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 먹는 고양이·유모차 타는 개...펫이 상전이 된 시대, 시장 규모 봤더니

배윤경 기자(bykj@mk.co.kr) 2026. 2. 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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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함께 보는 틴매일경제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명
2024년 전체 가구 26.7% 달해
2032년까지 20조 시장으로 성장
지난달 16일 삼성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2026 가낳지모 캣페어 현장. 방예별 인턴기자.
“고양이 장난감 보고 가세요! 3개 5000원!”

지난달 16일 삼성 코엑스 전시장 문이 열리자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원목 캣타워 숲이 펼쳐졌어요. 알록달록한 깃털 막대를 흔드는 직원들 사이로 기다란 장난감을 등에 메고 다니는 사람이 보였죠. 영락없는 무림 고수였어요. 고양이 집사들의 필수 코스, ‘가낳지모 캣페어’ 현장입니다.

가낳지모는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모신다’를 줄인 말입니다. 이름이 재밌지만 요즘 반려동물 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줘요. 장난감을 힘차게 흔드는 부스 직원의 외침과 홀리듯이 부스를 구경하는 애묘인의 열기 속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펫코노미(Petconomy) 세계를 들여다봤어요.

펫코노미란 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를 합친 말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모든 산업을 뜻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명 시대에 접어들었어요. 2024년 말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약 26.7%인 591만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죠.

전문가는 시장이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32년에는 약 2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답니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1인 가구가 늘어난 영향이 큽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 휴머나이제이션(Pet-Humanization) 현상이 시장을 키우고 있죠.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눈에 띈 트렌드는 단연 고급화였어요. 배를 채우기 위한 사료 대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휴먼 그레이드’ 제품이 대세로 자리 잡았죠. 전시장에는 열빙어부터 도미, 가자미, 삼치, 방어에 과메기까지 화려한 간식 라인업이 집사의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양손 가득 간식을 든 한 관람객은 “사실 저는 오늘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었지만… 고양이 팔자가 사람보다 낫다니까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죠.

반려동물을 위해 한 달에 얼마나 쓸까요?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매월 평균 19만4000원을 쓴다고 해요. 치킨 7~8마리는 거뜬히 사 먹을 수 있는 돈이죠. 작년보다 26%나 늘어난 수치인데요, 내 밥값은 아껴도 우리 집 막내에게는 지갑을 활짝 여는 소비 패턴이 확실히 자리 잡은 겁니다.

먹고 입는 의식주뿐만 아니라 최신 기술과 금융 상품도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고양이 얼굴을 인식해 누가 배변했는지 기록하고 건강 상태를 체크해 주는 인공지능(AI) 자동 화장실 같은 펫테크(Pet-Tech) 제품이 높은 관심을 받았어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펫 금융’입니다.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비 부담이 크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최근 2년 동안 평균적으로 치료비 102만7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돼 2년 전보다 2배 가까이 껑충 뛰었을 정도예요.

지난달 16일 삼성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2026 가낳지모 캣페어 현장 내 펫보험 관련 부스. 방예별 인턴기자.
현장 펫보험 부스는 상담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놀랍게도 앳된 얼굴의 대학생 집사가 꽤 많았습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오늘 상담받은 분 대부분이 대학생”이라며 “요새 20대 가입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반려동물이 아플 때 당장 큰돈을 내기 힘든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매달 보험료를 납부하며 미래의 위험을 막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죠. 2025년 20대의 펫보험 가입률은 17.3%로 2023년보다 6%포인트나 오르며 전 연령대 중 가입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펫코노미 시장은 이제 덩치가 커지는 것과 동시에 질도 좋아지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귀여운 반려동물 모습 뒤에는 매달 20만원의 양육비와 100만원이 넘는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존재하죠.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경제적 준비와 계획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지갑과 마음은 반려동물을 맞이할 준비가 되셨나요? 배윤경 기자. 방예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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