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新국방전략 실행되면…전작권 전환 가시화·주한미군 역할 축소[이현호의 밀리터리!톡]
2030년 6월 3일 전작권 전환 가시화
주한미군감축 우려 가능성 배제 못해

지난 1월 22일(현지 시간) 전쟁부로 이름을 바꾼 미 국방부가 지난해 말 발표된 국가안보전략(NSS)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작성한 문건인 국가방위전략(NDS)를 발표했다. 국가안보전략 NSS는 대통령이 작성 책임자고 국가방위전략 NDS는 국방장관이 작성 책임자다.
이번 NDS의 핵심은 서반구, 즉 북미와 남미를 아우르는 아메리카 대륙 방어에 집중하고 중국 억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장 국가안보전략 NSS에 2백 년 전에 등장한 ‘먼로주의’란 표현이 사용됐다. 북미와 남미, 그리고 그린란드까지 미국의 지역 패권 영역인 이른바 ‘서반구’로 표현한 것으로 본토 방어에 필요한 차세대 방공망 ‘골든 돔’을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뒷받침한 셈이다.
일각에선 앞으로 세계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새로운 국가방위전략에 미국의 창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일본 규슈에서 시작해 필리핀과 오키나와 타이완을 잇는 이른바 제1열도선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물론 동맹국과 함께라는 표현이 적시했다.
유럽과 중동 등 다른 지역에선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자국 방어의 1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세계 전략은 서반구를 중심으로 한 아메리카 대륙과 그린란드에서 군사적 패권을 강화한 이후 동맹들과 연합해 인도 태평양에서 중국의 세력 확대를 막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입장에선 한반도와 관련해 한국의 방위역량을 높게 평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미국이 대북방어의 제1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한미 동맹의 대북억제력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한국군이 미군으로부터 주요 영역에서 인수하는 분야들이 늘어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예컨대 과거엔 정보감시능력이 미군에 비해 떨어져 전시작전권 반환시 안보 공백이 있는거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지만 현재로선 큰 문제는 없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이 실행되면 한국의 전작권 전환은 빠르게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이 주도적인 대북방어를 책임지게 되면 주한미군의 위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북 억제에 있어 한미공조가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주한미군이 타 지역 유사시 신속 대응이 가능하도록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이다.

미국의 새 국방전략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데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최근 한미가 여러 계기에 강조하고 있는 ‘재래식 방어는 한국이 주도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 2025년 12월 열린 핵협의그룹(NCG) 공동성명에도 ‘한국이 한반도 재래식 방위에 대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점이 최초로 명기된 바 있다.
이런 까닭에 미국의 국방전략에서 대북 방어에서 한국의 책임을 강화한다는 점이 강조돼 전작권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전통제권이란 특정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지정된 부대를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현재 평시작전권은 한국군 합참의장(4성 장군)이, 전시작전권은 미군 4성 장군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행사하고 있다.
현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임기(2030년 6월 3일) 내에 전작권 전환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의 새 국방전략 보도를 소개하면서 “세계 5위 군사력을 가진 대한민국이 스스로 방어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구성된다. 한미는 지난해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을 통해 올해 전작권 전환의 3단계 중 2단계인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만약 올해 FOC 검증이 마무리되면 마지막 단계인 FMC 평가 및 검증으로 넘어간다. 3단계는 사실상 양국 통수권자의 정무적 결단의 영역으로, 현 정부 내의 전작권 전환이 가시화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주한미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미 국방 당국자들은 최근 주한미군은 숫자가 아닌 역량이 중요하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규모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물론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한반도만큼 제격인 데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주한미군 규모가 줄어들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많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미 상원이 주한미군 감축을 사실상 못 하게 묶어두는 내용의 2026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독자적인 병력 조정 구상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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