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노래를 부르며 출근하는 외국인이 있다… 막차 외국인의 유쾌한 대반전 시작됐다

김태우 기자 2026. 1. 3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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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에서 뜻밖의 기회를 얻은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시즌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불과 20일 전까지만 해도, 앤서니 베니지아노(29·SSG)의 머릿속에 KBO리그는 없었다. 가끔 주위 동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을 뿐, 자신이 한국에 가 뛴다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베니지아노에게 SSG 구단 관계자의 전화가 온 것은 깜짝 놀랄 일이었다. 베니지아노는 당시 전화에 대해 적잖이 놀랐다고 말한다. 영입 제안이었다. 놓칠 수 없는 기회였고, 그 제안을 수락했다. 새해가 밝을 때까지만 해도 한국행 가능성이 없었던 이 선수는, 불과 한 달 사이에 모든 것이 변해 지금은 SSG 유니폼을 입고 팀의 1차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어쩌면 운명의 장난이었다.

SSG는 당초 드류 버하겐과 총액 90만 달러에 신규 계약을 하고, 미치 화이트와 재계약을 하며 2026년 외국인 투수 구성을 끝냈다. 그런데 버하겐의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이 발견됐고, 위험 부담을 안고 가기는 어렵다는 판단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부랴부랴 새 외국인 선수를 찾았는데 그때 1순위 후보가 바로 베니지아노였다.

당시 베니지아노는 사설 아카데미에서 새 시즌을 앞둔 훈련을 하고 있었다.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베니지아노는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2월 중순 시작되는 스프링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SSG행이 확정됐다. SSG 캠프가 1월 25일 시작되니 당초 계획보다 더 서둘러야 했다. 베니지아노는 “나는 전혀 예상을 못하고 있었다. 갑자기 SSG와 계약을 하는 바람에 원래 과정보다 훨씬 더 빠르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최대한 내가 던질 수 있을 만큼 던졌다. 이제 몸과 팔은 준비가 됐다”고 자신했다.

▲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좌완으로 강력한 구위를 가지고 있고, 높은 팔 높이와 크로스 스텝으로 특히 좌타자에게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SG랜더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캔자스시티·마이애미·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베니지아노는 빅리그 통산 4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한 좌완 파이어볼러다. SSG뿐만 아니라 타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들도 “패스트볼 구위가 정말 좋다. 패스트볼 구위만 따지면 리그 좌완 최고일 것”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제구력 쪽의 이슈가 있기는 하지만, SSG는 베니지아노의 공 궤적을 분석한 결과 ABS와 잘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첫 불펜 피칭부터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닌, 70% 정도의 힘으로 던졌는데 최고 구속이 시속 144㎞까지 나왔다. 구속보다 더 눈에 들어온 것은 ‘무서움’이었다. 좌타자 출신인 추신수 SSG 구단주 특별보좌역 및 육성 총괄은 “좌타자는 등 뒤에서 날아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상당히 위력적”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숭용 SSG 감독도 “생각보다 더 좋았다. 어쩌면 전화위복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베니지아노와 같이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한 마이애미 선수들은 SSG 관계자들을 향해 “정말 좋은 투수를 데려가는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는 후문이다. 경헌호 SSG 투수코치는 “영상을 보고 처음으로 불펜에서 피칭하는 것을 봤는데 몸을 잘 만들어왔다. 생각보다 느낌이 괜찮다”면서 “중심 이동할 때 크로스 스텝이라 왼손 타자는 자기 몸으로 날아오는 느낌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 첫 불펜 투구에서 70%의 힘이지만 최고 144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앤서니 베니지아노 ⓒSSG랜더스

KBO리그는 예전 코로나19 시절에 자주 봤다고 말하는 베니지아노다. 당시 메이저리그가 코로나19 사태로 멈춰 있는 상황에서 KBO리그만 유일하게 리그를 진행했고 중계까지 돼 미국에 잘 알려졌다. 여기에 캔자스시티 시절 동료였던 터커 데이비슨(전 롯데), 라이언 와이스(전 한화) 등 옛 동료들로부터 KBO리그에 대해 많은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리그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났다.

좌타자 상대 위압감은 분명 눈으로 확인했다. 선발로 뛰어야 하는 만큼 우타자 상대가 관건이다. 베니지아노 또한 “그래서 더 준비하는 것이 체인지업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중간 계투로 있었을 때는 아무래도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우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도 많이 던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슬라이더·스위퍼·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시 릴리스포인트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베니지아노는 요즘 일상이 즐겁다. 새로운 팀과 계약도 했고, 동료들도 자신을 환영하는 느낌과 에너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다. 베니지아노는 “이제 같이 생활을 시작했는데 모든 선수들이나 구성원들의 존중이 넘쳐나고, 나를 굉장히 환영해주는 느낌을 받고 있다. 가족과 같은 느낌”이라고 웃어 보였다. 베니지아노는 자택이 베로비치 캠프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주피터에 있어 구단의 양해를 구해 출퇴근을 한다. 그런 그는 “출퇴근을 할 때 너무 즐겁다”고 활짝 웃었다. 매일 캠프로 향할 때의 기분이 시즌의 유쾌함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긍정적인 에너지와 성실한 태도로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는 앤서니 베니지아노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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