 뛰어 넘는 ‘억대 성과급’이 소문난 가운데, ‘마스가 프로젝트’에 힘입은 조선업종도 성과급 잔치판이 예고된다. 금융권의 경우 은행은 물론,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증권업계도 초대형 성과급이 예고된다.

반면 석유화학·배터리 업종의 경우 삼성SDI가 ‘제로(0) 성과급’으로 먼저 문을 열었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도 대규모 적자를 낸 만큼 마찬가지로 성과급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계열사들은 사업부 별로 2025년도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도 큰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등 대부분이 연봉의 47%로 책정됐다. 사업보고서 기준 작년 1인당 급여가 1억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6100여만원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는 지난해 갤럭시 S25·Z7 시리즈 판매 호조로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한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OPI 지급률이 50%로 책정됐다. 반면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를 비롯한 생활가전(DA)·네트워크·의료기기 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12%에 그쳤다.

계열사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36%로 정해졌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8% 증가했지만, 지급률은 4%포인트(p) 하락했다. 삼성전기의 경우 한자릿수 OPI 지급률이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1인당 평균 1억4000만원의 성과급(PS)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작년 9월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고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연도,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SK하이닉스가 작년 연간 영업이익 47조원, 지난해 6월말 직원 수가 3만36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대략 1억4000만원의 계산이 나오며, 이 중 80%를 올해 지급받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훌쩍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내년에는 말 그대로 ‘성과급 잭팟’가 예고된다.

LG전자도 사업부별 차이를 보인다.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VS(전장)사업본부는 기본급의 539%를 받는다.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215~445%, 생활가전 사업을 맡은 HS사업본부는 200~320%가 각각 책정됐다. 반면 지난해 7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TV사업 담당의 MS사업본부는 47%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5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 성과급(기본급 150%)도 4년 만에 부활했다.

조선업종도 성과급 호황을 누린다. 작년 11월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 HD현대중공업은 합병 전 기준 HD현대중공업 소속 직원은 기준임금의 638%, HD현대미포 소속 직원은 559%의 성과급을 각각 안내했다. 실적 축포를 쏜 삼성중공업은 12년 만에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권의 경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신한·하나·NH농협 노사는 ‘2025년 임단협’에 합의했다. 임금 인상과 함께 200~350% 수준의 성과급을 타결했다. 시중은행은 지난해 대체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을 것이란 추산이다.

증권업종은 아직 구체적인 성과급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 단 작년 코스피 호황에 거래대금도 대거 몰린 만큼 실적도 호전, 회사 안팎에서는 만족할 수준의 성과급이 책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이차전지를 포함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종은 ‘성과급 제로’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일단 삼성SDI는 모든 사업부의 OPI 지급률을 0%로 정했다. SK이노베이션 작년 당기순손실이 5조4000억원으로 적자폭이 전년의 두 배 이상 커진 가운데, 배터리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조18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9771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중소기업들에게는 이마저도 남의 얘기다. 대기업과의 과도한 임금 격차에 성과급 기대감도 크게 저하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300인 이상 사업체 정규직의 대졸 초임은 평균 5302만원인 데 반해 30~299인 3595만원, 5~29인 사업체는 3070만원으로 떨어졌다. 5인 미만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2731만원으로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경총 관계자는 “대기업의 누적된 고율 임금인상은 기업 규모 간 임금격차를 심화시키고, 신규채용 여력을 약화시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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