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도 설에는 가족과 쉬고 싶다”···쿠팡 향한 ‘휴식권 보장 촉구’ 목소리

우혜림 기자 2026. 2. 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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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다녀와도 된다고 말하지만 지켜진 적 없어”
택배노조, 집회 열고 ‘“속도 경쟁 체제 중단해야”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권도현 기자

택배 노동자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쿠팡을 향해 휴식권 보장을 촉구했다.

CJ대한통운·우체국택배·롯데택배 등 택배사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설 연휴 휴식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택배 노동자도 설에는 가족과 함께 쉬고 싶다”며 “이를 위해 쿠팡이 주도하는 과도한 속도 경쟁 체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소속 활동가가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설 연휴 휴식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이들은 쿠팡이 ‘1년 365일 로켓배송 시스템’으로 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몬다고 말했다. 쿠팡에서 일하다 부당 해고된 전용석씨는 “쿠팡은 언제든지 휴가를 다녀와도 된다고 말하지만 지켜진 적이 없다”며 “아파도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 등 등이 2024년 10월 심야 택배업무 종사자 102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새벽배송 종사자 65%가 ‘휴식이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전씨는 “아버지도 20년 넘게 택배기사로 일하셨는데 명절 때 집에 돌아와 시간을 보내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가족과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영어공부를 틈틈이 하셨는데 결국 과로로 병을 얻고 해고되셨다”고 말했다.

이들은 쿠팡 노동자의 휴식권 문제가 택배산업 전반의 문제라고 말했다. 남희정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은 “CJ에서도 쿠팡을 따라 2회전 배송을 실시하려고 한다”며 “쿠팡이 만들어놓은 배송 속도 경쟁을 멈추지 못한다면 배송기사들은 과로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2회전 배송은 배송기사가 물품을 인수하는 배송캠프와 배송구역을 두 번 왕복하는 방식이다. 쿠팡은 새벽배송은 여기서 더 늘린 3회전 배송으로 운영한다.

‘1·30 쿠팡 규탄 분노의 시민대행진’ 참가자들이 30일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CLS)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항의 구호가 적힌 스티커를 사무실 앞에 붙이고 있다. 김태욱 기자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8일 휴식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튿날 제3차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전체회의에서 해당 요구를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쿠팡이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자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0여 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함께 ‘쿠팡 피해자 행동의 날’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비롯해 과로사 문제, 산업재해 은폐, 입점 업체에 대한 갑질 등 여러 의혹에 휩싸여 있다. 지난 30일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셀프 조사’를 통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경찰에 처음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로저스 대표는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으로도 고발됐다.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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