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33> “멍청이 파월”...트럼프, 1월 금리 동결에 분통 케빈 워시 며칠 당겨 지명...가장 매파적인 후보 버냉키 반대했지만, 장인이 ‘에스티로더’ 상속자 대통령 ‘돈맥’에 쿠팡 이사...6월 첫 인하 가능성 주가·金·銀 하락, 달러 상승...親백악관 미지수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의 장인인 로널드 로더. 그는 미국의 글로벌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 로더를 설립한 에스티 로더의 둘째 아들이자 가문의 상속자다. 로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동문으로 약 60년간 알고 지낸 든든한 정치 자금 후원자이기도 하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18년 말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도 로더의 조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서 가장 매파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낙점을 받은 데에는 로더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새 의장 후보자로 현직 쿠팡 이사인 케빈 워시(55)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 워시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초부터 일찌감치 이름이 거론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인사는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들 가운데에서는 가장 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후보라는 점에서 앞으로 통화 경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불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시 후보자가 인선 과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에 찬동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5월 취임부터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경로에 되도록 맞추려 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관세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금리 인하 주기는 사실상 올해 안에 끝나야 하는 까닭이다.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얼마나 부합하는가에 따라 백악관과 갈등을 빚는 파월 현 의장의 전철을 밟을 수도, 1970년대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부른 아서 번스 전 연준 의장의 재탕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은 장기적으로는 그가 연준 이사 시절부터 내비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소신을 지키지 않겠느냐는 데에 일단 베팅하는 분위기다.
“멍청이 파월” 1월 금리 동결 분통 터뜨린 트럼프...며칠 앞당겨 케빈 워시 지명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준이 28일 올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한 사실을 거론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너무 늦은’ 파월 의장은 금리를 이렇게 높게 유지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금리 인하를 다시 거부했다”며 “그는 우리나라와 국가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이 멍청이조차 인플레이션이 더는 문제나 위협이 아니라고 인정하는 지금 우리는 훨씬 낮은 금리를 적용해야 한다”며 “그는 완전히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이자 비용으로 미국이 연간 수천억 달러를 지불하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는 차기 연준 의장 발표 시점에 대해 “다음주 중 어느 시점”이라고 언급하며 “일을 잘할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연준이 설정하는 기준금리를 두고 “용납할 수 없게 높다”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더니 마음이 바뀐 듯 이날 워싱턴DC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 시사회에서는 “30일 오전 연준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몇 시간 만에 발표 시점을 며칠 더 앞당긴 것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 31일까지이나, 의장직 퇴임과 동시에 물러날지는 불분명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월가에서 거론되던 차기 연준 의장 후보는 워시 후보자를 비롯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릭 라이더 블랙록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대로 30일 이른 아침 트루스소셜에 “워시 후보자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다는 사실을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워시 후보자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그가 위대한 연준 의장 중 한 명, 아마 최고의 연준 의장이 될 것으로 의심하지 않는다”며 “그는 ‘적임자(central casting)’이고 여러분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후보자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내세운 것은 꽤 오래 전부터였다. 월가에서도 반년 넘게 해싯 위원장과 그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5일에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차기 연준 의장 관련 질문을 받고 “케빈(Kevin)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사람과 다른 두 사람 등 네 명으로 압축했다”고 답한 바 있다. 두 케빈은 해싯 위원장과 워시 후보자를 의미했다. 워시 후보자는 이후 월가가 생각하는 유력 후보군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해싯, 라이더 제치고 낙점...“금리 인하 원하는 완벽한 후보자”
지난해 말까지 차기 연준 의장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UPI연합뉴스
사실 월가에서는 애초 워시 후보자보다는 해싯 위원장의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더 강하게 추진할 수 있는 인사라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관계자도 지난해 12월 19일 취재진과 만나 “월가에서는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조금 더 매파적이라는 점에서 해싯 위원장을 더 유력하게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6일 백악관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을 향해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당신이 지금 자리에 그대로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자 월가의 시선은 빠르게 바뀌었다. 월가는 해싯 위원장보다 워시 후보자와 라이더 CIO가 연준 의장 자리에 더 가까워졌다고 해석했다.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미지를 너무 강하게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발목을 잡혔다. 해싯 위원장의 연준 의장 지명 가능성에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연준 독립성을 존중하는 척이라도 하겠다는 고민은 했다는 뜻이다.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관료 경험이 없는 라이더 CIO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에게 정치 자금을 기부한 사실이 막판 변수로 작용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이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의 기부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라이더 CIO는 2024년 대통령 선거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미국대사에게 기부했다. 2020년에는 민주당의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과 코리 부커 상원의원, 2016년에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대선 출마에 각각 기부했다. 2016년, 2020년,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내내 지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라이더 CIO는 이에 더해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관련 단체에도 기부금을 냈다. 민주당 내에서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크 워너 상원의원, 존 테스터 전 상원의원,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에게도 기부했다. 공화당에서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밋 롬니 전 상원의원과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 등에게도 기부금을 건넸다. 결국 경쟁자들이 하나둘 뒤로 물러나는 사이 자신의 매파 성향을 자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조에 동조한 워시 후보자가 최종적으로 낙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워시 후보자가 금리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느냐’는 취재진 질의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건 부적절한 데다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친절하고 순수하게 유지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워시 후보자의 지명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시도로 의심받는 상황을 나름 회피한 답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오랫동안 그를 지켜봤고 우리는 그것(금리 인하)에 대해 얘기했다”며 “그는 분명히 금리 인하를 원한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진행될 워시 후보자의 인준을 우려하느냐’는 물음에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후보자는 사람들이 원하던 적임자이자 모든 게 완벽한 후보자”라고 강조했다.
매파 성향이라 연준 그만뒀지만...‘에스티 로더 상속자’ 장인이 트럼프 거액 후원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워시 후보자는 1970년 미국 뉴욕주 앨버니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스탠퍼드대 공공정책 학사, 하버드대 로스쿨 법학 석·박사 등을 거쳐 1995년부터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했다. 모건스탠리에서 인수합병(M&A)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30대 초반에 부사장급 직위까지 오른 워시 후보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2∼2006년에는 대통령 경제정책 특별보좌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사무국장으로 공직에도 몸을 담았다. 2006년 2월에는 35세로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까지 됐다. 워시 후보자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기인 2011년 3월까지 연준에서 근무했다.
연준 근무 초기 글로벌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최측근 참모 역할을 맡았다. 월가와 워싱턴 정가의 경험을 모두 갖췄던 만큼 정·재계의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주요 20개국(G20) 연준 대표, 연준의 아시아 신흥·선진국 특사를 지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0년 11월 연준이 2차 양적완화(QE) 조치를 결정하자 이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냈다.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칭답게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고수해야 한다는 버냉키 의장과 충돌하는 의견이었다. 워시 후보자는 이 갈등으로 결국 2011년 연준 이사직을 사임했다. 2018년 1월까지 임기가 7년이나 더 남은 시점이었다. 이는 워시 후보자가 자신을 매파적 인사로 월가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워시 후보자는 이후에도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방문연구원과 경영대학원 강사로 활동하면서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는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지배하는 쿠팡의 미국 모회사 쿠팡Inc의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 UPS의 이사이기도 하다. 연준 의장에 임명되려면 쿠팡과 UPS 이사직에서는 물러나야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워시 후보자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쿠팡Inc의 주식도 47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9일 종가 기준으로 약 940만 달러(약 137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준 규정상 연준 이사나 의장은 개별 기업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 역시 임명 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워시 후보자가 매파적 성향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데에는 그의 장인이 에스티 로더 가문의 상속자인 로널드 로더인 점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로더는 미국의 글로벌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 로더의 설립자 에스티 로더의 둘째 아들이다.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동문으로 약 60년 된 지인이자 든든한 정치 자금 후원자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18년 말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도 로더의 조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이 돈으로 엮인 인연을 바탕으로 워시 후보자는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도 현 파월 의장과 연준 수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지난해 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했을 때에는 재무부 장관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쿠팡 주식 130억 원어치 보유한 사외이사, 상원 인준 험난...월가, 6월 첫 금리 인하 예상
미국 맨하탄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서 있는 ‘겁 없는 소녀상’. AP연합뉴스
월가에서는 연준 독립성 훼손 시도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나마 안전한 선택지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시 후보자가 적어도 이력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동조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이미지를 갖춘 까닭이다. 연준 의장 후보자는 연방상원의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을 통과해야만 취임할 수 있기에 해싯 위원장 같은 인물보다는 워시 후보자 쪽이 의회의 반발을 덜 살 인물이라는 분석이다.
연준 의장 인준은 연방상원 은행위와 전체회의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전체 24명으로 구성된 상원 은행위는 현재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 구도로 구성됐다. 공화당 의원 일부만 반대해도 인준안은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한다.
인준 절차를 이끌 공화당 소속의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은 이날 X(옛 트위터)에서 “워시 후보자는 시장과 통화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다”면서도 “연준의 독립성은 여전히 최우선 과제이기에 워시 후보자가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와 공신력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반면 은행위 소속인 공화당의 톰 틸리스 의원은 X에서 “법무부의 파월 의장 수사가 완전히 투명하게 해결될 때까지 의장직을 포함한 모든 연준 후보자 인준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위의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은 절대 연준 의장이 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며 “연준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공화당원이라면 충성심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보이는 워시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누구라도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FOMC 회의에서 의장을 포함한 내부 이사 7명과 지역연방은행 총재 5명을 합친 총 12명의 투표로 금리를 결정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합의제를 따른다. 금리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때까지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기에 연준 의장의 판단과 지도력은 매우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연준 의장은 그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돈의 가치와 환율·금리·물가가 모두 달라지고, 주식·채권·원자재시장도 요동치기에 속칭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월가에서는 워시 후보자가 의장이 될 경우 6월 16~17일 첫 FOMC 회의 때부터 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1월 중간선거 때까지는 단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려 할 수 있다는 게 월가의 예상이다. 월가는 그 대신 파월 의장이 남아 있는 3월 17~18일, 4월 29~30일 FOMC 회의 때에는 연준이 금리를 잇따라 동결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실제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3월 FOMC에서 현 3.50∼3.75%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84.7%, 4월에는 68.0%로 보면서 6월에는 32.2%로 크게 낮춰 봤다. 대신 6월 FOMC 회의 때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49.5%로 높게 예측했다. 0.50%포인트를 인하할 확률도 16.7%나 됐다.
관건은 중간선거 이후다. 연준은 새 의장 취임 후 선거 전까지 6월 16~17일, 7월 28~29일, 9월 15~16일, 10월 27~28일 등 총 네 차례의 FOMC 회의만 갖는다. 워시 후보자가 모든 위원들에 대한 통제권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이때까지 금리 인하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는 힘들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선거 이후에는 워시 후보자 본인조차 백악관의 입맛에 맞는 통화정책을 유지할 의지를 내려놓을 수 있다.
PPI 상승까지 겹치며 주가와 金·銀 가격 내리고 달러 가치 상승...트럼프 입맛 맞출지는 미지수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 2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지금은 최악의 관계를 맺고 있지만, 2017년 11월 2일 파월 의장을 지명한 이도 1기 행정부 시절의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당시에도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가 파월 의장과 경쟁했다. AP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워시 후보자의 친(親)트럼프 성향보다 매파적 이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30일 뉴욕 증시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다소 꺾이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3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43%), 나스닥종합지수(-0.94%) 등이 모두 하락했다. 또 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크로나·스위스프랑 등 주요 6개 통화와 달러 가치를 비교한 달러인덱스(DXY)는 27일부터 96대에 머물다가 이날 장중 97 이상으로 급등했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자 대체 불가능한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으며 그간 폭등했던 금(金)과 은(銀) 가격은 단번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소식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2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이 장중 30% 넘게 폭락했다. 트로이온스당 110달러가 넘던 은 선물 가격이 하루 만에 장중 70달러대로 싸졌다.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10% 이상 주저앉았다. 전날 트로이온스당 5300달러가 넘었던 금 선물 가격은 장중 4700달러대까지 빠졌다.
설상가상 지난해 1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까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오면서 금리 인하에 관한 기대는 더욱 줄어들었다. 이날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지난해 12월 PPI가 11월보다 0.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치인 0.3%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2024년 12월보다는 3.0%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3.5% 각각 뛰었다. 최종 수요 상품 가격은 전월 대비 보합에 머문 사이 최종 수요 서비스 가격이 0.7% 오르며 전체 PPI 상승을 이끌었다. PPI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월가에서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워시 후보자라는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당분간 연방상원 인사청문회와 인준 여부를 둘러싸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지게 됐다. 파월 의장이 5월 의장직 퇴임 이후에도 2028년 1월 31일까지 연준 내 ‘반군’으로서 이사직을 계속 지킬지 여부도 관심사다. 무엇보다 워시 후보자가 실제 취임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얼마나 금리 결정에 반영할는지가 시장의 최대 불확실성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스톡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