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마시면 설탕세 낼 일 없네…탄산 시장 장악한 ‘이 음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박민기의 월드버스]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6. 1. 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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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 도움’ 광고 다이어트 콜라
웰빙문화 확산에 승승장구했지만
무설탕 ‘제로 콜라’ 등장에 풍전등화
美 탄산업계 매출 증가분 52% 차지
‘설탕 vs 인공 감미료’…건강 우려도
미국 한 마트에서 고객이 장을 보는 모습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장에 나온 다이어트 콜라는 출시 초기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1950~1960년대 체중 감량과 건강 관리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미국 탄산 업계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콜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2차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탄산 업계의 양대산맥인 코카콜라와 펩시 모두 1960년대 다이어트 콜라를 출시하며 선제적인 시장 장악에 나섰습니다.

초반에는 ‘다이어트 펩시’를 앞세워 ‘전국 유통이 가능한 다이어트 콜라’라는 이미지를 확보한 펩시가 우위에 섰습니다. 코카콜라 역시 저칼로리 콜라인 ‘탭’을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펩시에 뒤처졌습니다. ‘코카콜라’라는 이름은 주력 콜라 제품에만 사용한다는 회사 방침에 따라 이같이 이름을 지었지만, 오히려 제품명에 트레이드 마크가 빠져 판매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습니다.

결국 코카콜라는 지난 1982년 제품명을 ‘다이어트 코크’로 바꾸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다이어트 코크는 1983년 미국 탄산 시장 비중의 4.6%를 차지해 전체 5위로 올라서며 다이어트 펩시(2.5%·전체 9위)를 따돌렸습니다. 다이어트 코크의 성장세가 확대된 1984년에는 시장 비중이 5%대를 넘어가며 코카콜라와 펩시에 이은 3위까지 순위가 올랐습니다. 콜라를 마셔도 살이 안 찔 것이라는 기업들의 캐치프레이즈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먹혀든 것입니다.

이대로 영원히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다이어트 콜라도 새로운 경쟁 상대가 나타나면서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됐습니다. 다이어트를 넘어 무(無) 설탕을 강조한 ‘제로 콜라’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건강과 관련한 ‘웰빙 집착 소비’가 확산하면서 제로 코크와 펩시 제로 슈거의 판매량은 수직 상승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지난해 코크 제로, 펩시 제로 슈거와 같은 제로 슈거 제품은 미국 탄산음료 시장 내 매출 증가분의 52%를 차지했습니다.

코카콜라와 펩시 모두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9월 제로 슈거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설탕이 들어간 일반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비롯해 다이어트 펩시의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트 창고에 보관 중인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설탕 대량 섭취는 꺼리지만 일일이 칼로리를 계산하지 않고 다이어트 문화에 큰 관심이 없는 젊은 소비자층이 반응하면서 제로 슈거 제품은 단기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젊은 층의 반발심을 일으킬 수 있는 ‘다이어트’라는 용어 대신 한층 더 건강해보이는 이미지를 주는 ‘제로’라는 단어에 소비자들이 반응했다는 분석입니다.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면 느낄 수 있는 인공적인 맛 대신 제로 콜라를 마시면 기존의 일반 콜라를 마시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소비자 평가도 있습니다.

제로 코크와 펩시 제로 슈거의 성공을 지켜본 다른 탄산음료 기업들도 관련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선키스트와 캐나다드라이 등을 포함해 10여개의 탄산음료 브랜드를 보유한 큐리그 닥터페퍼는 닥터페퍼 블랙베리 제로 슈거, 스트로베리스 앤 크림 제로 슈거 등 새로운 맛 수십종을 새로 출시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인 닥터페퍼는 지난해 3분기 미국 탄산 시장에서 매출 14.4% 증가를 기록하며 커피 사업에서의 부진을 일부 상쇄했습니다.

다이어트와 제로 콜라 모두 설탕이 들어간 기존의 탄산음료를 대체하기 위한 ‘칼로리 제로’ 제품으로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를 사용합니다. 이들 중 일부 제품에는 아스파탐이 포함되는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 연구소(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습니다. 스테비아와 에리트리톨과 같은 설탕 대체재는 잎과 과일 등에서 발견된 천연 원료이지만 다른 인공 감미료와 마찬가지로 안전성을 결정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아직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 터프츠대 프리드먼 스쿨 산하 ‘푸드 이즈 메디슨’ 연구소의 다리우시 모자파리안 소장은 “이 같은 물질들은 우리 몸에서 부정적 작용을 일으켜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지난 수년간 과학자들은 첨가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최근 연구 결과들은 이런 가정이 불확실할 수 있다는 데 힘을 싣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설탕이 들어간 기존의 탄산음료보다는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제로를 마시는 것이 ‘그나마 덜 나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인공 감미료를 섭취해도 건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이미 오랜 연구로 해로움이 확실히 입증된 설탕을 대량 섭취하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매일 쫓기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알면 알수록 더 좋은 국제사회 소식.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 주의 가장 핫한 이슈만 골라 전해드립니다. 단 5분 투자로 그 주의 대화를 주도하는 ‘인싸’가 될 수 있습니다. 읽기만 하세요. 정리는 제가 해드릴게요. 박민기의 월드버스(World+Univers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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