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판도, 명예도 ‘굳이’…안정·실속 따지는 Z세대

장형임 기자 2026. 2. 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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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문대 취업률, 4년제보다 9%p ↑
서울권 중하위 사립대보다 지방大 지원 선호
특성화고 입학 경쟁률도 상승…“취뽀가 우선”
경기 침체·취업난에 실리주의적 경향 강해져


1020 세대에서 ‘수도권 4년제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점차 빛바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장기 취업난으로 인해 실리주의적인 가치관이 확산함에 따라 경제적 안정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분위기다. 취업이 보장되는 전문대학이 주목받는 것은 물론, 아예 대학교를 건너뛰고 곧바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직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10대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2025년 대학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129개 전문대의 평균 취업률은 70.9%로 2023년(71.5%) 이후 3년 연속 70%대를 돌파했다고 1일 밝혔다.

같은 해 4년제 대학 취업률은 61.9%였다. 전문대 취업률은 지난 10년 동안 매번 4년제 대학 취업률을 앞질렀지만 격차가 9.1%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대와 4년제대의 취업률 격차는 2016년 5.3%포인트대였다가 2017년부터 줄곧 6%포인트를 넘었다. 최근 3년을 보면 2023년 6.6%포인트, 2024년 8.0%포인트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9%포인트대를 넘으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동시에 전문대의 2026학년도 정시 지원자도 크게 늘었다. 서울권 9개 전문대의 정시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25.0% 증가하고 평균 경쟁률은 10.49대 1에서 15.67대 1로 뛰었고, 인천권 3개 전문대와 경기권 16개 전문대의 정시 지원자 수는 전년보다 각각 37.5%,33.9%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4년제대 졸업 후에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대는 높은 취업률 때문에 정시 지원자 수가 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권 · 지방권 대학 경쟁률 격차


같은 맥락으로 지방권 대학 경쟁률도 상승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지방권 학생들이 서울·수도권 대학보다 집 근처 대학을 선호해서다. 이달 11일 종로학원 자료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권과 지방권 대학 간 경쟁률 격차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좁혀졌다.

전국 190개 대학의 최근 5년간 정시 지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권 대학 평균 경쟁률은 6.01대 1, 지방권은 5.61대 1이다.

서울권과 지방권 대학 간 경쟁률 차이는 앞서 2022학년도 2.77대 1였지만 이후 2.21대 1, 2.10대 1, 1.84대 1로 매년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0.40대 1까지 떨어지며 5년새 최소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방권 대학 경쟁률이 해마다 올랐기 때문이다.

지방권 대학 경쟁률은 2022학년도 3.35대 1에서 23학년도 3.60대 1, 2024학년도 3.70대 1, 2025학년도 4.20대 1에서 2026학년도에는 5.61대 1로 뛰었다. 임 대표는 이같은 지방세 강세를 견인한 것도 수험생의 ‘실리주의’라고 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수도권과 지방 모두 취업 여건이 녹록지 않은 데다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수험생들이 집에서 가까운 지방 대학에 지원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명문대가 아닌 (하위권) 서울 소재 대학보다는 경쟁력 있는 지방권 대학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6학년도 직업계고 지원 현황


아예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지역 직업계 고교 12곳의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 경쟁률은 모집인원 1794명에 지원자 수 2375명으로, 평균 1.32대 1을 기록했다.

이로써 광주 직업계 고교 12곳에서는 전부 2년 연속 지원자 수가 신입생 모집 정원을 초과했다. 앞서 2025학년도에는 광주광역시 직업계고(정원 1815명)에 총 2271명이 지원한 바 있다. 경북교육청 역시 지난해 진행한 2026학년도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 원서 접수 결과 전체 평균 경쟁률이 1.2:1로 전년(1.13:1)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직업계고 인기가 높아진 것은 Z세대(1995~2010년생) 학생들 가운데 진로 결정 과정에서 실리주의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등학교 재학 중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 투입돼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직업 교육의 강점이 높게 평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경북교육청 역시 최근의 지원 열기에 대해 “직업계고의 취업 경쟁력이 강화된 결과 경쟁률 상승이라는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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