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의 ‘순도 높은’ 인구 증발, 유독 불길한 까닭 [전국 인사이드]

이삼섭 2026. 1. 3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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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6409명.

2025년 12월 기준으로 광주 인구는 139만2013명이다.

광주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구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950년 26만명에 불과하던 광주 인구가 140만명대의 도시로 성장한 건 유출을 막아서가 아니라, 인구 유입이 유출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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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6409명. 2025년 1년 동안 줄어든 광주광역시 인구 숫자다. 2025년 12월 기준으로 광주 인구는 139만2013명이다. 1년 전 인구와 비교해 1.2%가 줄었다. 이에 따라 21년 만에 140만명대가 붕괴됐다.

지방 도시의 인구 감소는 새삼스럽지 않다. 광주만의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같은 기간 부산은 2만4998명, 대구는 1만597명, 울산은 6101명이 줄었다. 반면 ‘준수도권’으로 부상한 충청권 광역시인 대전은 1572명, 인천은 무려 3만951명이 늘었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빠르게 소멸한다는 것이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찾는 이가 줄어 한산한 광주광역시 시내의 한 전통시장. ⓒ연합뉴스

그러나 통계를 더 깊이 들여다볼수록 광주의 상황은 유독 심각하다. 인구 대비로만 봐도 부산은 0.7%, 대구는 0.4%, 울산 0.5%이다. 광주는 도시 규모에 비해 감소 폭이 크다. 더구나 부산의 경우 김해나 양산 같은 외곽 도시에 신규 택지가 조성되면서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이곳으로 이주한 이들은 여전히 부산 생활권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광주는 외곽 도시라고 할 것도 없다. 그야말로 순도 높은 증발이다.

광주에서는 그 원인으로 ‘청년인구 유출’을 지목한다. 일부 맞는 말이다. 광주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구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광주의 순유출은 7962명, 그중 20~39세 순유출이 5860명이다. 광주 인구 중 청년(20~39세) 비중은 2020년 27.29%에서 24.8%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저출생이라는 쓰나미까지 덮친 상태다. 10세 미만은 2020년 12만143명에서 지난해 8만6521명으로 3만3000명 이상 사라졌다.

전국 공통 문제인 저출생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인구 유출을 막으면 문제가 해결될까? 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1950년 26만명에 불과하던 광주 인구가 140만명대의 도시로 성장한 건 유출을 막아서가 아니라, 인구 유입이 유출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광주는 호남의 ‘인구 댐’ 역할을 해왔다. 댐 수위가 낮아지는 걸 두고 물이 빠져나가서라고 하지 않는다. 물이 유입되질 않아서 수위가 낮아진다고 한다.

어떻게 다양성을 채울 것인가

예컨대 2000년 이른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으로 빠져나간 광주 사람은 2만2764명이다. 2024년에는 1만4426명에 그쳤다. 유출로만 보면 그때가 더 심했다는 뜻이다. 유입이 충분하면 유출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지금의 위기는 유출이 아니라 유입 부족이다. 그런데도 지역사회와 정치권은 유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하고 편의적인 해석이다. 더군다나 유출을 막아서 수위를 유지하겠다는 건 스스로 썩어가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미 광주는 인구 구성에서 다양성에 위협을 받고 있다. 25년 전에 비해 광주로 유입되는 타 지역 출신은 연간 10만명에서 6만명대로 줄었다. 생물학에서 진화는 DNA 다양성에 근거한다. 반대로 DNA 동질성은 생존에 불리하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지금 광주가 처한 위기는 단순히 인구 규모가 줄어든다는 사실 이면에 숨겨진, 다양성 결핍이다.

“다양성이 능력을 이긴다(Diversity trumps ability).” 사회과학자 스콧 페이지의 말이다. 집단(도시)의 문제해결 능력은 개별 구성원의 능력보다도, 서로 다른 배경과 관점이 결합할 때 더 잘 발휘된다는 의미다. 문연희 광주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광주의 인구 감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수준에서 유입과 유출이 순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광주도, 같은 문제를 겪는 도시들도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유출을 막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유입을 늘려서 다양성을 채울지’로 말이다.

이삼섭 (<무등일보> 기자)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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