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이러다 물리면?” 불장은 좋지만 부담스러운 개미들 몰려간 곳

김여진 기자 2026. 1. 3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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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요즘 증권 앱을 켤 때마다 고민이 늘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이미 많이 오른 것 같고, 그렇다고 현금을 들고 있기엔 시장 분위기가 너무 뜨겁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25%, SK하이닉스는 27.2%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개미들이 시장을 떠난 게 아니라 투자 방식을 바꾼 것"이라며 "지수 ETF에 이어 단일 종목 ETF까지 허용되면 개인 자금의 ETF 쏠림 현상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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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툴 제공=chatGPT

4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요즘 증권 앱을 켤 때마다 고민이 늘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이미 많이 오른 것 같고, 그렇다고 현금을 들고 있기엔 시장 분위기가 너무 뜨겁다. “이제 뭐 사야 하지?”라는 질문 끝에 박씨가 고른 건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 ETF였다.

이 같은 선택은 박씨만의 고민이 아니다. 코스피·코스닥 전반에 불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조용히 개별 주식에서 ETF로 이동하고 있다. 개별 종목 주가 방향을 맞히기보다는 “시장 전체에 베팅하자”는 전략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 “불장이라 좋은데, 이제 종목은 부담스럽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월 23~29일)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ETF를 제외하면 2조8022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ETF를 포함하면 순매수 규모는 9조8506억원으로 불어난다. 개인 자금의 상당 부분이 ETF로 향했다는 의미다.

코스닥에서는 흐름이 더 뚜렷하다. 같은 기간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0조1791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코스닥 ETF에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상품은 KODEX 코스닥150 ETF로 1조2667억원이 몰렸고,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도 8117억원이 들어왔다.

배경에는 최근 가파른 코스닥 랠리가 있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25% 넘게 오르며 1100선을 돌파했고, 최근 나흘 동안에만 17% 이상 급등했다. 이 기간 개인이 개별 종목을 팔아치웠지만, 동시에 ETF를 대거 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이탈이 아니라 ‘전략 전환’으로 해석된다.

실제 개인들은 나흘 동안 KODEX 코스닥150 ETF를 1조8000억원 넘게, 레버리지 ETF를 약 1조원 가까이 담았다. “종목 고르다 틀릴 바엔 지수에 올라타자”는 심리가 숫자로 드러난 셈이다.

◇ 삼성전자·하이닉스 급등 이후...개미들의 선택은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최근 대형주와 코스닥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본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25%, SK하이닉스는 27.2% 올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같은 기간 각각 73.6%, 94.8% 급등했다. “더 오를까?”보다 “지금 사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이 먼저 나올 만한 구간이다.

ETF 매수는 수급 통계상 금융투자 순매수로 잡힌다. 개인이 ETF를 사면 유동성공급자(LP)가 이를 헤지하기 위해 현물 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금융투자 순매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사실상 개인 ETF 자금이 시장을 밀어 올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흐름 속에 제도 변화도 맞물렸다. 금융위원회는 30일 국내 우량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ETN 상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2분기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기초로 한 상품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개미들이 시장을 떠난 게 아니라 투자 방식을 바꾼 것”이라며 “지수 ETF에 이어 단일 종목 ETF까지 허용되면 개인 자금의 ETF 쏠림 현상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증시 랠리가 개별 종목 장세라기보다 ‘ETF 장세’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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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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