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원의 유행街] 국산 주류 침체는 도수 아닌 맛 때문?… 부상하는 日 주류

박순원 2026. 2.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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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케 간바레오또상. [컬리 제공]


국내 주류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서도 고공 성장 중인 주종이 있다. 국내 주요 유통 채널 주류 매대에서 진열 비중을 늘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일본 주류의 이야기다. 일본 주류는 맥주와 사케, 위스키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맛'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 취향을 파고 들고 있다.

일본 주류는 한때 국내서 크게 위축됐던 카테고리다. 지난 2019년 '노재팬' 불매 흐름이 거세게 불면서 수입과 소비가 모두 줄었다. 국내 유통 채널에서 일본 주류는 한동안 진열 자체도 조심스러운 존재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소비와 판매 모두 크게 상승하고 있다. 관세청 수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7915만달러(약 1100억원)로, 2위 그룹인 미국산(3140만달러)과 중국산(1991만달러)를 크게 앞섰다.

일본산 다른 주류 카테고리도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주류시장은 이미 저도주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지만, 일본산 사케와 위스키는 이런 흐름을 거스르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사케 도수는 15~16도 수준인데, 우리나라 소주의 평균 도수가 16도 이하로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사케의 인기를 단순히 저도주 트렌드로 설명하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국내 주류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밀리지 않기 위해 변화를 주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30일 소주 '새로'의 원재료를 기존 보리 증류주에서 국산 쌀 증류주로 전환하기로 했다. 새로는 지난 2022년 출시해 8억병 이상 팔려 시장에 안착한 제품인데, 그럼에도 맛에 미묘한 변화를 주는 선택을 한 것이다.

롯데칠성이 선택한 쌀 증류주 방식은 주로 일본 사케가 맛을 내는 것과 비슷한 제조 방식이다. 쌀 증류주는 보리 증류주에 비해 목넘김이 부드럽고, 상대적으로 고급 주류 이미지를 주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일본 사케 역시 쌀을 기반으로 한 주종이다.

국내 주류 회사들은 지난 몇 년간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그 원인을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회식 문화와 저도주 확산 문화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침체됐어도 분명 선택받는 주류는 존재한다. 어쩌면 국내 주류 소비 감소의 원인은 도수가 아니라 맛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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