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엔 연민’ ‘국민엔 모독’ 판결…참을 수 없는 ‘사법 방종’ [논썰]
‘딴 세상 사는’ 판사들에 어떻게 사법 맡기나
![[논썰] ‘김건희엔 연민’ ‘국민엔 모독’ 가득찬 판결, 참을 수 없는 ‘사법 방종’. 한겨레TV](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31/hani/20260131090616832aghw.jpg)
안녕하십니까. ‘논썰’의 박용현 논설위원입니다.
김건희씨에 대한 1심 판결을 지켜보며 모멸감을 느낀 게 저 혼자만은 아닐 것입니다. 김건희씨가 저지른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는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성격의 범죄입니다. 다시 말해, 국민 모두가 피해자인 범죄입니다. 김건희씨에 대한 1심 판결의 가장 큰 문제는 범죄의 피해자이자 수많은 증거를 직접 보고 들은 국민을 철저히 무시했다는 점입니다. 판결문은 ‘김건희에 대한 연민’과 ‘국민에 대한 모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게 수필인가, 판결문인가
판결문은 자기 취향껏 쓰는 수필이 아닙니다. 객관적 사실과 엄격한 법리로 구성돼야 합니다. 그런데 우인성 재판장의 김건희 1심 판결은 ‘연민의 정’으로 쓰인 수필 같습니다. 어떻게든 피고인을 옹호하고 싶은 변호사처럼 억지 논리를 수없이 강변하고 있습니다. 법관은 주권자 국민을 대신해 우리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엄정한 법적 심판을 내리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이번 판결문은 오로지 김건희만 향해 속삭이는 듯합니다. 주권자 국민은 판결문의 행간에서조차 발견할 수 없습니다.
우인성 재판장은 ‘권력을 잃어버린 자’라는 표현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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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성 재판장 “옛말에 형무등급, 추물이불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법의 적용에는 그 적용을 받는 사람이 권력자이든 아니면 권력을 잃은 자이든 예외나 차별이 없어야 합니다.”
‘형무등급’(刑無等級) ‘추물이불량’(趣物而不兩)이라는 말은 오히려 권력자라도 비리를 엄히 처벌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쓰이는 표현입니다. 그게 법적 상식이기도 합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판사 출신) “저희가 배울 때는 중죄는 엄벌하고 경죄는 관용을 베풀라고 배웠거든요. 여기서 중죄는 권력자의 범죄라든가 화이트칼라 범죄,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는 엄격하게 하라는 건데, 그런 거는 언급을 안하고.”―1월29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게다가 우인성 재판장은 국정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김건희 피고인의 행위를 개인적 사치 행각 정도로 치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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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성 재판장 “청탁과 결부되어 공여된 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이를 가지고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하였습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라는 말처럼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의 성격을 낮춘 것이죠. 개인의 잡범으로.”
김승원 의원 “김건희씨가 국가운영체계 이런 것들을 완전히 흔들어버리는 그런 것들에 대한 지적을 했어야 되는데.”―1월29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국민들을 설득해야 될 판결을 선고하는 과정에 국민과 친숙하지 않은 한자어나 라틴어로 본인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보여주려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떻게 보면 본인 세계에 매몰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1월29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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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에 주가조작범 버젓이 초대했는데…
이같은 재판장의 인식과 태도가 결국 억지스런 법리 왜곡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이번 판결의 법리적 오류와 허점에 대해선 이미 많은 지적이 나왔습니다. 몇가지 핵심적인 대목만 간략히 보겠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해 유명한 증거 자료가 있죠. 주가조작 세력끼리 ‘12시에 3300원에 8만개 때려달라 해주셈’ ‘준비시킬게요’ ‘매도하라 하셈’ 같은 대화가 오간 뒤 7초 만에 김건희씨 계좌에서 8만주 매도 주문이 나옵니다. 이밖에도 김건희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한 증거는 숱하게 공개됐습니다. 그런데도 우인성 재판장은 김씨를 공범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존 대법원 판례가 공모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인정하고 있어요. 묵시적, 암묵적, 순차적 공모도 다 공모로 인정합니다. 어느날 다 모여서 ‘우리 주가조작 할 거야’라고 공모한 사람들은 당연히 공동정범이지만, 그 자리에 없었더라도 그 사람들과 다시 순차적으로 공모한 사람도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습니다. 그리고 그 순차적 공모가 암묵적으로라도, 눈빛만으로도 ‘야, 내가 오늘 한 건 할 건데, 알지?’ ‘알어!’ 눈빛만 교환해도 공모가 될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거기에 따른 실행 행위를 같이 했잖습니까. 이건 공모예요.”―1월29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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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우인성 재판장은 “피고인이 주가조작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용인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공범이 아니라서 무죄라고 판결했습니다. 도대체 누가 수긍할 수 있겠습니까.
계약서 없으니 처벌 못한다? 범죄를 조장하는 판결
명태균씨한테서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은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준 혐의와 관련해서도 이미 온국민이 직접 들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육성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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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2022년 5월9일 윤석열-명태균 통화
김건희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으라고 했어요. 지금 전화해서…권성동하고, 윤한홍이가 반대하잖아요, 보니까. 그렇죠? …그렇게 하여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될 거예요.”―2022년 5월9일 김건희-명태균 통화
명태균 “오늘 여사님 전화왔는데, 내보고 고맙다고…자기 선물이래.”―2022년 5월2일 명태균-강혜경 통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명태균씨 여론조사 무상 수수가 무죄라고 판단한 거는 정치와 공천 시스템을 전혀 모르는 분이 증거자료도 제대로 보지도 않고 판결한 것이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고. 공관위에서 결국 공천한 게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무죄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요. 이건 윤건희 부부의 압력이 아니라고 얘기하거든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걔네들 말이 많지만 내가 얘기했어’ 이렇게 해서 결정난 것 아니겠어요? 이건 당연히 무상 여론조사를 보고 은혜를 갚기 위해서 공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이걸 어떻게 공관위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했다고 무죄를 줄 수 있냐 이거죠. 이해가 되지 않는 판단이에요.”
현근택 변호사 “이거 무죄면 김경 시의원도 무죄. 그것도 공관위에서 결정한 거거든요. 돈을 줬든 어쨌든 간에. 정치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공관위는 요식행위거든요.”―1월2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우인성 재판장 “명태균은 국민의힘 관련 기관인 여의도연구원과는 2021년 4월 및 5월경 각각 여론조사에 관하여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비슷한 시기인 2021년 6월경 피고인 부부를 만났으면서도 여론조사에 관하여 계약서를 작성한 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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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브로커보다 낮은 형량, 지귀연과 닮은꼴 봐주기
온국민이 본 증거도 무시하고, 그걸 피해가는 논리를 만들어낸 판결입니다. 통일교 쪽에서 받은 금품과 관련해서도 우인성 재판장은 당선 직후에 받은 샤넬 가방은 청탁 대가가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우인성 재판장 “2022년 4월7일경 802만원 샤넬 가방 등 수수 관련하여…피고인이 윤영호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윤영호는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취지로 전화 통화를 하였으나 이는 의례적인 표현이고 대화 내용 중 청탁이라고 볼 만한 것이 없고.”
결국 나머지 샤넬 가방 한개(1271만원)와 그라프 목걸이(6220만원)를 받은 것만 알선수재로 유죄가 인정됐는데, 그 형량도 너무 낮습니다. 한 예로, 2024년 태양광 발전사업과 관련해 1억여원을 받은 브로커는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2년이 선고됐습니다. 일개 브로커의 범죄와 대통령 부인이 저지른 범죄의 경중이 어찌 같겠습니까. 그런데도 비슷한 액수의 알선수재 사건에서 김건희 피고인에게 브로커보다 오히려 낮은 형이 선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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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변호사 “유무죄를 판단할 때는 권력이 있든 없든 똑같이 놓고 죄가 있나 없나 봐야겠죠. 그런데 일단 유죄로 판단된 다음에 양형을 얼마로 할 거냐 따질 때는 권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다르게 해야 합니다. 권력이 있는 사람은 훨씬 더 엄격하게 처벌을 해야 되는 거죠. 이게 1년 8개월이면 도대체 어떤 짓을 해야 3년, 4년 나오는 거냐 묻고 싶어요.”―1월29일 ‘팟빵 매불쇼’
김용민 의원 “너무나 친절하게 김건희에게만 요리조리 피해가면서…마치 윤석열을 지귀연이 구속취소했을 때 그동안 날짜로 계산하던 것을 이 사람만 시간으로 계산해서 특혜를 준 것과 비슷한 느낌 아닌가.”―1월29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이번 김건희 판결과 함께 최근 나온 윤석열·한덕수 판결까지 되돌아보면 사법부의 판단은 예측불허의 복불복 장난같습니다.
12·3 내란은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위헌’ 판단을 내렸는데도 법원의 사법적 단죄는 지지부진하고 미덥지 못합니다. 지난 16일 윤석열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이 선고됐습니다.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하는 등 그동안의 불필요한 논란을 정리한 의미는 있지만, 징역 5년이라는 형량은 국민 법감정에 한참 못 미칩니다. 지귀연 재판장이 드리운 불신의 골은 더욱 깊습니다. 이번 김건희 1심 판결은 그에 버금가는 불신을 심었습니다. 이진관 재판장의 한덕수 피고인 징역 23년 선고가 그나마 법원에 대한 신뢰의 끈을 유지시키고 있습니다.
![[논썰] ‘김건희엔 연민’ ‘국민엔 모독’ 가득찬 판결, 참을 수 없는 ‘사법 방종’. 한겨레TV](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31/hani/20260131090626873ezpw.jpg)
이렇게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나라를 망가뜨리고 결국 내란과 국정농단이 사법적 단죄의 시간에 이르렀어도 우리 국민들은 또 절망의 벽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판사에 따라 재판 결과가 널뛰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어떤 판사가 맡을까? 이 판사는 지귀연 판사와 같은가, 다른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조마조마 마음을 졸여야 합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법치국가의 모습일까요?
이처럼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사법부의 균질한 판단을 국민들이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최종적인 사법 판단을 통해 우리 사회의 기준을 정하고 안정적 법치를 실현하는 게 사법부의 역할인데, 사법부가 널뛰기 판결로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는 꼴입니다.
우리 사법부의 역사가 얼마인데, 법리적·조직적으로 그 정도 역량도 축적하지 못했다니 한심합니다. 우리 사법부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과거 독재권력의 편에 서서 국민의 인권 유린에 협력했던 사법부가 민주화 이후에도 국민의 편이 아닌 헌정파괴·국정농단 세력의 후원자를 자처하는 모습입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이 판결이 정말 문제가 뭐냐면 김건희만 봐준 게 아니에요. 윤석열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같이 들어가 있어요. 그게 무죄가 또 나는 거예요. 국민의힘, 윤석열 검찰, 이준석, 오세훈 보수 정치세력 모두를 면죄부를 주는, 다시 일으켜세우는 굉장히 위험한, 잘못된 판결인 거예요.”―1월30일 ‘팟빵 매불쇼’
민주화와 함께 사법 독립성이 주어졌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권한을 제멋대로 행사하는 ‘사법 방종’의 시대가 됐습니다. 사법부 구성원 다수가 국민의 삶, 상식, 법감정과 괴리된 채 딴 세상에 사는 것처럼 권한을 휘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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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수호, 법치 수호, 정의 실현을 향한 의지가 일반 시민보다 한참 뒤떨어진 판사들을 보며 국민들은 ‘제대로 된 판사가 이렇게 없나’라는 심각한 의문을 품습니다. 사법부 안에 윤석열·김건희의 정치생명을 어떻게든 연명시켜보려는 비호 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꿈틀거립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구체제의 기득권과 한몸이었던 법복귀족이 연상됩니다. 이런 사법부로는 사회가 유지·존속될 수 없습니다. 프랑스 문호 발자크는 “사법 불신은 한 사회의 종말이 시작됨을 알리는 징표”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불신받는다면 “현재의 사법 작동 방식을 깨부수고 다른 기반 위에 재건하라. 그러나 사법에 대한 신뢰는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선 사법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든 지켜야 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 어떤 한 과감한 개혁이라도 주저해선 안 된다는 뜻입니다.
박진영 정치비평가 “평소에는 사회 현상이나 세상 돌아가는 데 아무 관심도 없다가 한 사람의 인간사 자체를 판단하는 게 맞냐 이거예요.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사법제도에 대해서 정말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 돼요. 대법관 숫자 늘리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누가 판사가 되는가, 판사는 판결을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가 이런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돼요.”―1월29일 한겨레TV ‘뉴스다이브’
양부남 의원 “사법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줬어요. 제가 늘 강조한 것처럼 사법개혁, 배심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겁니다. 지귀연 판사보다 더한 판사가 나타났어요. 배심제를 해서 일반 국민이 선고했다면 이렇게 되겠습니까. 택도 없는 소리죠. 이런 판사가 많이 있을 거예요. 법원에.”―1월29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이병철 변호사 “이게 전형적인 법왜곡죄에 해당하는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공청회 백번 천번 하는 것보다 이번에 딱 보셔서 법왜곡죄가 필요하구나.”―1월30일 ‘팟빵 매불쇼’
기획·출연 박용현 논설위원 piao@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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