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성장’의 이면…韓법인 순이익보다 미국 이전 자산 더 많아

박순원 2026. 2. 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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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한국법인이 지난 2024년 한국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자금을 미국에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로켓 성장'의 이면에는 한국법인의 이익을 깎아 미국 본사의 자산을 불리는 설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성과가 배당이 아닌 비용 형태로 미국 모회사에 이전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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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한국법인이 지난 2024년 한국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자금을 미국에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로켓 성장'의 이면에는 한국법인의 이익을 깎아 미국 본사의 자산을 불리는 설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특수 관계자 비용은 2020년 1500억원 수준에서 2024년 9400억원 수준으로 5년 만에 6배 불어났다. 지난 5년간 지급한 특수관계자 비용을 모두 합하면 2조5000억원이 넘는다. 특수관계자 비용은 국내 법인이 글로벌 빅테크의 모회사 또는 관계회사에 지급하는 경영자문료, 정보기술(IT) 서비스 이용료 등을 말한다.

쿠팡의 지난 2024년 매출은 41조2901억원,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이었다. 여기에 각종 세금과 비용을 제한 뒤 한국에 남은 순이익은 7849억원이다. 같은 해 미국 본사 등 특수 관계자에게 지급한 비용이 순이익보다 1500억원 이상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쿠팡은 2024년 미국 본사 직속 자회사인 '쿠팡 글로벌 LLC'에 가장 많은 6195억원을 집행했다. 쿠팡 글로벌 LLC는 해외 직구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으로 쿠팡과 마찬가지로 미국 본사 쿠팡Inc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쿠팡이 산업계로부터 '한국이 현금 인출기'냐고 비판받는 이유다.

업계에선 쿠팡의 자금 이전 방식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쿠팡이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성과가 배당이 아닌 비용 형태로 미국 모회사에 이전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배당은 세금을 낸 뒤 남은 이익을 분배하는 방식이지만, 경영자문료나 IT 수수료는 세금을 내기 전 비용으로 처리된다. 과세 회피성 자금 이전이라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국법인 쿠팡은 설립 이후 배당을 한 적이 없다. 지난 2024년 기존의 누적 결손금을 모두 해소하고 잉여금을 쌓으면서 작년에 첫 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다른 외국계 기업도 한국에서 발생한 이익을 본국으로 보내지만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구글이나 애플은 한국 매출의 상당 부분을 특허 로열티와 지식재산권(IP)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자금을 보낸다.

반면 쿠팡은 외부에서 산출 근거를 확인하기 어려운 IT 시스템 유지·보수비와 경영자문 용역비 등을 이전 명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면, 쿠팡은 한국 소비자와 노동자들로부터 발생한 매출을 본사로 이전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또 구글과 애플 등은 미국 본사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따라 한국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쿠팡을 지배하는 미국 법인 쿠팡Inc는 미국 사업은 하지 않고, 지배 구조만 유지하며 쿠팡 한국법인 경영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쿠팡 본사.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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