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주춤, 한국은 질주… 증시 디커플링 이유는?
S&P500 2% 오를 때 코스피 24%↑
개인이 증시 홀로 방어… 과열 우려도

미국 증시가 주춤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는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지수를 떠받치면서 양국 증시 '디커플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1포인트(0.06%) 상승한 5,224.3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14.97포인트(1.29%) 내린 1,149.44에 마무리했다. 간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13%), 나스닥 종합지수(-0.72%) 등 뉴욕 증시 하락 마감에도 코스피는 소폭 상승하며 장중 5,3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쓰이는 자본지출액을 66%가량 늘린 사실을 공개하면서 '과잉 투자'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한국 증시가 굳건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 같은 양국 증시 '디커플링'은 갈수록 격차를 벌리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3.97%, 24.20% 오르며 주요국 증시 중 가장 크게 뛰었다. 이에 반해 S&P500과 나스닥은 1.80%, 1.91% 상승에 그쳤다. 기업별 차이도 뚜렷하다. 삼성전자(+33.86%)와 SK하이닉스(+39.63%), 현대차(+68.63%) 등 코스피 대장주는 올해 가파르게 올랐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 상승세는 제한적이었다. 엔비디아는 연초 이후 3%대 상승에 그쳤으며 MS(-10.3%)와 애플(-5.2%)은 되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퍼진 수혜가 한국 증시를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제 살 깎아먹기식 AI 투자에 기업별 차별화가 심화했다"며 "지난해 M7(미국 7개 빅테크 기업-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 중 S&P500보다 주가가 오른 곳은 엔비디아와 알파벳뿐"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 업종은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수혜가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국 증시가 정책 기대감에 추가 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디커플링을 '과열 징후'로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근래 코스피, 코스닥은 개인이 홀로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7거래일간 개인은 약 5조2,600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4,700억 원, 2조9,700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역사적으로 외국인이 팔면 주가가 하락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며 "미국 증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일반적임에도 개인 투자자가 방어 중인 셈"이라고 말했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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