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잠수함 유리했는데…독일, 캐나다 시스팬과 'MRO 동맹' 반격 [강경주의 테크X]

강경주 2026. 1. 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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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X68>독일, TKMS, 시스팬과 유지보수 협력합의서 체결
잠수함을 수리 중인 시스팬 / 사진=시스팬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캐나다 최대 선박 설계·엔지니어링·건조·유지·정비 기업인 시스팬과 손잡고 현지 운용·유지보수(MRO) 역량 강화에 나섰다. TKMS가 그동안 한국에 비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MRO 역량을 보완하려는 전략이다. 잠수함 성능보다 수십 년간의 운용 안정성과 부품·정비 체계를 중시하는 캐나다의 수요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31일 방산테크 업계에 따르면 TKMS는 시스팬과 CPSP의 자체 유지보수 역량 확보를 위한 협력합의서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TKMS와 시스팬은 캐나다 해군 및 국방부와 협력해 캐나다 주도의 통합 유지보수 사업팀을 구축할 예정이다. TKMS의 잠수함 기술력과 시스팬의 캐나다 내 유지보수 역량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밴쿠버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팬은 약 2800명의 전문 인력과 연간 약 4억9000만 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반으로, 단일 조선소 공급망을 넘어 국가 전략적 MRO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특히 캐나다 해군 전력의 MRO 핵심 인프라를 구축해온 중추적 파트너로 현지에서 평가받는다. 시스팬은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MRO를 맡는 VISSC(Victoria In-Service Support Contract) 프로젝트를 통해 캐나다 해군의 핵심 전력을 직접 지원해왔다.

캐나다 정부는 CPSP의 핵심 목표로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을 모두 포괄하는 '자국 내 잠수함 유지·정비 역량' 구축을 제시했다. 이 체계에는 캐나다 해군, 해상장비 프로그램, 함정 정비 시설, 캐나다 산업계가 통합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TKMS와 시스팬은 캐나다 정부와 하나의 통합 팀을 구성해 차세대 잠수함 플랫폼의 전 주기에 걸친 유지·정비 및 지원 역량을 공동 개발·제공할 계획이다.

TKMS와 시스팬의 임원진과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독일·캐나다·노르웨이 국기를 앞에 두고 CPSP 유지·정비 협력에 서명하는 장면 / 사진=시스팬
수리를 위해 대기 중인 잠수함 / 사진=시스팬


캐나다 정부가 원하는 것은 잠수함 '구매'가 아니라 수십 년간의 '운용 안정성'이다. 캐나다는 지난해 11월14일 한화오션과 TKMS에 발송한 비공개 입찰 안내서를 통해 이번 사업의 평가 배점을 유지보수 50%, 잠수함 성능 20%, 경제적 이익 15%, 가격 15%로 구성했다. 캐나다 정부는 '빅토리아급 잠수함'이 부품 조달과 수리·정비 협력에 애로를 호소하고 있어 고장 시 비용과 시간이 크게 소모되는 문제를 줄이고자 30년 이상에 걸쳐 부품 조달·정비·기술 지원을 약속받겠다는 의지이다. 성능이나 가격보다 30년 이상 운용하며 발생하는 유지보수 능력이 낙점의 결정적 변수라는 뜻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는 TKMS 보다 앞서 잠수함의 생애주기 간 후속 군수지원(ISS) 전담업체를 확보했다. 팀코리아는 영국 방산·해양 방위 기업 밥콕 인터내셔널의 캐나다 법인과 손을 잡았다. 팀코리아는 지난해 9월 밥콕과 협력 계약을 체결해 12척의 잠수함 건조부터 운영, 유지보수까지 전 생애주기에 협력하기로 했다. 밥콕은 캐나다에서 17년 이상 잠수함 운용·유지보수 경험과 RCN 빅토리아급 4척 운용 지원 이력을 바탕으로 캐나다 정부 요구사항을 보완한다. 한화오션은 2024년부터 밥콕과 글로벌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 협력해왔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3000t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1998년 영국 해군으로부터 사들인 2400t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프로젝트 규모는 건조 비용 약 20조원에 30년에 걸친 MRO 사업까지, 최대 60조원으로 추정된다.

토마스 코이프 TKMS 최고영업책임자(CSO)는 "함정 유지·정비 분야에서 깊은 경험과 탄탄한 캐나다 산업 기반을 갖춘 시스팬과 손잡게 돼 기쁘다"며 "이번 협력은 CPSP의 목표에 부합하는 장기적 유지·정비 체계를 구축하고, 캐나다 해군 전력의 전 생애주기 동안 주권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지원을 보장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존 매카시 시스팬 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CPSP는 캐나다의 장기 국방·안보와 주권을 좌우하는 최우선 사업 중 하나"라며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잠수함 유지·정비 역량을 보유한 조선사로서, 앞으로 수십 년간 이 신형 잠수함 함대의 정비와 운용을 책임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KMS와의 협력을 통해 캐나다 해군, 해상장비 프로그램, 함정 정비 시설과 함께 '진정한 캐나다형 잠수함 유지·정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스팬의 MRO 전문 엔지니어들 / 사진=시스팬
시스팬 조선소에 함정이 수리를 받고 있다. / 사진=시스팬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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