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한화’ 김동관의 실용주의 리더십…이제는 ‘숫자’로 증명할 시간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한경비즈니스외고 2026. 2. 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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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방산·에너지 산업에서 경영 능력을 실질적 성과로 입증해야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중심에 섰다. 최근 단행된 (주)한화의 인적 분할 결정은 단순한 사업 재편을 넘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뉴 한화’의 서막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방산·조선·에너지라는 한화그룹의 미래 핵심 먹거리가 김 부회장의 지휘 아래 집결됐고, 이는 그가 명실상부한 그룹의 후계자이자 사령탑임을 대내외에 공표한 것과 다름없다.

특히 2025년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기점으로 이어지고 있는 그의 광폭 행보는 그가 국내 재계의 울타리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음을 증명한다.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를 위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팀 코리아’를 결성하고 다보스포럼 기고문을 통해 탈탄소 해양 생태계를 주창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이제 막 닻을 올린 ‘김동관호(號)’의 순항 여부는 그의 리더십이 얼마나 신뢰감 있게 대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되느냐에 달려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5년 8월 26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이재명 대통령,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선박 명명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Appearance
 슈트는 외교 문서다

김 부회장의 프로필 사진을 살펴보면 신뢰를 상징하는 짙은 네이비 핀스트라이프 슈트를 착용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그룹의 상징색인 오렌지 컬러의 타이를 매치했는데 이는 그룹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적통자의 자부심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시각적으로 강력하게 드러낸다. 핀스트라이프 패턴이 주는 진취적이고 날렵한 이미지는 젊은 경영자의 역동성을 대변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관련 행사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 함께한 사진 속 옷차림은 ‘형식보다는 실리, 권위보다는 소통’을 중시하는 김 부회장의 실용주의적 리더십을 대변한다.

턱시도를 입은 정계 인사들 사이에서 턱시도 대신 짙은 네이비 톤의 다크 슈트에 은은한 광택이 감도는 페일 핑크 실버 톤의 타이를 매치하고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은 한화의 방산과 에너지 세일즈를 위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부친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및 형제들과 함께한 기념식 사진에서는 채도를 낮춘 차분한 다크 슈트와 푸른 톤의 타이를 매치해 튀지 않으면서도 질서를 지키는 조화로움을 보여준다.

이처럼 김 부회장의 옷차림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송출하는 ‘전략적 무기’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Behavior
 고요함 속에 감춰진 과감한 승부사 본능

김 부회장의 태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겸손한 자신감’과 ‘거침없는 광폭 행보’의 절묘한 공존이다.

그는 평소 차분해 보이지만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목표를 향해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공격적인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한다. 겉모습은 고요해 보이지만 그 내면과 행동은 누구보다 치열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반전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최근 그의 동선은 이러한 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보스포럼 기고문을 통해 글로벌 어젠다를 논의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다시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정의선 회장과 손을 잡는 등 발 빠른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이는 그가 단순히 보고받는 관리자가 아니라 현장을 직접 누비며 문제를 해결하는 ‘필드형 리더’임을 방증한다.

또한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 경쟁자인 독일과 맞서기 위해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과 ‘원팀’ 협력을 끌어낸 점은 그가 연대와 협력을 통해 판을 키울 줄 아는 유연한 사고와 포용력을 지녔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는 보수적인 방산업계에 ‘젊은 한화’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김민석 국무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2025년 10월 한화오션이 건조한 잠수함인 장영실함에 오른 모습. 사진=한화오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5년 10월 30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대화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를 환영하기 위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한화오션 임직원들은 캐나다 참전용사 추모 의미로 빨간 양귀비꽃 배지를 왼쪽 가슴에 착용했다. 사진=한화오션

 Communication
 논리로 설득하고 비전으로 압도하다

김 부회장은 화려한 수사보다는 명확한 데이터와 논리를 바탕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로지컬 커뮤니케이터’다. 그는 단순히 ‘우리 배를 사달라’고 세일즈하지 않았다. 대신 “전기 추진 선박을 통한 무탄소 해양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거시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글로벌 화두인 ‘기후 위기 대응’과 한화의 기술력을 교묘하게 결합한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그는 방산과 에너지라는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주제를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보편적인 가치로 치환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들의 공감을 끌어내고자 했다.

또한 하버드대 출신다운 영어 구사 능력과 글로벌 감각은 그의 소통에 힘을 실어준다. 그는 통역을 거치지 않고 해외 정재계 인사들과 직접 소통하며 대화를 나눈다. 이는 정보의 왜곡을 막고 상대방과 깊은 신뢰 관계(Rapport)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무기가 된다.

국내에서는 임직원들에게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격의 없이 다가가려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철저하게 ‘준비된 미래 권력’으로서의 무게감 있고 정제된 언어를 구사하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4년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에서 한화의 해양 탈탄소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시험대 오른 ‘뉴 한화’의 리더십, 실질적 성과가 곧 해답

김 부회장은 지금 경영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주)한화의 인적 분할로 승계 구도는 명확해졌고 그룹의 핵심 역량은 그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리더 브랜딩의 완성은 결국 ‘실체적 성과’로 귀결된다.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라는 ‘대어’를 낚아 올리는 것이다. 이는 그가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독자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다.

둘째, 그룹 재편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잡음과 한화에너지 합병 등을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을 투명한 소통으로 해소해야 한다.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명분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실질적인 주주 가치 제고가 뒤따라야 한다.

김 부회장은 이제 ‘재벌 3세’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방산·에너지 거물’로 진화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전략적 슈트는 단순한 의복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 영토 확장을 위한 실질적인 ‘전투복’으로 해석된다.

또한 그의 매너는 국익 창출을 위한 고도의 외교적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 이제 김 부회장은 그룹의 차기 리더라는 상징성을 넘어 냉혹한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진정한 ‘게임체인저’로서 경영 능력을 실질적 성과로 입증해야 할 시점이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PSPA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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