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불합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시한 임박…공론화 시동
숙의토론·여론조사로 시민 의견 수렴
공론화 결과 토대로 국회서 법 개정 논의
헌재가 정한 2월 28일 개정 시한은 넘길 듯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지난 2024년 8월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내주 출범한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50년 탄소중립(순배출=0) 달성을 목표로 제정된 해당 법률이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2030년까지만 제시하고, 2031~2049년 목표를 누락해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정부와 국회 기후특위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론화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토대로 법 개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논의 시작 시점이 늦어지면서 헌재가 올해 2월 28일로 정한 법 개정 시한은 지키기 어려워졌다.
공론화 뒤 입법 논의…헌재가 정한 '2월 28일' 개정 시한 넘길 듯
공론화위원회는 국회 기후특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과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을 포함해 이해관계 조정을 담당할 갈등조정 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전문가자문단 15명도 함께 참여해 숙의를 지원한다.
지난 2024년 1월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산하에 공론화위원회를 두고 국민연금 개혁안을 논의했던 것처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역시 공개 토론과 여론조사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대안을 마련한 뒤 입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회 기후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위성곤 의원실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작년 말, 입법에 앞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자는 방침을 의결했고, 이후 기후특위 행정실과 국회 입법조사처장실이 (공론화위원회 출범) 준비단을 맡아 여론조사 업체 선정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2036~2049년 감축 목표 핵심 쟁점…범위 제시 가능성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면서도 2031~2049년 감축 목표의 정량적 수준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것은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해 최소한으로 취해야 할 '과소보호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별도의 공론화를 거쳐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확정해 유엔에 제출한 만큼, 남은 2036~2049년 감축 목표가 이번 공론화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위 측은 중장기 목표인 점을 고려할 때 2036~2049년 감축 목표 역시 2035년 NDC처럼 범위 형태의 수치로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정 수치를 명시할지, 다른 형태의 정량적 기준을 둘지는 공론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위성곤 의원실 관계자는 "공론화 결과를 기후특위가 다시 받아 입법 논의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발의안 5건…감축 수치 놓고 스펙트럼 넓어
지난해 6월 가장 먼저 법안을 발의한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2030년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50% 이상으로 상향하고 △2035년 65% 이상 △2040년 75% 이상 감축목표를 적용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은 △2035년 65% △2040년 85% △2045년 95% 이상 감축하는 중장기 목표를 담은 개정안을 지난해 7월 발의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2035년 35~61% △2040년 80% △2045년 90%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감축 비율을 정하자는 안을 제시했고, 위성곤 의원은 △2030년 35% △2035년 60% △2040년 80% △2045년 95% 이상 감축을 제안했다.
같은 당 박지혜 의원은 국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30년부터 2045년까지 5년 단위로 설정해 △2030년 35% △2035년 65% △2040년 85% △2045년 95% 이상 감축하자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연금개혁 전철 밟을라"…공론화 한계 우려
숙의 토론과 여론조사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다른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의견이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을지도 변수다.
앞서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공론화 절차를 거쳤음에도 현재 세대 의견이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미래 세대에 불리한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으로 귀결돼 '개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기후위기 대응 역시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현재 세대가 미래 기술에 대한 기대를 전제로 낮은 감축 목표를 설정할 경우, 미래 세대는 더 심각한 기후 피해와 함께 훨씬 가혹한 감축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
헌재에 제기된 4건의 기후소송 가운데 '아기소송' 청구인인 당촌초등학교 5학년 김한나 양은 지난해 8월 기자회견에서 "미래 세대는 기후위기의 영향에 더 크게 노출되지만 정치 과정 참여가 제한된다"며 "국가가 더 엄격한 입법 의무를 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양은 2020년 아시아 최초 기후소송을 제기할 당시 유치원생이었으며,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에는 감축 부담을 직접 떠안는 30대 중반의 '허리 세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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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서윤 기자 sa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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