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차고 헛배 부를 때, 식단을 살펴라 [박민선의 건강톡톡]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6. 1. 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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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하며 이른바 헛배가 부르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유독 많다.

복부에 가스가 차면 헛배만 부른 것이 아니라 복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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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 식이섬유 줄이고 지방·단백질 늘리면 대부분 회복

(시사저널=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겨울철에는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하며 이른바 헛배가 부르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유독 많다. 복부에 가스가 차면 헛배만 부른 것이 아니라 복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식욕이 떨어져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활동량도 줄어들고 우울한 증상까지 생기기도 한다.

ⓒChatGPT 생성이미지

진료실을 찾은 70대 남성은 한눈에 보기에도 배만 유독 불룩해 보였다. 이미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복부 CT 등 복강 내 장기에 대한 검사를 받았지만, 뚜렷한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음주를 자주 하는 편도 아니었다.

환자는 평소 섬유질 섭취를 위해 과일을 껍질째 먹고, 아침식사로 채소 섭취를 늘리며 달걀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배가 자주 더부룩하고 불러오는 증상 때문에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간헐적으로 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섬유질은 장운동을 촉진해 고기류나 기름진 음식의 소화를 돕는다. 그러나 섬유질 자체는 소화·흡수가 잘되지 않는 영양소이기도 하다. 이 환자의 경우, 소화가 잘되지 않는 과일을 껍질째 섭취하는 식습관에 더해 식사를 간헐적으로 거르면서, 장운동의 리듬이 오히려 불규칙해졌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운동이 저하되면서 장에 가스가 차기 쉬운 환경이 형성됐고, 그 결과로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됐다.

소화관처럼 연동운동을 하는 장기는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물이 원활히 이동하지 못해 정체되기 쉽다. 이 경우 대장으로 내려가는 음식물 찌꺼기가 늘어나고, 대장 점막에 존재하는 가스를 생성하는 장내균과 반응하면서 가스가 차고 더부룩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위장관 운동성이 저하됐을 때나 끼니를 거른 뒤 다음 식사에서 과식해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진 경우, 또는 이 환자처럼 소화가 더딘 과일과 채소를 무리하게 많이 섭취할 때가 대표적인 예다.

속 불편함이 반복될 때, 식단을 잠시 바꿔야 

이런 환자에게는 생채소나 김치류보다는 굽거나 데친 채소, 씻어 볶은 김치처럼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조리한 채소를 권한다. 그럼에도 흡수가 잘되지 않아 묽은 변이 지속된다면, 일시적으로 채소 섭취를 줄이고 채소를 끓인 채수로 대체하기도 한다. 물론 이 정도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위장관 운동과 소화를 돕기 위한 약물치료를 단기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20~4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 나타난다면, 생채소나 과일 섭취를 줄이고 고기류와 오일류 중심의 식사를 권한다. 식사량을 늘리기 어려운 경우에는 열량이 높은 소고기류를, 식사량은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면 닭고기나 양고기처럼 소화가 비교적 편하고 열량이 낮은 고기류를 오일과 함께 조리해 섭취하도록 한다. 이렇게 조절한 식사로 두 끼 정도 무리 없이 소화·흡수가 이뤄지면, 대개 정상적인 생활 리듬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반면 고령층에서는 맑은 삼계탕이나 갈비탕처럼 정량의 절반만 먹어도 열량이 충분한 음식을 잠시 섭취하도록 해, 소화·흡수에 부담이 덜한 지방과 단백질 위주의 식사로 조절한다.

그렇다면 이런 영양치료는 언제 필요할까. 이 환자처럼 가스가 자주 차고 속이 더부룩한 경우, 변이 묽고 흩어지며 배변 횟수는 많은데 잔변감이 남는 경우, 항상 피로하고 소화가 잘되지 않으며 신물이 넘어오거나 속쓰림이 반복되는 경우, 위염이나 장염·설사가 잦은 경우에는 섬유질 위주의 식사보다 적절한 양의 살코기와 오일류가 필요하다는 소화기관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때는 잡곡 섭취도 함께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1~2주 정도 식단을 조절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다만 식이 조절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한다면, 좀 더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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