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1만원인데...네 가족 배 터지게 먹던 짜장면, 이젠 '혼밥'해야

이병권 기자 2026. 2. 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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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의 시대다.

1만원 자장면이 일반화된 지금의 Z세대·알파 세대는 인터넷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지금은 7654원으로 올랐고 서울 도심 상권에서는 한 그릇에 1만원을 받는 곳도 찾아볼 수 있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도 6500원에서 1만원 턱밑까지 올랐고 여름이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는 냉면 한 그릇 가격도 8154원에서 1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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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당신의 돈이 잠든 사이③ 물가 오르니 떨어지는 돈의 가치
[편집자주] 유동성의 시대다. 돈이 풀리자, 돈은 가치를 잃었다. 시중에 풀린 돈은 자산 시장으로 향했다.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는 달라진 자산 시장의 흐름을 보여준다. 자산 가치가 올라가자 돈의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 랠리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실제로 가난해졌다. 그 현상을 짚어본다.

'1999년도 짜장면 가격'이라는 제목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캡처.

#. 외환위기(IMF)를 겪던 1998년 말 GOD는 자식 사랑에 '자장면이 싫다'고 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했지만 그래도 2000년대 초반 '1만원'이면 4인 가족이 중국집 외식이 가능했다.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2000~2500원이었다. 탕수육 소(小)자는 5000원이면 먹을 수 있었다.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은 복학생들이 새내기 후배들을 거느리고 선배놀이 하기에도 부담없던 시절이었다. 간혹 "전 간짜장이요"라고 외친 신입생은 '눈치없는 놈'으로 낙인 찍히긴 했지만 낭만이 살아있던 시대였다.

개화기 인천 개항과 함께 화교에 의해 들어온 자장면은 경제개발 시기를 거치면서 대표적 서민음식으로 자리잡았다. 가격은 1970년대 200원대를 유지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1000원대로 올라섰고 IMF를 거치면서 3000원대로 뛰었다. 1만원 자장면이 일반화된 지금의 Z세대·알파 세대는 인터넷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지폐에 적힌 숫자는 같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돈이 가진 실질적인 힘은 서서히 약해진 것이다.

주요 음식·생활서비스 가격 변화/그래픽=김다나


당장 10년 전과 비교해봐도 물가 상승은 충분히 체감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2016년 1월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4624원이었다. 지금은 7654원으로 올랐고 서울 도심 상권에서는 한 그릇에 1만원을 받는 곳도 찾아볼 수 있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도 6500원에서 1만원 턱밑까지 올랐고 여름이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는 냉면 한 그릇 가격도 8154원에서 1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유명 평양냉면집에선 한 그릇에 1만7000원까지도 받는다. 직장인들의 '회식 필수' 메뉴 삼겹살 1인분은 이제 2만원을 호가하는 게 당연해졌다.

먹거리만큼 생활 서비스에 드는 금액도 만만찮게 올랐다. 미용실에서 커트를 받으려면 2016년에는 1만5538원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2만3769원이 든다. 값비싼 파마나 염색까지 한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상·하의 드라이클리닝 세탁비도 1회 6923원에서 1만615원으로 올랐다.

생활물가지수 기반 주요품목 물가 상승률/그래픽=김다나


과일·채소류와 생물류 등 품목의 물가 상승 폭은 더 컸다. 국가데이터처의 생활물가지수를 살펴보면 모든 품목 가운데에서 귤이 지난 10년 동안 3배 넘게 가격이 뛰어 오름폭이 가장 컸다. 대형마트를 가보면 최근엔 귤 1㎏ 한 박스가 1만원을 넘는다. 뒤이어 오징어가 2.84배, 배추가 2.35배 올랐다.

제품 용량·크기·수량을 줄여서 눈속임하는 '슈링크플레이션'까지 감안한다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숫자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생활물가지수는 약 1.27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10년 전에 1000만원으로 살 수 있던 재화와 서비스가 약 787만원어치로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통장에 있는 숫자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가치는 213만원 감소한 셈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를 현명하게 방어하려면 보유 자산 역시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자가 없다시피 한 급여 통장이나 현금 형태로 '잠들어 있는 돈'은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가만히 두면 돈이 할 수 있는 일은 나도 모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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